오늘은 2013년 2월 4일 입춘이다. 오늘부터 G05가 시작된다.
이맘 때면 새해에 삼재가 드는 사람들을 골라 살풀이를 하거나 액막이를 하라는 무당, 역술인들의 권고가 우리 어머니 혹은 아내들을 괴롭힌다.
먼저 삼재에 대해 알아보자.
- 삼재란 말을 만든 이는 누구이며, 근거는 무엇인가?
누군가 아주 심심해서 만들어 보았거나, 혹은 삼재가 주로 절에서 쓰이는 삼재팔난에서 온만큼 시주를 늘리기 위해 어떤 스님이 머리를 쓰지 않았나 추정할 뿐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삼재가 쓰이는 곳은 주로 사찰이나 역술인, 무당 등이고, 일언이폐지하면 미신이다.
* 삼재팔난 ; 삼재 즉 3가지 재앙이란 천재(天災)와 지재(地災)와 인재(人災)를 뜻한다. 천재(天災)란 하늘의 재앙이란 뜻으로 수재(水災) 한재(旱災) 등이다. 벼락 맞는 일부터 시작하여 홍수로 실족(失足)하여 사망하거나 전답, 건물 등이 물에 힙쓸려 떠내려가거나 가옥침수로 물 난리를 겪는 등의 수재와, 가뭄으로 인한 물부족 등의 한재 등이 천재에 해당한다. 지재(地災)란 땅 즉, 지역적으로 일어나는 환경의 재앙으로 교통사고, 화재, 지진 등을 가리킨다. 폭발사고나 건물 및 다리의 붕괴로 인한 대형사고, 화재 등은 지재에 해당한다. 인재(人災)란 사람으로 인한 재앙이니 도적, 사기, 송사, 납치, 감금 등은 인재에 해당한다.
팔난(八難)은 8가지 어려운 일이란 의미인데, 군위란(君爲難) 신위란(臣爲難) 부위란(父爲難) 자위란(子爲難) 부위란(夫爲難) 부위란(婦爲難) 붕위란(朋爲難) 우위란(友爲難)이다.
즉 나라가 어지럽거나 재앙이 심하면 임금노릇 하기 어렵고 신하노릇 하기 어렵다. 이처럼 애비노릇 하기 어렵고 아들노릇 하기 어렵다. 지아비노릇 하기 어렵고 처노릇 하기 어렵다. 벗노릇 하기 어렵고 친구노릇 하기 어렵다. 이렇게 8가지 본분을 하기 힘든 재앙, 재난에 빠진 상황을 말한다.
삼합은 다음과 같다.
인오술 -> 호랑이띠, 말띠, 개띠
사유축 -> 뱀띠, 닭띠, 소띠
신자진 -> 원숭이띠, 쥐띠, 용띠
해묘미 -> 돼지띠, 토끼띠, 양띠
삼합은 근거가 전혀 없다.
인오술의 경우 호랑이띠, 말띠, 개띠 셋이 모이면 강력한 조화가 일어난다는 게 기본 의미인데 실제 임상에서 그런 효과가 난다는 통계가 작성된 바가 없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 토끼띠인데 작년에는 들삼재이고 올해는 눌삼재다. 삼재지만 대통령이 되었다.
이런 예는 얼마든지 수없이 들 수 있다.
2007년 | 돼지띠 | 정해년 | 들삼재 | 소띠, 뱀띠, 닭띠 |
2008년 | 쥐띠 | 무자년 | 눌삼재 | 소띠, 뱀띠, 닭띠 |
2009년 | 소띠 | 기축년 | 날삼재 | 소띠, 뱀띠, 닭띠 |
2010년 | 호랑이띠 | 경인년 | 들삼재 | 쥐띠, 용띠, 원숭이띠 |
2011년 | 토끼띠 | 신묘년 | 눌삼재 | 쥐띠, 용띠, 원숭이띠 |
2012년 | 용띠 | 임진년 | 날삼재 | 쥐띠, 용띠, 원숭이띠 |
2013년 | 뱀띠 | 계사년 | 들삼재 | 토끼띠, 양띠, 돼지띠 |
2014년 | 말띠 | 갑오년 | 눌삼재 | 토끼띠, 양띠, 돼지띠 |
2015년 | 양띠 | 을미년 | 날삼재 | 토끼띠, 양띠, 돼지띠 |
이 그림을 보면서 삼재가 드는 시기를 제대로 알아보자.
인오술의 경우 봄을 리드하는 호랑이가 대장인데, 이 대장이 상극하는 가을띠인 신유술이 삼재해가 된다.
사유축의 경우 여름을 리드하는 뱀이 대장인데, 이 대장이 상극하는 겨울띠인 해자축이 삼재해가 된다.
신자진의 경우 가을을 리드하는 원숭이가 대장인데, 이 대장이 상극하는 봄띠인 인묘진이 삼재해가 된다.
해묘미의 경우 겨울을 리드하는 돼지가 대장인데, 이 대장이 상극하는 여름띠인 사오미가 삼재해가 된다.
그러면 삼재를 예방한다고 하면서 무슨 짓들을 할까.
실생활에서 아무런 근거도 없는 삼합이 21세기 현대인까지 현혹시키는 이유는 뭘까.
앞서 말한 사찰, 굿당, 철학관이 생존하기 위한 개념이라면 말이 성립될 수 있다. 절에서는 삼재를 예방하는 재를 받고, 굿당에서는 살풀이를 하거나 굿을 하고, 철학관에서는 부적을 써주기 때문이다.
부적의 경우 삼재부적을 만들어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출입문의 위쪽에 붙여 두면 재수가 좋아진다고 한다. 부적은 머리가 셋, 발이 하나인 매(三頭一足鷹)를 붉은 물감으로 그린 그림인데 이때 물감은 한약재인 경면주사(鏡面朱砂)를 쓰는 것이 원칙이다. 이걸 역술인이나 무당이 그려준다. 잘못 걸리면 몇십만원을 주고 사야 한다.
그 다음 무당이 하는 방법으로 삼재가 들 사람의 옷을 태워서 그 재를 삼거리에 묻거나 그해 첫번째 인일(寅日)이나 오일(午日)에 세 그릇 밥과 3색 과일을 차리고 빈다. 또 종이로 만든 버선본을 대나무에 끼워 정월 대보름에 집의 용마루에 꽂고 동쪽을 향하여 일곱 번 절하고 축원한다.
절에서는 삼재풀이란 명칭으로 신도들을 끌어모은다. 불교에는 본디 삼재팔난(三災八難)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이 있는데, 대개 이 말로 협박하면 마음 약한 사람은 삼재풀이에 동참하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남들이 좋다면 일단 한번쯤 해보자고 할 수도 있다. 인구의 4분의 1이 늘 삼재에 들기 때문에 장삿속으로는 아주 그만이다.
하지만 삼재에 관련하여 그 어떤 것도 불필요하다. 그저 민속의 하나로 이해하면 된다.
삼재부적 / 국립민속박물관 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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