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運)이란 무엇인가?
나는 <소설 토정비결>을 쓴 이래 줄곧 <운(運)>이란 질문에 시달려왔다.
사람들 중에는 나를 소설가로 보지 않고 무슨 도인 쯤으로 보려는 이가 있다. 그런 인식이 너무 많아 한때
<사주박사>라는 프로그램 제작에도 나서 큰돈을 써가며 연구했지만 결국 허무맹랑한 잡술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다가 인도에서 생체시계라는 책을 구해오고, 이어 고천문학에서 우연히 어떤 패턴을 발견하면서 이 연구에 십수년과 재산과 열정을 바쳤다. 가능성이 점점 커지면서 돈이 생기는대로 이 연구에 투자했다. 그런 결과 나는 약간의 공식을 구하고 계산하는 법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즉 <운(運)>이 무엇인지 정체를 파악하고, 이 운을 계산하는 보편적인 방법을 일부 알아낸 것이다.
<운(運)>이란 그 궤도를 모를 때는 그야말로 신비한 것으로 비쳐질지도 모른다. 인류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운을 알기 위해 부단한 애를 써왔다. 거북이 등껍질이나 말발굽을 태워 점을 치거나, 주역으로 괘사를 뽑고, 사주를 보고, 점성술로 풀고, 더러 신내림으로 접근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다 불가측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즉 보편성이 없다. 주역은 오래 전에 사라졌고, 이제 사주도 심심풀이로 보는 잡술로 격이 떨어졌다. 신내림한 무당은 현대의학에서 정신치료 대상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천문학은 <운(運)> 즉 별들의 운행 궤도를 정확하게 계산해내기 시작했다. 옛날에는 도화살, 역마살 등으로 여겨지던 혜성도 얼마든지 계산하여 어느 날 몇 시에 하늘 궤도 어디를 지나간다는 것까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즉 옛날 사람들이 수학 실력 부족으로 막연히 살이니 살별이나 하고 말하던 혜성은 이제 완전히 관측 가능한 대상이 돼버린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살풀이 따위나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처구니 없는 짓이다.
나는 별의 운행 궤도인 <운(運)>을 계산할 수 있는 시대에 그 별 중의 하나인 인간의 궤도(인간의 운명이라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인생 행로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역시 충분히 계산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 계산법이 바로 바이오코드다. 바이오코드를 한자로 적으면 <운학(運學)>이다.
따라서 운이란, 사전적으로는 어떤 물체가 가는 길이라는 뜻이다. 원래 '어떤 물체'의 범주에 별, 태양, 달 등 천체만 들어갔지만 지금은 태풍, 엘니뇨, 구름, 인간의 집단심리, 개인의 심리, 개인의 길, 집단의 길 등 거의 모든 것이 포함된다.
현재 계산 가능한 운은 다음과 같다.
. 천체의 운행 궤도
(일식, 월식 등의 계산. 항성과 항성의 거리, 크기, 궤도 계산 등)
. 태풍, 토네이도, 한냉전선, 조류, 탄도, 미사일, 우주선 등의 궤도
이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과학적 운(運) 계산 대상이다.
그런데 여기에 바이오코도는 인간에 관한 몇 가지 계산 가능한 주제를 갖고 있다.
즉 어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언제 행동할 것인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계산해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어떤 사람을 넘어 어떤 특정한 집단으로 넓힐 수도 있다. 이것이 바이오코드가 감히 운학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특징이다.
- <운(運)>은 계산될 수 있어야 한다
바이오코드 계산법에 따르면 정몽주와 이방원은 다시 만나도 서로 부딪힐 것이며, 선조 이균과 이순신은 서먹한 사이가 될 것이다. 대원군 이하응이나 김영삼 같은 사람은 다시 태어나도 큰 꿈을 꾸며 돌진할 것이다. 체 게바라는 다시 태어나도 혁명 대열에 앞장 설 것이다.
이런 패턴에 따라 인간은 다른 인간을 만날 때 천체와 같이 서로 인력으로 당기거나 밀어내기 때문에 조우, 섭동, 충돌 같은 천문현상을 일으킨다. 모든 인간 관계는 이 셋 중의 한 가지로 만나게 된다.
충돌 ; 두 인간이 만난 뒤 서로 부딪히는 것을 가리킨다. 연인이나 부부, 동업자나 동료가 이런 식으로 만날 수 있다. 정몽주와 이방원의 만남이 충이다. 천문학 용어로 衝이라고 한다.
흔히 궁합이 좋다, 서로 뜻이 맞다고 할 때에도 사실은 너무 가까이 다가갔기 때문에 역시 충이라고 한다. 별은 기본적으로 너무 가까이 가면 반드시 충돌하며, 인간 역시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역시 충돌할 수밖에 없다. 사랑 역시 충돌의 다른 표현이다. 천문학에서 충이란 사실은 별과 별이 양측 극단에 있을 때를 가리킨다. 즉 극단에 있어야만 되는 두 별이 가까이 다가가면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다. 인간으로 비유하면 만나서는 안될 관계다.
조우 ; 두 인간이 만난 뒤 상대 궤도를 간섭하지 않고 그냥 가던 궤도대로 서로 가는 것을 가리킨다. 회사 동료, 동창, 이웃 등이 이런 범주에 속한다. 조우를 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편견없이 바라보는 정도의 관계라고 보는 것이 맞다. 합이란, 같은 위치에 나타나기는 하나 실제로는 궤도가 전혀 달라 서로 충돌하거나 섭동이 일어나지 않는 관계를 말한다. 따라서 직업이 같거나 라이벌 관계에서는 합이 성립되기 어렵다. 즉 남자와 남자는 합이 일어나기 어렵지만 남자와 여자는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궤도를 가기 때문에 합이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같은 궤도를 가게 될 때에는 충돌, 섭동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일식도 일종의 합으로서 태양이 달을 완전히 가리거나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릴 수 있다.
섭동 : 충돌 정도는 아니어도 어떤 인간을 만나 작은 영향을 받는 경우를 가리킨다. 교사, 선배 등이 이 범주에 들 수 있다. 김대중의 경우 박정희나 전두환과는 충돌관계지만 김영삼과는 섭동 관계라고 볼 수 있으며 노무현과는 조우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섭동이 모여 인생 행로가 일정 부분 바뀌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나는 인간을 천체인 별로 인식하며, 이에 따라 운행 궤도를 추산해낸다. 이것이 바이오코드다.
결국 바이오코드는 그 사람의 인생 항로 즉 궤도를 정확히 계산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이론과 도구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혜>다. 지혜만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으며, 나아가 궤도를 계산해낼 수 있다.
이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인과의 법칙에서 한 치도 벗어남이 없다. 따라서 일점 일획도 틀릴 수가 없다. 소숫점도 틀려서는 안된다. 그렇게 틀리지 않게 사실을 사실대로 보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며, 바이오코드는 곧 그런 지혜를 얻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 계산되지 않은 태풍은 천재지변이지만 계산된 태풍은 흔한 기상 변화일 뿐이다.
'파란태양 > *파란태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 이야기 (0) | 2013.09.18 |
---|---|
강력한 항산화제 토마토 이야기 (0) | 2013.09.17 |
삼재(三災)란 무엇인가? (0) | 2013.02.04 |
[스크랩] "영하 21도, 따뜻하게 해줄까?" (0) | 2013.01.04 |
강원도 심심산골에서 만난 장승들 (0) | 2013.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