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夕은 가을 저녁이라는 뜻이다. 풍성한 결실의 계절 가을 저녁에는 먹을거리도 많고 일도 많다.
수확을 상징하는 이 축제는 사실 음력 때문에 완전히 망친 명절이다. 9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까지 들쭉날쭉 추석 날짜가 정해지기 때문에 과일이나 곡식이 익기는 커녕 아직 시퍼런데도 추수감사를 해야 하니 말이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 네째 목요일, 캐나다는 10월 둘째 월요일이다.
동예는 무천(舞天)이란 행사를 음력 10월, 즉 양력 11월 경에 했다.
삼한은 음력 10월에 계절제를 열었다.
고구려는 음력 10월에 동맹이라는 추수감사제를 지냈다.
이처럼 추수감사 성격을 띠는 행사는 주로 양력 11월은 돼야 가능한데 추석만은 유독 양력 9월부터 시작된다. 양력 9월이면 추수는커녕 오곡이 무르익는 때가 아니라 아직 시퍼렇고, 벼이삭이 겨우 나왔을 때다.
다만 추석의 기원이 신라의 가배라고 한다면 말이 된다. 또 중국이 역시 음력 8월 15일을 중추절이라고 하여 우리처럼 지내는데, 한반도 중부 지방과는 많이 다르다.
즉 고구려 등이 양력 11월은 돼야 추수 감사 성격의 동맹을 지낸 것은 그 기후에 맞춘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신라나 중국의 수도는 위도가 비슷하다. 지금의 북경은 좀 북쪽이어서 서울 지방과 비슷하지만 천년 고도 낙양이나 서안은 경주쯤이 된다. 이 지방은 가을 추수가 이르고, 9월이나 10월 초면 오곡이 무르익고 과일이 익을 때다. 기후적으로 석류 등이 자연 상태에서 꽃피고 열매 맺는 지역이다.
다만 중부지방은 석류가 자라지 못하는 것처럼, 10월 하순은 돼야 추수가 시작된다. 그러므로 경주나 낙양 정도의 위도에서 시작된 중추절 행사 때문에 오늘날 중부지방은 엉뚱한 초가을에 추수감사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번 추석 9월 19일은 중부지방에서 보자면 익지 않은 시퍼런 대추, 감 따위를 내놓아야 할 판이다. 배나 사과는 성장촉진제를 주어 가까스로 익힌 것들이다.
기후와 맞지 않는 추석 명절은 미국처럼 양력 날짜를 고정시켜 즐기는 것이 좋으리라고 본다. 농경사회에서 비롯된 명절인만큼 그 의미를 기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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