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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조사 '만'을 남발하는 방송

 
방송언어는 늘 문제가 많다. 그중에서도 SBS가 가장 심한 듯하다.
내 귀에 거슬리는 어법 중 하나가 조사 '만'이다.
뉴스를 전할 때 "이번 사고로 다친 사람만 3명입니다." 이런 식이다. "다친 사람은 3명입니다"라고 하면 되는데 굳이 '만'이라는 조사를 붙인다. 그래야 큰 뉴스처럼 보이는 줄 아는 모양이다. "이렇게 해서 챙긴 돈만 2백만원입니다." 이러면 2백만원이라는 금액이 더 커보이는 줄 아는 것인지. 너무 많아서 예를 들고말 것도 없다. 당장 오늘 저녁 8시 뉴스를 보면 아마 반드시 나올 것이다.
 
아무래도 SBS 뉴스 기사를 쓰는 전문기자가 조사 '만'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인 것같다. 아니면 같은 뉴스라도 다른 방송국에 비해 더 극적으로 내보내려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거나. 그러면 안된다. 이런 조사를 남발하는 것도 오보요, 넓게 보면 사기다.

 

이와 함께 '넘다'는 표현도 너무 자주 나온다.

사고로 열 명이 죽으면 '열 명이나 죽었다'고 하고, 열한 명이 죽으면 '열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냥 열 명이 죽었다, 열한 명이 죽었다고 하면 되는 걸 꼭 과장하려고, 선동하려고 하니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