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카톡 검열 얘기를 듣고 "나야 뭐 걸릴 것도 없는데 그냥 카톡 쓰지 뭐." 그러길래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미국의 어떤 기관은 일반전화 감청을 하는데, 특정 어휘가 들려오면 자동 녹음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정보기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수천만 명의 통화, 카톡, 문자를 다 들여다볼 수 없으니 수퍼컴으로 연결하여 특정 어휘가 등장할 때만 녹음하거나 캡쳐하는 방식으로 1차 정보를 수집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나도 중국에서 온 팩스 때문에 정보기관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팩스까지 도청한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최근 내가 아는 사람이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 정보를 탈탈 털렸다고 한다. 그 중에 카톡 문자를 기소 증거물로 재판에 넘겼다는데, 대개 이 정도다. 일반 문자라면 몰라도 카톡은 두 사람이 속삭이는 말이나 다름없는데, 이런 것까지 처벌하는 근거로 삼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선진검찰'로 보인다.
검찰이 요구하면 우리나라 포털이나 통신업체들은 하드디스크까지 뒤져 삭제파일을 복구해다 바친다는 소문이 있는데, 이래서 해외에 사이트를 둔 사람들이 많다.
이 블로그에도 친구만 보기, 비공개 기능이 있지만 약속대로 되지 않을 것은 뻔하다. 일반 이용자는 못보지만 원하는 권력 기관은 언제든지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겨레, '대통령 모독' 검찰 대책회의에 다음 네이버 등 포털, 카톡 대표들 대거 참석>
그런데 이런 사실을 말해주면 사람들은 흔히 나야 뭐 법 없어도 사는 사람인데, 하면서 넘어가기 십상이다.
하지만 검찰은 별별 더러운 소리를 다 한다. 아까 말한 카톡 수사에서 나도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는데, 이 어린 검사 왈 "선생님도 보통 사람이네요." 이러더란 말이다. 제놈이 내 인생을 평가할만한 나이도 안됐거니와 건방지게 소설가의 삶이 일반인의 삶과 다르지 않다는 식의 발언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이처럼 멋대로 군다. 애 낳은 남자나 여자면 다 그렇고 그런 거지 나는 뭐 알에서 태어나고, 알을 보듬어 내 자식을 낳았던가. 이처럼 건방지고 대범한 검사들이 꼭 사고를 친다.
즉 사건과 아무 상관없는 자료를 무슨 포르노나 3류 소설 보듯이 즐기다가 다른 증거로 엮는데 종종 쓰일 수있다는 것을 나는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플리바게닝이란 제도가 없어서 형량을 놓고 거래를 하는 일은 없다지만, 검찰은 기소권이란 무기로 피의자들을 마음껏 다룰 수 있다. 요건 빼줄 테니 저걸 말해라, 넌 기소 안할 테니 얘 관련 진술은 확실히 해라, 이런 협상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나눈 대화나 사진이라도 발견되면 역시 불리하게 작용될 수 밖에 없고, 노출된 사생활도 수사 기법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법대로 하면 이런 일은 없지만, 개중에 권력에 충성스런 검사가 있기 마련이고, 이럴 때는 아무것도 장담하지 못한다. 검사가 휴대폰 좀 봅시다, 해서 영장 가져오라고 대들 사람이라고는 통합진보당원 밖에는 없을 것이다. 비밀번호고 패턴이고 필요없이 이런 검사는 별걸 다 뒤적거린다. 문제 삼아봐야 동의해서 봤다고 할 것이니 할 말도 없다.
중국이란 나라가 이런 게 아주 심한데, 평소에는 내버려 두었다가 어쩌다 한번 걸리면 굴비 엮듯이 죄목이 주르르 나온다고 한다. 웬만하면 불법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한번 조사를 시작하면 누구나 다 범죄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자기가 중국 법을 어기고 있는지도 모른 채 매일매일 범죄를 저지르다가 공안하고 무슨 다툼이 생기거나 엮이면 한꺼번에 다 처벌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유신 시절까지는 이랬다지만 지금은 민주화된만큼 역시 지능도 발달하여 교묘한 수법으로 국민을 죄인으로 만들어낼 수가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말인데, 카페나 블로그의 비공개 글도 다 내리고 외국 사이트로 옮겨야 할 것만 같다.
- 벗님들, 박근혜 정권 아래서는 텔레그램으로 망명했다가 자유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되거든 다시 돌아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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