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평균 지식은 연간 평균 독서량에 비례한다. 다른 나라하고 비교해보기 바란다.
난 오래 전부터 소숫점 이하 말하기, 단 자리 숫자 표기하기 등 정확한 수치를 말하는 습관을 들여오고 있다.
우리말에는 서너 개, 대여섯 개, 예닐곱 개, 여나무 개, 수십 개, 수백 명 등 그 수치를 정확히 알 수 없는 표현이 너무 많다. 그래서 기사에 '백여 명 사상'이라고 나와도 도대체 몇 명이 죽었는지 알 수가 없다. 확인해 보면 '3명 사망, 5명 중상, 90명 경상' 이런 식이다.
외국인을 말할 때도, 오늘 부상입었다는 미국 대사 역시 리퍼트라고만 나오지 마크 리퍼트라고 표기하는 언론이 별로 없다. 이건 마치 박근혜 대통령을 초지일관 박이라고 표기하는 것과 같다. 그러면 박정희도 박이고, 박근혜도 박이니 박이 대통령을 수십년 간격을 두고 또 하는 셈이다. 토머스 에디슨, 알버트 아인쉬타인, 이렇게 성과 이름을 다 말하는 것이 바르다. 히틀러라고 해도 안된다. 아돌프 히틀러여야 한다. 처칠이 아니라 윈스턴 처칠이 돼야 한다.
아래 기사를 보자.
제목에 코알라 700마리가 안락사됐다고 나온다. 그러면 이게 과연 몇 마리일까.
우리 기자들이 쓰는 수치는 도무지 믿을 게 못된다. 반드시 확인해야만 한다.
과연, 기사 아래에 686마리라고 나온다. 그러면 애당초 686마리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700마리라고 거짓말한다.
이처럼 103을 '백 개 이상', 97을 '100에 가까운', 11을 '10이 넘는' 식으로 과장하는 나쁜 습관도 많다.
정확히 쓰자. 그래야 일도 생각도 반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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