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진짜라고 믿었던 가짜들이 많은 것 같다. 어떻게 포장되었느냐에 따라 그 진위여부가 갈린다. ‘이허중’이라는 가상인물을 통해 ‘이중섭’화백의 사상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소설이다.
책에는 ‘이중섭’화백의 연보와 그의 실제 작품들이 실려있지 않았다면 소설 속 내용이 어디까지가 실화인지 허구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중섭의 제자인 ‘이허중’이 가상인물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아마도 실제 그의 제자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예술계에서는 작가들이 생을 마감했을 때 그들의 작품 가치가 빛을 발한다고 한다.
평소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던 작품도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천문학적인 높은 가격들이 매겨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작품의 가치를 올려주기 위해 여러 이해관계들이 한바탕 “쇼”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작품 속에 내포되어 있는 철학과 사상은 망각한 체 오직 가격을 통해서만 작품을 바라보는 모순에 대해 풍자하는 듯하다.
예술의 ‘예’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예술의 순수성은 묻어버리고 가격을 올리는 데만 혈안이 되고 있다. 그곳은 피도 눈물도 인간의 존엄성도 통하지 않는 냉혈한 자본주의 세계일 뿐이다. 책에 배경이 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인 6.25전쟁으로 일본은 막대한 군수물품들을 팔아 침체되었던 일본 경제를 일으켜 세계 강국으로 우뚝 자리매김한다. 전쟁의 폐해로 국내는 기아에 허덕이는데 일본은 기본적인 의, 식, 주를 해결하면서 문화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문화에 속하는 ‘이중섭’작가 작품에 눈독을 들이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입에 풀칠하기 위해 높은 자리 하나 차지하기 위해 부를 축적하고 싶은 마음에 여러 욕망들이 위작까지 만들어내며 영혼까지 내다파는 과정이 처절하다.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저버린 체 정치, 경제, 사회 모든 관계가 얽혀 혼란만 가중되고 의지할 곳 없는 아픈 영혼들이 희생되는 씁쓸함을 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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