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일, 부산 곰내터널에서 유치원 버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운전자의 과실이나 차량 정비 불량의 정도는 아직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아 모르지만, 안타까운 사고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아름다운 기적이 일어났다.
1. 우선 유치원 인솔교사가 학생들이 안전벨트를 맸는지 안맸는지 일일이 확인하여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아름다운 인솔교사가 누군지 모른다. 여성이라는 것만 나온다. 20대나 30대초 여성일 것이다. 당연한 일을 했지만 대개의 사고는 그 당연한 일을 하지 않을 때 일어난다. 자기 직무에 충실한 이런 유치원 교사가 칭찬받고 인정받고 표창받기를 바란다. 이런 교사라면 우리 아이들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을 것같다.
우리는 뉴스에서 아이들을 학대하고 꼬집고 밀치는 교사들만 보아왔다. 하지만 이런 훌륭한 교사도 있다는 걸 우리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렇게 나쁜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우리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청와대와 달리, 장관들과 달리, 정의와 상식을 따르고 법과 원칙을 잘 지키는, 나만 바보 아닌가 당황하는 시민들에게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좋은 계기다.
2. 지나가던 시민들이 전복 버스의 유리창을 깨어 아이들을 신속히 구출해낸 것도 아름다운 장면이다. 우리 민족은 원래 이런 위기에 강하다. 선조 이균과 무능한 집권 관료들이 시나 짓고 음풍농월하다 임진왜란이 터지자 허둥지둥 이리 뛰고 저리 뛸 때 수많은 의병이 일어나 나라를 구했다.
대통령과 육군참모총장, 전방 사단장들이 육이오전쟁이 나는 줄도 모르고 댄스파티하고 잠이나 자다가 낙동강 전선 저 아래로 밀려날 때도 국민들은 학도병, 지원병 등 스스로 입대하여 인민군을 몰아냈다.
97년 외환위기 때에도 대통령과 경제관료들은 이 나라 경제를 결딴냈지만 국민들은 돌반지, 결혼반지 등 금붙이를 모아 이 위기를 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좋은 민족을 데리고도 정치를 이렇게 밖에 못하는 것은 오로지 정치 지도자들의 탐욕과 무능, 무지 때문이다. 불쑥 튀어나오는 우리 국민의 뛰어난 시민정신이 이번에 또 빛났다.
그러나 아쉬운 게 있다.
저 현대25인승 버스, 지난 총선 때 유세다니며 타봤는데 안전성도 떨어지고 승차감이 너무 나빠 엄청나게 피곤했다. 기사가 피로를 호소할 정도였다. 유치원용 버스로는 안전성이 너무 낮으니 차라리 안전한 외제버스를 사다 아이들을 태우는 게 좋겠다. 저 현대25인승버스는 정말 아니다.
이번 곰내터널 사고를 도운 11명을 부산경찰청에서 찾았다. 다 장한 시민들이다. 안전띠 일일이 확인한 유치원 교사, 학부모들께서 너무 나무라지 말고 꼭 칭찬해주기 바란다. 정치권과 기득권층의 도덕적 해이가 심해 온 국민이 분노하는 지금, 우리는 이런 자그마한 선행이라도 붙잡고 높이 기려야만 한다. 우리 정계, 관계, 법조계에는 온통 나쁜 놈들만 바글거리지만 국민들은 이렇게 정의롭고 착하고 희생정신 갖고 더불어 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청와대와 정부와 국회에 알려야 한다.
<부산 경찰,곰내터널 유치원생 구조한 시민영웅 모두 찾았다>
- 1997년 외환위기 때 돌반지, 결혼반지 등 금붙이를 꺼내들고 몰려든 우리 국민들.
하지만 당시에도 정부는 이 시민들을 속였다. 금값은 외환위기 전과 같았지만, 그건 원화가치만 같을 뿐 당시 달러가치로 볼 때 금값은 이분들이 받은 돈의 3배 정도되었다. 달러 환율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즉 금값의 1/3만 시민에게 내주고 2/3은 국가가 뺏은 것이다. 머리 좋은 금붙이상들은 이때 사모은 금으로 개인적인 이익을 취했을 수도 있다. 국가는 언제나 국민을 속여먹는다. 그래도 속아줄 수밖에 없다.
- 외환위기 때에도 정부와 언론은 국민을 속였다. 하물며 전쟁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이 거짓 보도가 나간 뒤 정부의 나팔수 노릇을 하던 언론은 결국 진실을 보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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