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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고구마, 실험삼아 꽃을 피우다

한때 여름만 되면 백 년만에 한번 피는 상서로운 고구마꽃이 피어 경사라는 기사가 자주 올라왔었다.

직년까지는 어마어마하게 올라왔는데 올해는 잘 안보인다. 그나마 그런 믿음이 미신이라는 게 알려졌는가 보다. 아직도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SNS 등에는 백년만에 한 번 피는 고구마꽃이라는 제목의 글이 보인다.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맨처음에 고구마꽃이 100년에 한번 핀다고 거짓말한 사람이 누굴까 상상해보곤 한다.


어쨌든 나는 여러 번에 걸쳐 자주색 고구마는 해마다 꽃을 피우고, 더러 날씨가 더우면 일반 고구마도 언제든 꽃이 필 수 있다고 반박하곤 했는데, 그래도 기자들은 열심히 <고구마 + 100년만에 한번 피는 꽃 + 상서로운 조짐> 관련 기사를 써올리곤 했다. 한번 더 말뚝 박는 셈 치고 쓴다.


<고구마꽃을 보러가다>

<100년에 한번 피는 고구마꽃? 거짓말입니다>

<꽃 피는 고구마>

<지겨운 고구마꽃 기사, 백년에 한 번 피는 게 아니라 해마다 핀다>


이 아래 사진은 좀 특이한 자료다.

즉 작년에 꽃이 핀 밤고구마 뿌리를 캐어다 올해 화분에 심어 내가 꽃을 피웠다. 내년에도 한번 더 실험할 참이다. 만일 이 일반고구마가 내년까지 3년 연속 꽃을 피운다면 우리나라도 이제 자주색고구마에 이어 일반 고구마도 해마다, 혹은 자주 꽃을 피울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의미가 된다.

또 다른 실험은, 작년에 핀 고구마꽃에 열린 씨앗을 채취해 두었다가 올해 심었는데, 5알 중 1알이 발아하여 현재 잘 자라고 있다. 깜빡하고 너무 늦게 심어 아직 꽃을 피울만큼 자라지 못했는데 밤에는 안에 들여놓고, 낮에는 창가에 놓는 식으로 해서 꽃을 피워볼 참이다.



- 작년에 자색고구마가 아닌 일반 고구마가 꽃을 피운 걸 드문 사례를 직접 보고, 당시 채취한 구근으로 올해 싹을 틔워 다시 심었다. 그런데 역시 자연스럽게 꽃을 피운다. 온난화가 계속되면서 일반 고구마도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전에는 자색고구마 외에는 잘 꽃이 피는 법이 없었는데, 고구마의 생육 환경이 바뀐 듯하다. 이 고구마를 내년에 다시 길러 꽃이 피나 안피나 볼 참이다.


- 작년에 꽃을 피운 밤고구마에서 씨앗 5개를 채취해, 잊고 있다가 올해 8월초에 심었는데 그중 한 개가 싹을 틔웠다. 어쩌면 고구마씨로 싹이 자란 드문 사례가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