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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사람들/황금탑

붓다, 이 우주에서 영원히 떠나시는 이야기

붓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아함경에서 붓다가 돌아가시던 즈음의 이야기를 모았다.

복통과 설사, 등병으로 고통받으면서, 죽음마저도 제자를 가리치는 기회로 삼으신 붓다의 뜻에 경배드린다.


#제목:장아함2-2 유행경 중

2. 유행경 (신수장경 : 1- / 한글장경 : -65 / 남전장경 : D.16

 

그 때에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우리 함께 향탑으로 가자."

곧 어느 나무 밑에 이르러 자리를 깔고 앉으셨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현재 향탑의 좌우에 있는 비구들에게 두루 알려 강당에 모이게 하라."

아난은 분부를 받고 두루 모이게 하였다.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중은 이미 모였습니다. 성자는 때를 아소서."

그 때에 부처님은 곧 강당에 나아가 자리에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 법으로써 몸소 체험하여 최정각을 이루었다. 이른바 사념처·사의단·사신족·사선·오근·육력·칠각의 팔정도가 그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 법대로 살면서 서로 화합하고 존경하고 순종하여 다투어 송사를 일으키지 말라. 한 스승에게 배운 것은 젖에 물처럼 같이 혼합된다. 내 법 가운데서 힘써 공부하면서 서로 등불이 되고 함께 즐기라. 비구들아, 마땅히 알라. 나는 이 법에서 몸소 체험하여 중생들에게 그것을 널리 펴고 있다. 이른바 관경·기야경·수기경·게경·법구경·상응경·본연경·천본경·광경·미증유경·증유경·대교경이 그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잘 받아 가지어 헤아리고 분별하여 일을 따라 수행해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오래지 않아 지금부터 3개월 뒤에는 마땅히 반열반에 들 것이다."

모든 비구들은 이 말씀을 듣고 모두 깜짝 놀라 숨이 막히고 정신이 아득하여 땅에 쓰러져 큰 소리로 외쳤다.

"왜 이다지도 빠른가, 부처님의 멸도하심은! 얼마나 슬픈가, 세간에 눈이 없어지는 것은! 우리들은 이에 아주 망하리라."

또 어떤 비구는 슬피 울면서 가슴을 치고 뛰고 몸을 틀면서 부르짖어, 스스로 억제하지 못했다. 그것은 마치 뱀을 베면 꿈틀거리면서 헤매어 갈 곳을 알지 못해하는 것과 같았다. 이 때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우선 그쳐라.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하늘이나 땅이나 사람이나 한번 나서 끝나지 않는 것은 없느니라. 모든 있는 것으로 하여금 변역하지 않게 하려 해도 그것은 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전에도 말했지마는 은혜와 사랑은 떳떳함이 없는 것이요 한번 모인 것은 떠나는 것이니라. 이 몸은 내 소유가 아니요 이 목숨은 오래가지 않는 것이다."

그 때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자유로워서

아늑하고 편안한 곳으로 가리라

대중들을 화합시키기 위해

이 뜻을 말하노라.

 

나는 이미 늙은 나이라

남은 목숨이 얼마 안 되리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치고

이제 마땅히 목숨 버리리.

 

생각에 방일이 없고

비구의 계율은 갖추어졌다

스스로 뜻을 거두어 잡아

그 마음을 지키어 보호하라.

 

만일 내가 가르친 법에 있어서

방일하지 않는 사람은

능히 괴로움의 근본을 끊어

나고 늙고 죽는 것을 뛰어나리라.'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타이르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늘의 악마 파순이 내게 와서 청하기를 '부처님은 욕심이 없으시니 곧 반열반에 드십시오. 지금은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빨리 멸도하십시오' 라고 말했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부처는 스스로 그 때를 아노라. 나는 모든 비구들이 모이고 또 모든 하늘들이 두루 신통을 보기를 기다리노라 했다.

파순은 다시 말했다.

'부처님은 옛날 우루벨라의 니련선하 가에 있는 아자파알라 니그로다나무 밑에서 처음으로 도를 이루었습니다. 저는 그 때 부처님께 말했습니다. 부처님은 욕심이 없으시니 곧 반열반에 드십시오' 라고. 그 때 부처님은, 그만두라. 그만두라, 파순아, 나는 스스로 때를 아노라. 여래는 아직 멸도를 취하지 않으리라. 나는 모든 제자가 모이고 또 하늘 사람들이 신통을 보기를 기다려 그제야 멸도 하리라고 제게 대답하셨습니다.

이제 여래의 제자들은 이미 모였고 또 하늘사람들은 신통 변화를 보았습니다. 지금은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멸도하십시오'라고 하였다. 나는 말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파순아, 부처는 스스로 그 때를 아신다. 나는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3개월 뒤에는 나는 마땅히 반열반에 들 것이다.'

때에 악마 파순은 생각했다. '부처님은 거짓말을 하시지 않는다. 이제 반드시 멸도하리라.' 그래서 기뻐 날뛰며 곧 사라졌다.

 

악마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나는 차바라 탑에서 정의삼매에 들어 명을 버리고 수에 머물렀었다. 그 때에 땅덩이는 진동하여,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놀라 털이 꼿꼿이 섰다. 부처는 큰 광명을 놓자 어디까지나 비치어 끝이 없고 어두운 지옥까지 그 광명을 받아 각각 서로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때 게송으로 말했다.

 

'있음과 없음의 두 행 중에서

나는 이제 유위를 버렸나니

마음에 삼매정을 오로지하여

새가 알에서 나오는 것 같네.'

 

그 때 현자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여 길게 꿇어앉아 손을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1겁 동안만 더 머물러 계시어 멸도를 취하지 말으소서.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사람과 하늘을 이익되게 하소서."

그 때 부처님은 잠자코 답이 없었다. 아난은 이렇게 세 번 청했다. 이에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의 정각의 도를 믿는가."

아난은 여쭈었다.

", 저는 진실로 부처님의 말씀을 믿습니다."

"네가 만일 믿는다면 너는 왜 세 번이나 내게 청해 나를 귀찮게 하느냐? 너는 직접 내게서 들었고 너는 직접 내게서 받았다. '능히 4신족을 많이 닦아 익혀 항상 생각하여 잊지 않는 자 있으면 그는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죽지 않고 1겁을 더 넘겨 살 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은 사신족을 많이 닦아 익히어 생각을 오로지 해 잊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가 만일 원하기만 한다면 나는 죽지 않고 1겁을 더 넘겨 여기 머무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위해 어두움을 없애어 이익되게 하는 바 많고 하늘과 사람은 안락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그 때에 너는 왜 멸도하지 말라고 내게 몇 번이고 되풀이해 청하지 않았는가. 내 말을 두 번만 들었으면 모르지마는 세 번이나 듣고도 1겁이나 혹은 1겁 이상을 이 세상에 머물러 계시어 세상을 위하여 어두움을 없애어 이익되게 하는 바가 많고 하늘과 사람은 안락을 얻도록 하라'고 왜 내게 권해 청하지 않았는가. 너는 이제야 비로소 말하는구나. 어찌 그것을 어리석다 하지 않으랴. 나는 그 때 세 번이나 상을 나타내었다. 그런데 너는 세 번이나 잠자코 있었다. 너는 그 때 왜 내게 청하기를 여래는 1겁이나 혹은 1겁 이상을 더 머물러 있어 세상을 위해 어두움을 없애고 이익되게 해주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쳐라. 아난아 나는 이미 목숨을 버렸다. 이미 버렸고 이미 토했다. 여래로 하여금 자기의 한 말을 어기게 한다면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비유하면 부귀한 장자가 음식을 땅에 뱉았다가 다시 즐거이 그것을 도로 집어 먹을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여래도 또한 그렇다. 이미 버리고 이미 토했다 어떻게 그 말을 다시 집어 먹겠는가."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우리 함께 암바라촌으로 가자."

아난은 곧 가사와 바루를 챙기어 모든 대중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길은 발지를 둘러 암바라촌에 이르러 어느 숲에 머무르셨다. 그 때 세존은 모든 대중을 위해 계··혜를 말씀하셨다.

"계를 닦아 정을 얻음으로써 큰 과보를 얻고, 정을 닦아 지혜를 얻음으로써 큰 과보를 얻고, 지혜를 닦아 마음이 깨끗해짐으로써 등해탈을 얻는다. 그래서 욕루·유루·무명루를 다하였으며 해탈을 얻어 해탈지가 생기어 남과 죽음을 이미 다하고 깨끗한 행은 이미 서고 해야 할 일은 이미 다해 마쳐 다시는 뒷세상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

그 때 세존은 암바라촌에서 자유로이 계셨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위의를 차려라. 나는 장차 첨바촌·건다촌·바리바촌으로 가서 거기서 다시 부미성으로 가리라."

아난은

"."

하고 대답한 뒤, 곧 옷과 바루를 챙기어 모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길은 발지를 둘러 다른 성으로 갔다가, 부미성 북쪽에 있는 싱사파숲에 도착했다.

부처님은 모든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너희들에게 4대교법을 설명하리라.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라."

모든 비구들은 말했다.

", 세존이시여 즐겨 듣기를 원하나이다."

"무엇을 4라 하는가. 만일 어떤 비구가 말하기를 '여러분, 나는 어떤 촌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직접 부처님에게 들었고 직접 이런 계율과 이런 가르침을 받았다. 그것을 들은 사람은 그것을 믿지 않으면 안 된다. 또 그것을 헐 수도 없는 것이다' 하거든,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 허실을 참고하고 계율에 의하고 법에 의하여 그 본말을 연구해 보라. 그래서 그의 한 말이 경전도 아니요 계율도 아니요 법도 아니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다. 그것은 네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왜냐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대조해 보매 네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어긋난다. 현사여, 너는 그것을 받아 가지지 말라 또 남을 위해서도 말하지 말라. 너는 마땅히 그것을 버려라'.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네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의 하신 말씀이다. 왜냐 하면 우리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대조해 보매 네가 아까 한말은 법과 서로 맞다. 현사여, 너는 마땅히 그것을 받아 가지고 또 남을 위하여 그것을 널리 펴라. 부디 삼가 그것을 버리지 말라.' 이것이 제1의 큰 교법이다.

다시 어떤 비구가 말하기를

'여러분, 나는 어떤 촌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화합한 스님네들과 많이 들은 장로들에게서 직접 이러한 법과 이러한 계율과 이러한 가르침을 받았다. 그것을 들은 사람은 그것을 믿지 않으면 안 되고 또 그것을 헐 수 없는 것이다' 한다면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 허실을 참고하고 법과 계율에 대조하여 그 본말을 연구해 보아라. 만일 그가 한 말이 경도 아니요 율도 아니요 법도 아니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다. 너는 그 스님네와 장로들에게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왜 그러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대조해 보매 내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틀린다. 현사여, 너는 그것을 받아 가지지 말라. 그리고 남을 위하여 말하지도 말라. 마땅히 그것을 버리라.' 만일 그의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네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의 하신 말씀이다. 왜 그러냐 하면 우리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대조해 보매 네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맞는다. 현사여, 너는 마땅히 그것을 받아 가지고 또 남을 위하여 널리 펴라. 부디 삼가 버리지 말라.' 이것이 제2의 큰 교법이다.

다시 비구가 말하기를 '나는 어떤 촌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법을 가지고 율을 가지고 율의를 가진 많은 비구들에게서 그에게 직접 이러한 법 이러한 율 이러한 가르침을 받았다. 그것을 들은 자는 그것을 믿지 않을 수 없고 그것을 헐 자도 없는 것이다' 한다면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의 허실을 참고해 보고 법과 율에 대조해 그것을 연구해 보아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전도 아니요 계율도 아니요 법도 아니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다. 너는 그 많은 비구들에게서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왜 그러냐 하면 우리는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대조해 보매, 네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틀린다. 현사여, 너는 그것을 받아 가지지 말고 또 남을 위하여 말하지도 말라. 부디 그것을 버리라.' 만일 그의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네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의 하신 말씀이다. 왜냐 하면 우리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대조해 보매 네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맞는다. 너는 마땅히 그것을 받아 가지고 또 남을 위하여 널리 펴라. 부디 그것을 버리지 말라'. 이것이 제3의 큰 교법이다.

다시 비구가 말하기를 '나는 어떤 촌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법을 가지고 율을 가지고 율의를 가진 어떤 비구에게서 친히 그에게서 듣고 친히 이러한 법 이러한 율 이러한 가르침을 받았다. 그것을 들은 사람은 그것을 믿지 않으면 안 되고 또 그것을 헐 수도 없는 것이다.' 하거든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 허실을 참고하고 법과 율에 대조해 그 본말을 연구해 보아 만일 그가 한 말이 경도 아니요 율도 아니요 법도 아니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다. 너는 그 어떤 비구에게서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왜 그러냐 하면 우리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대조해 보매 네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틀린다. 현사여, 너는 그것을 받아 가지지 말고 또 남을 위하여 말하지도 말라. 마땅히 그것을 버리라.'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네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왜 그러냐 하면 우리가 모든 경전과 법과 계율에 대조해 보매 '네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맞다. 현사여, 마땅히 힘써 그것을 받아 가지고 남을 위하여 널리 펴라. 부디 버리지 말라.' 이것이 제4의 큰 교법이다."

그 때 부처님은 부미성에서 자유로이 계시면서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우리 함께 파바성으로 가자."

"."

하고 아난은 대답하고 곧 옷과 바루를 챙기어 모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길은 말라유를 둘러 파바성의 사두원에 이르렀다.

 

때에 대장장이 아들 춘다는 부처님이 말매를 거쳐 그 성에 오셨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곧 옷을 장식하고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로 그 발에 예배한 뒤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어 교화하시고 가르치시어 이롭고 기쁘게 하셨다. 춘다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믿는 마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 해 곧 부처님께 청했다.

"내일은 우리 집의 공양을 받으소서."

부처님은 잠자코 그것을 허가하셨다. 춘다는 부처님께서 허가하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돌아갔다.

그래서 그 밤으로 공양을 준비했다. 이튿날 시간이 되자 오직 성자는 그 때를 아시었다.

그 때 세존은 법복을 입으시고 바루를 드시고 대중들에 둘러싸이어 그 집으로 가 자리에 앉으셨다. 그 때 춘다는 음식을 차려 부처님과 스님네에게 바치고 따로 전단나무 버섯을 지졌다. 그것은 아주 진귀한 것으로 홀로 세존께만 드리었다. 부처님은 춘다에게 분부하셨다.

"이 버섯은 다른 비구들에게는 주지 말라."

춘다는 그 분부를 받고 감히 다른 비구들에게는 주지 못하였다. 때에 그 대중 가운데에는 한 장로 비구가 있었다. 그는 늙바탕에 비구가 된 자로서, 그 자리에서 다른 그릇에다 그 음식을 조금 얻어 먹었다. 그 때 춘다는 대중의 공양이 끝난 것을 보고 바루를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려 마쳤다.

 

그 때 춘다는 작은 자리를 가지고 와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은 점차로 그를 위해 설법하시고 가르치시어 이롭고 기쁘게 하셨다. 그리고 대중들은 둘러싸고 모시어 돌아갔다. 도중에 어떤 나무 밑에서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등병을 앓는다. 너는 자리를 깔라."

아난은

"."

하고 곧 자리를 깔았다. 부처님은 거기서 쉬시었다. 때에 아난은 작은 자리를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까 춘다는 뉘우치는 마음이 없었는가. 만일 그런 마음이 있었다면 그것은 무엇 때문이었던가."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춘다가 비록 공양을 바쳤지마는 그것은 아무 복도, 이익도 없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여래께서 그 집에서 마지막으로 공양을 받으시고 곧 반열반을 취하시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 말라, 그런 말 말라. 이제 춘다는 큰 이익을 거둘 것이다. 수명을 얻고 빛깔을 얻고 힘을 얻고 좋은 명예를 얻고 살아서는 많은 재보를 얻고 죽으면 하늘에 태어나 하고자 하는 것은 저절로 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부처가 처음으로 도를 이루었을 때 공양을 베푼 자와, 부처님이 멸도할 때에 다달아 공양을 베푼 자, 이 둘의 공덕은 똑 같아서 다름이 없는 것이다. 너는 지금 가서 그에게 말하라. '춘다여, 나는 친히 부처님에게서 듣고 나는 친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춘다여, 너는 공양을 베풀었기 때문에 이제 큰 이익을 거두고 큰 과보를 얻을 것이다'라고."

때에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그에게 나아가 말했다. '나는 친히 부처님에게서 들었고 친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춘다여, 너는 공양을 베풀었기 때문에 이제 큰 이익을 거두고 큰 과보를 얻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부처님이 처음으로 도를 얻었을 때에 공양을 베푼 자와 또 멸도하실 때에 다다라 공양을 베푼 자 이 둘의 공덕은 똑 같아서 다름이 없다.'

 

춘다는 공양을 베풀어 마치고

비로소 이런 말 처음 들었다.

여래의 병환은 위독해

그 목숨은 이제 장차 끝나려 하네.

 

비록 전단 버섯을 먹고

그 병세 더욱 더했다 하지만

병을 안은 채 여행길을 걸어

구이성으로 향해 가신다.'

 

때에 세존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잠깐 앞으로 걸어가시다가 어떤 나무 밑에서 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 등병의 고통이 아주 심하다. 자리를 깔아다오."

아난은

"."

하고 대답한 뒤, 곧 자리를 깔았다.

여래는 거기서 쉬시었다. 아난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때에 아라한 제자 복귀는 구이성에서 파바성을 향해 가고 있었다. 도중에서 나무 밑에 계시는 부처님을 뵈오매, 용모는 단정하고 모든 근은 고요하며 의를 잘 다루기 최상이며 제1의 적멸을 얻으셨었다. 그것은 마치 큰 용과 같고 물이 맑고 깨끗해 더러움이 없는 것 같았다. 그는 곧 즐겁고 기뻐 착한 마음이 생겼다.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로 그 발에 예배한 뒤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집을 떠나 수행하는 사람은 맑고 깨끗한 곳에 있으면서 한가히 있는 것을 즐거워하여 매우 기특하다. 5백대의 수레가 있어 그 곁을 지내가도 그것을 듣거나 보지 않는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어느 때 제 스승은 구이성과 파바성 중간쯤 되는 길 가 나무 밑에서 고요히 앉아 있었습니다. 때에 5백대의 수레가 그 곁을 지나갔습니다. 수레 소리가 우루루하고 울렸지마는 그는 깨어 있으면서 그것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 때에 어떤 사람은 내 스승에게 와서 물었습니다. '저기 지나가는 수레들을 보지 못하는가.' 대답하기를 '보지 않았다.' 또 묻기를 '들었는가.' 대답하기를 '듣지 않았다.' 또 묻기를 '당신은 여기 있었는가 다른 곳에 있었는가.' 대답하기를 '여기 있었다.' 또 묻기를 '정신이 있는가.' 대답하기를 '정신이 있다.' 또 묻기를 '당신은 깨어 있는가 자고 있는가.' 대답하기를 '자지 않고 있다.' 그 때 그 사람은 '이것은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집을 나와 수행하는 사람은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정진함으로써 저 수레소리가 우루루하고 울리지마는 깨어 있으면서 그것을 듣지 못한다' 하고 곧 스승에게 말했습니다. 저기 5백대 수레가 이 길을 따라 지내갔다. 수레 소리가 우루루하고 울리지마는 그래도 듣지 못한다. 어떻게 다른 소리를 듣겠는가.' 하면서 곧 스승에게 예배하고 기뻐하면서 떠나갔습니다."

부처님은 복귀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너는 마음대로 대답하라. 뭇 수레가 진동하지만 깨어 있으면서 그것을 듣지 못하는 것과, 우레가 천지를 진동하지만 깨어 있으면서 그것을 듣지 못하는 것과 어느 것을 어렵다고 하겠는가."

복귀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천만대의 수레 소리인들 어찌 우뢰소리와 같을 수 있겠습니까. 수레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아직 어려운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우뢰가 천지를 진동해도 깨어 있으면서 그것을 듣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어려운 것입니다."

부처님은 복귀에게 말씀하셨다.

"내 어느 때 아월촌에 노닐면서 어떤 초막에 있었다. 때에 검은 구름이 사납게 일어나면서 뇌성과 함께 벼락을 쳐서 네 마리 황소와 두 농부 형제를 죽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여 들었다. 때에 나는 초막에서 나와 거닐고 있었다. 그 대중 가운데서 어떤 사람이 내게 와 머리로써 내 발에 예배한 뒤 나를 따라 거닐었다. 나는 내 곁에 어떤 사람이 온 것을 알고 그에게 물었다. '저 대중들은 저렇게 모여 무엇하는가.' 그 사람은 내게 물었다. '아까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깨어 있었습니까. 자고 있었습니까.' 나는 대답했다. '나는 여기 있으면서 자지 않았다.' 그 때 그 사람은 희한한 말을 듣고 찬탄하면서 '정을 얻으면 부처님과 같이 되는 것이다. 뇌성 벽력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지마는 그러나 혼자 고요히 정에 들어 깨어 있으면서 듣지 못하였구나' 하고 이내 내게 말했다. '아까 검은 구름이 사납게 일어나 뇌성과 벼락이 있어 네 마리 황소와 농부 형제 두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래서 저 대중들이 모인 것입니다.' 하고 그 사람은 기쁜 마음으로 곧 법의 기쁨을 얻어 내게 예배하고 떠나갔느니라."

그 때 복귀는 백천량의 가치가 있는 황금색으로 빛나는 두 벌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꿇어앉아 손을 깍지끼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이 옷을 세존께 바칩니다. 원컨대 받아 주소서."

부처님은 복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옷 한 벌을 내게 주고 한 벌은 아난에게 주라."

그 때 복귀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한 벌은 여래에게 바치고 한 벌은 아난에게 주었다. 부처님은 그를 가엾이 여겨 곧 그것을 받아 주셨다. 때에 복귀는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고 가르치시어 그를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시론·계론·생천론을 설명하시고, 탐욕은 큰 재앙으로서 깨끗하지 못한 더러운 것이요 상루는 수행의 장애가 되고 번뇌를 벗어나는 요긴한 길을 찾는 것은 제일이된다' 고 하시었다.

부처님은 복귀의 마음이 기쁨에 차고 부드러워져 모든 개전(盖纏)이 없어지고 쉽게 교화될 줄을 아셨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의 떳떳한 법과 같이, 곧 그를 위하여 <고성제> <고집> <고멸> <고출요제>를 연설하셨다. 때에 복귀의 신심은 맑고 깨끗하기, 마치 흰 천이 빛깔을 쉽게 받는 것과 같았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괴로움을 여의고 모든 법에 대한 법눈이 생겼다. 그래서 법을 알고 법을 얻고 결정코 바르게 머물러 악도에 떨어지지 않게 되고 두려움이 없음을 성취하였다. 그래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지금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스님네께 귀하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제가 바른 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가해 주소서. 지금부터 목숨을 마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간음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제가 바른 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그는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일 세존께서 노닐으시면서 교화하시는 걸음이 파바성에 오시게 되거든 원하옵건대 뜻을 굽히시어 저희 촌락에도 들려 주소서. 왜냐 하오면 우리 집에 있는 모든 음식 의복과 와상과 탕약을 세존께 바치고자 하나이다. 만일 세존께서 받아 주신다면 우리 집안은 안락하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네 말은 좋다."

그 때, 세존은 복귀를 위해 설법하시고 가르치시어 이롭고 기쁘게 하셨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로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기뻐하면서 거기서 떠났다. 그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아난은 곧 황금빛으로 빛나는 옷을 여래에게 올렸다. 여래는 그를 가엾이 여겨 곧 그것을 받아 입으셨다.

그 때 세존의 용모는 조용하며 위엄의 광명은 불꽃처럼 빛나며 모든 근은 청정하고 얼굴 빛은 화열하시었다. 아난은 그것을 보고 가만히 생각했다. '내가 부처님을 모신지 25, 아직까지 부처님 얼굴이 저토록 광택이 있어 황금처럼 빛을 내는 것을 뵈온 적이 없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고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제가 부처님을 모신 지 25, 아직까지 부처님의 얼굴의 광명이 황금처럼 빛나는 것을 뵈옵지 못했습니다. 무슨 인연인지 모르겠나이다. 원하옵건대 그 까닭을 들려 주소서."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거기에는 두 가지 인연이 있어 여래의 얼굴빛이 보통 때보다 다르다. 1은 부처님이 처음으로 도를 얻어 위없는 정진의 깨달음을 이룬 때요, 2는 멸도하려고 하여 생명을 버리고 반열반에 드는 때다. 아난아, 이 두 가지 인연으로써 여래의 얼굴빛이 보통 때와 다르다."

그 때 부처님은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황금빛 옷은 빛나고 느긋하며

부드럽고 아름답고 곱고 깨끗하여라.

복귀는 이것을 나에게 바쳤나니

눈처럼 백호의 광명이 있네.'

 

부처님은 아난에게 명령하셨다.

"나는 목이 마르다. 물을 먹고 싶다. 너는 물을 가져 오너라."

아난은 여쭈었다.

"저기 상류에서 5백대 수레가 물을 건너고 있습니다. 그래서 흐려진 물이 아직 맑아지지 않아 발을 씻을 수 있어도 마실 수는 없습니다."

부처님은 세 번이나 명령하셨다.

"아난아, 물을 가져 오너라."

아난은 여쭈었다.

"구손강은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그 물은 맑고 시원해 마실 수도 있고 목욕할 수도 있습니다."

그 때에 어떤 귀신이 설산에 살면서 불도를 독실히 믿었다. 그는 곧 바루에다 여덟 가지 맑은 물을 떠다 부처님께 바쳤다. 부처님은 그를 가엾이 여겨 그것을 받으셨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은 여덟 가지 음성으로써

아난에게 물을 가져 오라 하셨다.

나는 목이 말라 물이 먹고 싶다.

물을 마시고는 구이성으로 가자.

 

부드럽고 연하고 평화롭고 맑은 소리

그것은 사람 마음을 즐겁게 한다.

아난은 부처님 좌우에 모셔

이내 부처님께 여쭈었나니.

 

저기 5백대 수레가 있어

흐름을 끊고 저쪽으로 건너네.

그것이 이 물을 흐리어 놓아

마시면 몸에 이롭지 않으리다.

 

구손강은 여기서 멀지 않다네.

그 물은 아름답고 맑고 시원하니

거기 가면 그 물을 마시기도 하고

또 몸소 목욕도 할 수 있으리.

 

설산에 사는 귀신이 있어

여래에게 여덟 가지 물을 바치다.

그 물을 마신 뒤에 씩씩한 위세

여러 대중 앞에서 사자 걸음 하시다.

 

그 물에는 용이 있어

맑고 트이어 더러움 없었나니

부처님 얼굴은 설산과 같아

조용하고 편안하게 구손을 건너다.'

 

그 때 세존은 곧 구손강으로 가시어 물을 마시고 또 목욕도 하신 뒤 대중들과 함께 거기서 떠나셨다.

가시는 도중에 어떤 나무 밑에서 쉬고 계셨다. 거기서 부처님은 춘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승가리를 네 겹으로 접어 여기 깔아라. 나는 등병이 아파 잠깐 쉬고 싶구나."

춘다는 분부를 받고 그대로 깔았다.

부처님은 거기 앉으셨다. 춘다는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반열반에 들고자 합니다. 저는 반열반에 들고자 합니다."

부처님은 그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이 때인 줄을 알라."

여기서 춘다는 곧 부처님 앞에서 반열반에 들었다. 때에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구손강에 가니

강물은 맑고 시원해 더러움 없고

사람 중에 높은 이 물에 들어가

목욕한 뒤 저 언덕에 건넜다.

 

대중 가운데 우두머리 되는

춘다에게 명령하였다

나는 이제 몸이 못내 지치었나니

너는 빨리 여기 자리 깔아라.

 

춘다는 이내 분부를 받고

옷을 네겹해 자리 깔았다

나는 이내 거기 쉬었다.

 

춘다는 앞에 나와 앉아

곧 나에게 물었나니

나는 멸도에 들고자 한다.

 

사랑도 없고 또 미움도 없는 곳

나는 이제 무량한 공덕의 바다

저기 저쪽으로 가고자 한다.

 

가장 훌륭한 내 그에게 이르기를

너는 너의 할 일을 이미 다했다.

이제 마땅히 이 때인 줄 알라.

 

내가 이미 허가함을 보고

춘다는 몇곱으로 정진을 더해

멸도로 들어갈 행 남음이 없어

기름이 다한 등불 꺼지듯 했다.'

 

때에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장례의 법은 어떻게 하리이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우선 잠자코 있어 너의 할 일이나 생각하라. 모든 신도들이 스스로 원해 처리할 것이다."

때에 아난은 다시

"부처님이 돌아가신 뒤 장례의 법은 어떻게 하리이까." 고 이렇게 세 번 여쭈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장례의 법을 알고자 하거든 마땅히 전륜성왕과 같이 하라."

아난은 또 여쭈었다.

"전륜성왕의 장례법은 어떠합니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전륜성왕의 장례법은 먼저 향탕으로 몸을 씻고 새 무명천으로 몸을 두루 감되 5백겹으로 차례대로 감고 몸을 황금관에 넣은 뒤에는 깨기름을 거기에 쏟아라. 다음에는 황금관을 들어 제2의 큰 쇠곽에 넣고 전단 향나무 곽으로 겉에 겹치고 온갖 향을 쌓아 그 위를 두껍게 덮고 그리고 그것을 다비에 붙여라. 다비를 마친 뒤에는 사리를 거두어 네거리에 탑을 세워 거기에 넣고 탑 표면에는 비단을 걸어 전국의 길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 법왕의 탑 보고 바른 교화를 사모해 많은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이다. 아난아, 네가 나를 장사지내려 하거든 먼저 향탕으로 몸을 씻고 새 무명천으로 몸을 두루 감되 5백겹으로 차례대로 감고 몸을 황금관에 넣은 뒤에는 깨기름을 거기에 쏟아라. 다음에는 황금관을 들어 제1의 큰 쇠곽에 두고 전단 향나무 곽으로 겉에 겹치고 온갖 향을 쌓아 그 위를 두텁게 덮고 그리고 그것을 다비에 붙여라. 다비를 마친 뒤에는 사리를 거두어 네거리에 탑을 세워 거기에 넣고 탑 표면에는 비단을 걸어 전국의 길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 부처님의 탑을 보고 여래 법왕의 도의 교화를 사모하여 살아서는 행복을 얻고 죽어서는 천상에 태어나게 하라."

때에 세존은 거듭 이 뜻을 관찰하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꿇어앉아 세존께 여쭈었다.

여래께서 이제 멸도하신 뒤에는

마땅히 어떤 법으로 장사하리까.

 

아난아, 너는 우선 잠자코 있어

너의 행할 일이나 잘 생각하라.

이 나라의 모든 신도들

스스로 즐거이 처리하리라.

 

아난이 이렇게 세 번 청하자

부처는 전륜왕의 장법을 말했다

여래의 몸을 장사하려 하거든

천으로 싸고 관곽에 넣고

 

네거리에는 탐묘를 세워

중생을 이익되게 하라

그것을 예배하는 모든 사람은

무량한 복을 모두 얻으리.'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천하에는 탑을 세울만한 이가 넷이 있다.

마땅히 탑을 세워 향과 꽃과 비단일산과 음악의 공양을 할 것이다. 어떤 것을 넷이라 하는가. 1은 여래로서 마땅히 그를 위하여 탑을 세울 것이다. 2는 벽지불이요, 3은 성문들이요, 4는 전륜왕이다. 이 네가지 사람은 마땅히 탑을 세워 향과 꽃과 비단일산과 음악의 공양을 받을 것이다."

그 때 세존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은 마땅히 제일탑을 세울 것이며

벽지불과 성문과 또 전륜성왕

그리고 또 4()을 다스리는 임금

이 넷은 마땅히 공양을 하여라.

 

그것은 여래의 말씀하신 바

부처님과 벽지불 그리고 성문

그 다음은 전륜왕의 탑이니라.'

 

그 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우리 함께 구이성 말라유의 쌍수사이로 가자."

아난은

"."

하고 대답한 뒤, 곧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을 둘러싸고 길을 걸어갔다. 때에 어떤 바라문이 있어 구이성에서 파바성으로 가는 도중, 멀리서 세존을 바라보았다. 용모는 단정하고 모든 근은 고요하였다. 그는 곧 기쁨에 넘쳐 착한 마음이 일어났다. 부처님께 나아가 문안을 드린 뒤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제가 사는 마을은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원하옵건대 고오타마시여, 저 마을에서 쉬시고 이른 아침에 공양을 드신 뒤 성으로 가소서."

부처님은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너는 이제 내게 이미 공양해 마쳤다."

때에 바라문은 세 번이나 간청했다. 부처님 대답은 처음과 같았다. 다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 내 뒤에 있다. 너는 그에게 네 뜻을 말하라."

그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곧 아난에게 나아가 인사를 마친 뒤 한쪽에 서서 아난에게 말했다.

"내가 사는 마을은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고오타마께서 저기 가서 쉬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른 아침에 공양을 마치 신 뒤 성으로 가십시오."

아난은 대답했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바라문이여, 그대는 이미 우리에게 공양해 마쳤다."

바라문은 세 번이나 간청했다. 아난은 다시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날이 너무 덥고 또 저 마을은 너무 멀다. 그리고 부처님은 너무 피로해 계신다. 수고롭게 할 필요가 없다."

그 때 부처님은 이 사정을 관찰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깨끗한 눈은 나그네 길을 떠나

못내 지치어 쌍수로 향하였다

바라문은 멀리서 나를 바라보고

곧 다가와 머리를 조아렸다.

 

제가 사는 마을은 여기서 가깝나니

가엾이 여겨 한 밤만 쉬사이다

이른 아침에 공양을 올리리니

그것을 받으시고 저 성으로 향하시라.

 

바라문이여 내 몸은 피로했다

길은 멀어서 돌 수 없구나

저 시봉하는 자 내 뒤에 있으니

너는 거기 가 네 뜻을 말하라.

 

바라문은 부처님의 시키심 받고

곧 아난의 처소로 갔다.

오직 원컨대 우리 집에 쉬시고

내일 아침에 공양 받고 떠나라.

아난은, 그만 두라 그만 두라.

지금은 날이 더워 갈 수 없노라.

 

세 번을 청했으나 원을 풀지 못하고

바라문의 마음은 안타깝고 답답했다.

아아 이 세계의 모든 유위법

그것은 흘러 변해 항상 있지 않나니

이제 나는 저 두 나무 사이에서

번뇌가 없어진 몸 아주 없애리.

 

부처와 벽지불 그리고 성문들

일체는 모두 반열반에 들어간다.

무상은 선택함이 없기

마치 불이 산숲을 태우듯 하네.'

 

그 때 세존은 구이성으로 들어가 말라유족의 본생처인 쌍수 사이를 향해 가시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위하여 쌍수 사이에 누울 자리를 마련하되 머리는 북쪽으로 얼굴은 서쪽으로 향하게 하라. 왜 그러냐 하면 내 법이 널리 퍼져 장차 북방에서 오래 머무를 것이다."

아난은

"."

하고 대답한 뒤 자리를 깔되 북쪽으로 머리를 향하도록 했다.

그 때에 부처님은 스스로 승가리를 네겹으로 접어 오른 쪽 옆구리를 붙이고 사자처럼 발을 포개고 누우셨다.

때에 쌍수 사이에 있는 모든 귀신들로서 부처님을 독실히 믿는 자들은 때 아닌 꽃으로써 땅에 뿌렸다.

그 때에 세존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쌍수의 신들은 때 아닌 꽃으로써 내게 공양했다. 그러나 이것은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 아니다."

아난은 여쭈었다.

"그러면 어떤 것을 일러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라 하나이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잘 법을 받아 그 법을 잘 행하면 그것을 일러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라 한다."

부처님은 이 뜻을 관찰하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은 쌍수 사이에 있어

고요한 마음으로 누워 계실때

나무 신들은 마음이 청정하여

부처님 위에 꽃을 뿌리네.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나니

어떤 것을 일러 공양이라 하는가.

법을 받으면 능히 잘 행해

깨달음의 꽃을 일러 공양이라 하니라.

 

수레바퀴 같은 자금의 꽃을

부처님께 뿌려도 공양 되지 못하고

오온·육입·십팔계는 <> 없는 것

그것이 첫째가는 공양이 되느니라.'

 

그 때, 범마나는 부처님 앞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에게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너는 물러가라. 내 앞에 있지 말라."

때에 아난은 잠자코 있으면서 가만히 생각했다.

'이 범마나는 항상 부처님의 좌우에 있어서, 부처님의 시중을 들고 있다. 그는 반드시 여래를 존경하여 보고 보아도 싫증이 없을 것이다. 이제 부처님은 최후에 다다르셨다. 그러므로 그로 하여금 지켜보게 하실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를 물러가라 하시니 그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래서 아난은 곧 옷을 바루고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범마나는 언제나 부처님 곁에 있으면서 시중을 들어 왔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부처님을 공경하고 부처님을 뵈옵기 싫증이 없을 것입니다. 이제 부처님은 최후이십니다. 마땅히 부처님을 지켜보도록 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러하온데 명령하여 물러가라 하시니 그것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구이성 밖 12유순은 다 큰 신천들이 사는 집으로서 빈틈이 조금도 없다. 이 모든 대신들은 다 이 비구가 내 앞에 서 있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무슨 까닭인가. '지금은 부처님의 최후로서 곧 멸도에 드시려 하고 있다. 우리들 모든 신은 부처님을 한번 뵈옵기를 원하고 있지마는 이 비구는 큰 위엄과 덕이 있어 광명이 눈부시어 우리들로 하여금 부처님께 친근하고 예배하고 공양하지 못하게 한다.'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다. 아난아, 이런 인연이 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명령하여 물러가라고 한 것이다."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거룩한 비구는 원래 어떠한 덕을 쌓고 어떠한 행을 닦았기에, 지금 그 위엄과 덕이 이러하나이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오랜 과거 91겁 전에 이 세상에 부처님이 있어 비바시라고 이름했다. 때에 이 비구는 환희심을 가지고 손에 풀 횃불을 잡아 그의 탑을 비추었다. 이 인연으로써 지금 그 위엄의 광명은 위로 12 8천에 사무쳐 모든 하늘신의 광명으로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 때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보잘 것 없는 작은 성 거칠고 허물어진 땅에서 멸도하시지 마소서. 왜 그러냐 하오면 보다 큰 나라들이 있습니다. 즉 첨파대국·비사리국·왕사성·밧지국·사위국·가비라국·바라나국들이 그것입니다. 그 땅에는 백성들이 많고 불법을 즐거이 믿습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는 반드시 그 사리를 잘 공경하고 공양할 것입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그런 생각을 가지지 말라. 이 땅을 일러 보잘 것 없다고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옛날 이 나라에 왕이 있어 이름을 대선견이라 하였다. 그리고 그 때는 이 성을 구사바제라 하여 그 대왕의 도성이었다. 길이 480, 넓이는 280. 그 때에 쌀과 곡식은 풍성해 천하고, 백성들은 불꽃처럼 왕성하였었다. 그 성은 7겹이요 성을 둘러싼 난간도 또한 7겹이었다. 무늬를 아로새기고 각하고 사이사이에 보배 방울을 달았었다. 그 성의 길이는 일곱 길이요, 높이는 열두 길이었다. 성위의 다락집은 높이 열두 길, 기둥 둘레는 세 길이었다. 금성에는 은문, 은성에는 금문, 유리성에는 수정문, 수정성에는 유리문이었다. 그 성 주위에는 4보로 장엄하고 사이사이의 난간도 또한 4보로 했었다. 금다락에는 은방울이요 은다락에는 금방울이었다. 보배참호는 일곱겹으로서 그 가운데에는 연꽃·우발라꽃·발두마꽃·구물두꽃 분타리꽃이 피어 있었다. 밑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고 길 양쪽에 다린(多隣) 나무가 났다. 그 금나무는 은잎과 은꽃과 은열매요, 그 은나무는 금잎과 금꽃과 금열매였다. 수정나무는 유리꽃 유리열매요 유리나무는 수정꽃 수정열매였다. 다린나무 사이에는 여러 욕지가 있어 그 물은 맑고 깊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었고 4보의 벽돌로써 그 가장자리에 섬돌을 놓았었다. 금사다리에는 은발판, 은사다리에는 금발판이요, 유리사다리의 층계는 수정으로 발판을 만들고 수정사다리의 층계는 유리로 발판을 만들었었다. 에워싼 난간은 빙 둘러 서로 있고 그 성의 곳곳에는 다라나무가 서 있었다.

그 금나무는 은잎 은꽃 은열매요, 그 은나무는 금잎 금꽃 금열매요, 수정나무는 유리꽃 유리열매요, 유리나무는 수정꽃 수정열매였다. 나무 사이에는 또 네 가지의 보배 못이 있어 네 가지의 꽃이 피어 있었다. 거리와 골목은 잘 정돈되어 줄이 서로 맞고 바람은 온갖 꽃을 불어 길가에 요란스러웠다. 실바람이 사방에서 일어나 모든 보배나무를 불면 거기서 나는 부드러운 소리는 마치 하늘 음악 같았다. 그 나라 사람들은 남녀 노소 할 것이 없이 서로 더불어 그 나무 사이에서 놀면서 스스로 즐기었다. 그 나라에는 언제나 열가지 소리가 있다. 고동소리·북소리·소고소리·노래소리·춤소리·악기소리·코끼리소리·말소리·수레소리·음식을 먹으면서 장난하고 웃는 소리가 그것이다. 그 때에 대선견왕에게 7보가 갖추어 있었고 또 왕은 4덕이 있어 4천하의 주인이었다. 어떤 것을 7보라 하는가. 1은 금륜보 2는 백상보 3은 감마보 4는 신주보 5는 옥녀보 6은 거사보 7은 주병보이다.

어떻게 선견대왕은 금륜보를 성취했던가. 왕은 언제나 보름달이 밝을 때에는 향탕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오르면 아름다운 여자들은 그를 둘러싸고 저절로 윤보가 갑자기 나타나 앞에 있다. 바퀴에는 천개의 바퀴살이 있어 광택이 구족하다. 그것은 하늘장색이 만든 것으로서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요, 순금으로 되어 바퀴의 직경은 14척이다. 대선견왕은 가만히 생각했다. '나는 일찍 덕이 높은 노장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머리에 물을 부어 새로이 왕이 된 찰제리족의 왕이 보름달이 밝을 때에 향탕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오르면 아름다운 여자들이 둘러싸고 금수레가 스스로 갑자기 나타나 앞에 있다. 바퀴에는 천개의 바퀴살이 있어 광택이 난다. 그것은 하늘장색이 만든 것으로서 세상이 가진 것이 아니다. 순금으로 되었고 바퀴의 직경은 14척이다. 그 왕은 전륜성왕이라 한다. 이제 이 수레가 나타나는 것도 그런 일이 아닌가. 이제 나는 이 <윤보>를 시험해 보리라.'

때에 대선견왕은 곧 4()을 모으고, <금륜보>를 향해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오른 손으로 금수레바퀴를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너는 동방을 향해 법다이 굴러 떳떳한 법칙을 어기지 말라.' 수레는 곧 동으로 굴렀다. 때에 선견왕은 곧 4병을 거느리고 그 뒤를 따라갔다. 금륜보가 앞으로 나아갈 때에는 그 앞에 4신이 있어 인도했다. 수레가 멈출 때에는 왕도 곧 멈추었다. 그 때에 동방의 모든 작은 나라 왕들은 이 대왕이 오는 것을 보고 금바루에는 은곡식을 담고 은바루에는 금곡식을 담아 왕에게 와서 머리로 절하고 아뢰었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방의 토지는 살찌고 풍성하며 백성들은 불꽃같이 왕성합니다. 그들은 성질이 어질고 화하며 사랑하고 효도하며 충성되고 유순합니다. 원컨대 대왕은 여기서 정치를 행하십시오. 우리들은 마땅히 좌우에서 모셔 명령을 받겠습니다'고 했다.

때에 선견대왕은 그들 소왕들에게 '그만 두라 그만 두라. 제현들이여, 그대들은 이미 나를 공양해 마쳤다. 다만 바른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려라. 부디 치우치거나 억울하게 하지 말라. 온 나라 안에 법 아닌 것이 행하지 않게 하라. 이것이 곧 <내가 다스리는 것>이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소왕들이 이 가르침을 받고 곧 대왕을 따라 여러 나라를 돌고 동쪽 바닷가에 이르렀다.

이렇게 남방·서방·북방으로 수레바퀴가 가는 곳마다 모든 국왕들이 각각 그 국토를 바치는 것은 동방의 모든 작은 왕들과 같았다. 이 때에 선견왕은 금수레바퀴를 따라 4()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도로써 교화하고 백성들을 안위시킨 뒤 다시 본국 구사파제성으로 돌아왔다. 때에 금륜보는 궁문 위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금륜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진실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을 금륜보의 성취라 한다.

다음에는 어떻게 선견왕은 <백상보>를 성취했던가. 때에 선견왕은 이른 아침에 정전에 올라가 앉아 있을 때 저절로 상보가 갑자기 나타나 앞에 있었다. 그 털은 하얗고 7()는 편편하며 힘으로 능히 날아다녔다. 그 머리는 잡색으로서 여섯 어금니는 가늘고 순금으로 사이를 메웠다. 때에 왕은 그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코끼리는 훌륭하다. 만일 잘 다루면 내가 타기에 적당할 것이다.' 곧 시험해 다루어 보매 모든 능력이 갖추어져 있었다. 때에 선견왕은 스스로 코끼를 시험하고자 했다. 그것을 타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와 4해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아침 때에 돌아왔다. 때에 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흰 코끼리는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진실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을 백상보의 성취라 한다.

다시 어떤 것이 선견왕의 <마보>의 성취인가. 때에 선견왕이 맑은 아침에 정전 위에 앉아 있을 때 저절로 마보가 갑자기 나타나 앞에 있었다. 몸은 검푸른 빛으로서 갈기와 꼬리는 붉었다. 머리와 목은 코끼리와 같고 힘으로 능히 날아다녔다. 때에 선견왕은 그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말은 훌륭하다. 만일 잘 다루면 내가 타기에 알맞을 것이다.' 곧 시험해 다루어 보매 모든 능력을 구비해 있었다. 때에 선견왕은 그것을 시험하고자 했다. 곧 그 위에 타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가 4해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아침 때에 돌아왔다. 때에 왕은 기뻐 뛰면서 '이 검푸른 말은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진실로 전륜성왕이 되었다'고 했다. 이것을 감마보의 성취라 한다.

다시 어떤 것이 선견왕의 <신주보>의 성취인가. 때에 선견왕이 이른 아침에 정전 위에 앉아 있을 때 저절로 신주보가 갑자기 나타나 앞에 있었다. 바탕과 빛은 맑고 트이어 흠도 티도 없었다. 때에 왕은 그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구슬은 묘하고 좋다. 만일 광명이 있으면 이 궁전안을 비추리라.' 때에 왕은 이 구슬을 시험하고자 했다. 4병을 불러 이 보배구슬을 높은 깃대 위에 두었다. 밤의 어두움 속에서 깃대를 들고 성을 나가매 그 구슬의 광명은 모든 군사 무리들을 비추기 마치 낮과 같았다. 군사들 바깥으로도 두루 뻗치어 1 유순을 비추었다. 그 때 성중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 일을 시작하면서 낮이라고 했다. 때에 왕은 이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이제 이 구슬은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진실로 전륜성왕이 되었다'고 했다. 이것을 신주보의 성취라 한다.

다시, 어떤 것이 선견왕의 <옥녀보>의 성취인가. 그 때 옥녀보가 갑자기 나타났다. 안색은 조용하고 얼굴은 단정했다. 길지도 짧지도 않고 굵지도 가늘지도 않으며 검지도 희지도 않고 억세지도 부드럽지도 않았다. 겨울에는 몸이 따스하고 여름에는 몸이 시원했다. 온 몸의 털구멍으로는 전단의 향기를 내고 입으로는 우발라꽃의 향기를 내었다. 말씨는 부드럽고 연하며 거동은 편안하고 상냥하였다. 먼저 일어나고 나중 앉기에 그 마땅함과 법칙을 잃지 않았다. 때에 선견왕은 맑고 깨끗해 집착이 없어 마음으로 잠깐도 생각하지 않았거늘 하물며 다시 친근하려 했겠는가. 때에 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옥녀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진실로 전륜성왕이 된 것이다.' 이것을 옥녀보의 성취라 한다.

다시, 어떤 것이 선견대왕의 <거사보>의 성취인가. 때에 거사 장부가 갑자기 스스로 나타났다. 보물창고에는 저절로 재보가 무량했다. 거사가 과거에 지은 복으로 얻은 눈은 능히 땅속에 묻혀 있는 보물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주인이 있는 것인지 주인이 없는 것인지 다 보아 알았다. 주인이 있는 것은 잘 보호해 주고 주인이 없는 것은 그 것을 가져다 왕의 쓰임새에 이바지했다. 때에 거사보는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왕이여, 재물이 필요하더라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내가 스스로 마련하겠습니다.' 때에 선견왕은 거사보를 시험하고자 했다. 곧 명령해 배를 준비하고 뱃놀이를 시작했다. 왕은 거사에게 말했다. '나는 황금이 필요하다. 너는 빨리 내게 바쳐라.' 거사는 대답했다. '대왕이여, 언덕에 갈 때까지 잠간 기다리소서.' 왕은 이내 재촉했다. '나는 여기서 쓸 데가 있다.' 지금 곧 가지고 오라.'

때에 거사보는 왕의 엄한 명령을 받고 곧 배 위에 꿇어앉아 오른 손으로 물 속을 더듬었다. 물 속에서 보물이 든 병이 손을 따라 나왔다. 마치 벌레가 나무를 기어 오르는 것같이 그 거사보도 역시 그러하여 손을 물속에 넣으면 보물은 손을 따라 올라 와 어느새 배에 가득했다. 그래서 왕에게 아뢰었다. '아까는 쓸 재물을 요구하시더니 지금은 얼마나 필요합니까.' 왕은 거사에게 말했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나는 이제 필요없다. 아까는 그저 시험해 보았을 뿐이다. 너는 이제 내게 공양해 마쳤다.' 때에 거사는 왕의 말을 듣고 곧 모든 보물을 물속으로 도로 던져 버렸다. 그 때 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거사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을 거사보의 성취라한다.

다시 어떤 것이 선견대왕의 <주병보>의 성취인가. 그 때 주병보는 갑자기 나타났다. 지혜롭고 꾀있고 웅장하고 용맹스럽고 영웅의 도략으로 혼자 결단하였다. 그는 곧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이여, 어떤 토벌 할 일이 있으면 걱정하지 마소서. 제가 스스로 처리하겠습니다.' 선견왕은 주병보를 시험하고자 했다. 4병을 모아 놓고 그에게 명령했다. '너는 지금 이 군사를 써 보라. 아직 모이지 않은 자는 모으고 이미 모인 자는 놓아 주라. 아직 계엄하지 않은 자는 엄숙하게 하고 이미 계엄하던 자는 풀어 주라. 아직 가지 않은 자는 가게 하고 이미 간 자는 머무르게 하라.' 주병보는 왕의 말을 듣고 곧 4병을 부렸다. 아직 모이지 않은 자는 모으고 이미 모인 자는 놓아 주었다. 아직 계엄하지 않은 자는 계엄하게 하고 이미 계엄하게 된 자는 풀어 주었다. 아직 가지 않은 자는 가게 하고 이미 간 자는 머무르게 하였다. 때에 선견왕은 그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주병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진실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아난아 이것을 선견전륜성왕이 성취한 7보라 한다.

아난아, 어떤 것을 <사신덕>이라 하는가. 1은 오래 살고 일찍 죽지 않아 아무도 따르지 못하는 것이다. 2는 몸이 건강하고 병이 없어 아무도 따르지 못하는 것이다. 3은 얼굴 모양이 단정하여 아무도 따르지 못하는 것이다. 4는 보물 창고가 가득 차 아무도 따르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을 전륜왕이 성취한 7보와 4공덕이라 한다. 아난아, 그 때에 선견왕은 오랫만에 수레를 타고 뒷동산으로 놀러 나가 곧 시자에게 말했다.

'너는 마땅히 수레를 고이 몰아 편안하고 조용하게 하라. 무슨 까닭인가, 나는 국토와 인민이 안락하여 근심이 없는가를 자세히 관찰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백성들은 길에서 왕의 행차를 보고 다시 시자에게 말했다. '너는 잠깐 천천히 가라. 우리는 거룩한 왕의 높은 모습을 뵈옵고자 한다.' 아난아, 그 때에 선견왕은 백성들을 사랑해 기르기를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는 것 같고, 국민들이 왕을 사모하기는 마치 아들이 아버지를 우러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들이 가진 바 보물을 모조리 왕에게 바치면서 '원컨대 받아 주시어 마음대로 써 주소서'라고했다. 그 때에 왕은 대답했다. '그만 두어라, 여러분 내게는 보물이 있다. 그대들이 써라.'

또 어느 때 왕은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제 궁전을 짓자.' 마침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백성들은 왕에게 와서, 각각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이제 왕을 위하여 궁전을 짓겠습니다.' 왕은 대답했다. '나는 이제 너희들의 공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보물이 있어 넉넉히 집을 지을 수 있다.' 때에 백성들은 되풀이해 왕에게 아뢰었다. '저희들은 왕과 함께 궁전을 짓겠습니다' 왕은 백성들에게 말했다. '나는 너희들 뜻을 따르리라.'

그 때 백성들은 왕의 허락을 얻어 곧 84천대의 수레에 금을 싣고 와서 구사파제성에 법전을 지었다. 도리천의 제2의 묘장천자는 생각했다. '오직 나만이 능히 선견왕과 함께 정법전을 세울 수 있다.' 아난아, 그래서 묘장천은 정법전을 세웠다. 길이는 60리 넓이는 30, 4보로 장엄했다. 그 기초는 평평하고 바르고 일곱겹의 보배벽돌로 그 계단을 쌓았다. 그 법전의 기둥은 84천이었다. 금기둥에는 은주두, 은기둥에는 금주두, 유리 수정의 기둥과 주두도 또한 그러했다. 법전의 둘레를 둘러싸고 네 난간이 있어 모두 4보로 되었다. 또 네개의 섬돌로 되었다. 그 법전의 위에는 84천의 보배다락이 있다. 금다락에는 은으로 창을 만들고 은다락에는 금으로 창을 만들었다. 수정 유리의 다락과 창도 또한 그러했다. 금다락에는 은평상 은다락에는 금평상이 있어 곱고 부드러운 금실로 짠 자리를 그 위에 깔았다. 수정 유리 다락과 평상도 또한 그러했다. 그 법전의 광명이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하는 것은 마치 태양이 너무 밝아 바로 보는 사람이 없는 것과 같았다.

선견왕은 혼자서 생각하였다. '내 이제 이 법전의 좌우에 다린(多隣) 동산의 연못을 만드리라.' 곧 못을 만드는데 길이와 넓이는 1유순이었다. 또 생각했다. '이 법전 앞에는 법못을 만드리라.' 곧 그것을 만드는데 길이와 넓이는 1 유순이었다. 그 물은 맑고 깨끗하고 조촐하여 더러움이 없었다. 4보의 벽돌로 그 밑을 쌓았다. 못 사방에는 난간을 둘렀다. 그것은 모두 황금 백은 수정 유리의 4보로 합해 만들었다. 그 못물 가운데에는 여러 가지 꽃, 우발라꽃·발두마꽃·구물두꽃· 분타리꽃이 있어 미묘한 향기를 내어 사방에 풍겼다. 그 못 4면의 육지에도 꽃이 났다. 아혜물다꽃·첨복꽃·파라라꽃·수만타꽃·파사가꽃·단구마리꽃 들이었다. 사람을 시켜 못을 맡아 보게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어가 목욕하거나 유희하면 물은 맑고 시원하여 사람들이 뜻을 따라, 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장을 주고 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밥을 주었다. 의복이나 거마나 향화나 재보도 사람의 뜻을 거스르지 않았다.

아난아, 그 때 선견왕에게는 84천의 코끼리가 있었다. ·으로 장식하고 보주를 목에 걸어 재상왕을 제1로 삼았다. 84천의 말이 있었다. ·은으로 장식하고 보주를 목에 걸어 역마왕을 제1로 삼았다. 84천의 수레가 있었다. 사자의 가죽줄에 4보로 장엄하여 금륜보를 제1로 삼았다. 84천의 구슬이 있어 신주보를 제1로 삼았다. 84천의 옥녀가 있어 옥녀보를 제1로 삼았다. 84천의 거사가 있어 거사보를 제1로 삼았다. 84천의 찰제리가 있어 주병보를 제1로 삼았다. 84천의 성이 있어 구사파제성을 제1로 삼았다. 84천의 궁전이 있어 정법전을 제1로 삼았다. 84천의 다락이 있어 대정루를 제1로 삼았다. 84천의 평상이 있어 모두 황금과 백은의 온갖 보배로 된 것이다. 그 위에는 곱고 부드러운 담요와 털자리를 깔았다. 84천의 억의 옷이 있어 초마의·가시의·겁파의를 제1로 삼았다. 84천의 음식이 있어, 날마다 차려지는데 그 맛은 각각 달랐다.

아난아, 때로 선견왕은 84천의 코끼리 중에서 제1인 재상을 타고 이른 아침에 구사파제성을 나가 천하를 주름잡고 4해를 두루 돌다가 잠깐 사이에 돌아와 성으로 들어가 아침 밥을 먹었다. 84천의 말중에서 제1인 역마보를 타고 이른 새벽에 나가 놀아 천하를 주름잡고 4해를 두루 돌다가 잠깐 사이에 돌아와 성으로 들어가 아침밥을 먹었다. 84천의 수레 중에 제1인 금륜보에 역마를 매어 타고 이른 새벽에 나가 놀아 천하를 주름잡고 4해를 두루 돌다가 잠깐 사이에 돌아와 성으로 들어가 아침 밥을 먹었다. 84천의 신주 중에 제1인 신주보로써 궁전 안을 비추어 밤낮으로 언제나 환했다. 84천의 옥녀 중에 제1인 옥녀보는 착하고 현명하여 그 좌우에서 시중들었다. 84천의 거사 중에서 재물을 쓸 일이 있으면 거사보에게 맡겼다. 84천의 찰제리 중에서 토벌할 일이 있으면 주병보에게 맡겼다. 84천의 성 중에서 다스리는 서울은 구시나성에 있었다. 84천의 궁전 중에서 왕이 항상 거처하는 곳은 정법전에 있었다. 84천의 다락 중에서 왕이 항상 거처하는 곳은 대정루에 있었다. 84천의 자리 중에서 왕이 항상 있는 곳은 파리가자리에 있었으니 그것은 편안히 선하기 때문이다. 84천억의 옷 위에는 묘한 보배로 장식했으니 그것은 마음대로 입는 것은 부끄럽기 때문이다. 84천의 음식 중에서 왕이 항상 먹는 것은 자연반이었으니 만족할 줄 알기 때문이다.

때에 84천의 코끼리가 와서 왕에게 나타날 때에 뛰고 밟으며 서로 충돌해 중생을 다치게 하는 것이 이루 셀 수 없었다. 때에 왕은 생각했다. '이 코끼리들이 자주 와서 손상되는 일이 많다. 지금부터는 백년만에 한 마리씩 나타는 것만을 허락한다.' 이렇게 차례로 백년만에 나타나 한 번 돌면 다시 시작했다."

 

#제목:장아함2-3 유행경 후

2. 유행경 (신수장경 : 1- / 한글장경 : -93 / 남전장경 : D.16

 

그 때에 세존은 말라유족의 발생지인 구이성의 차루 동산 안에 있는 쌍수 사이에서 장차 멸도하려 할 때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구리성에 들어가 모든 말라유 사람들에게 알려라. '여러분, 마땅히 알라, 여래는 오늘 밤중에, 차루 동산의 쌍수 사이에서 멸도에 드시리라. 너희들은 가서 의심되는 것을 묻고 가르쳐 경계하시는 것을 직접들으라. 이 때를 놓쳐 뒷날에 후회를 남기지 말라."

이 때에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어느 비구와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구이성으로 들어갔다. 그 때 5백의 말라유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 한 곳에 모여 있었다. 때에 모든 말라유 사람들은 아난이 오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아난에게 말했다.

"웬일입니까. 존자가 이 성에 들어오는 것은 이렇게 저문 날에 무슨 일이 있습니까."

아난은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내 그대들에게 큰 이익되는 일을 알리고자 여기 왔노라. 그대들은 마땅히 알라. 여래께서는 오늘 밤중에 반열반에 드시리라. 너희들은 가서 의심되는 것을 묻고 그 교계를 직접 받아라. 이 때를 놓쳐 뒷날에 후회를 남기게 하지 말라."

그 때 모든 말라유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소리를 높여 슬피 부르고 땅에 쓰러져 기절했다가 다시 깨어났다. 그것은 마치 큰 나무가 뿌리가 빠지매 가지들이 부러지는 것과 같았다. 그들은 다같이 소리를 높여 말했다. '부처님의 멸도하심은 어이 이리도 빠른가! 부처님의 멸도하심은 어이 이리도 빠른가. 중생들은 길이 쇠하고 세상에는 눈이 없어졌구나.' 이 때에 아난은 모든 말라유 사람들을 위로하면서 말했다.

"그쳐라, 그쳐라. 슬퍼하지 말라. 천지 만물은 한번 나서 끝나지 않는 것이 없다. 그것은 모두 인연이 모여 된 것으로서 언제까지나 있게 하고자 해도 그리 될 수 없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모임에는 떠남이 있고 삶에는 반드시 다함이 있다'."

 

때에 모든 말라유 사람들은 각각 서로 말했다.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데리고, 또 흰 천 5백장을 가지고 다같이 쌍수로 가자.'

모든 말라유 사람들은 각기 집으로 돌아가 그 가족을 이끌고 또 흰천을 가지고 구리성을 나와 쌍수 사이로 가서 아난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아난은 멀리서 그들이 오는 것을 보고 스스로 생각했다. '저들은 사람이 많다. 만일 낱낱이 부처님을 뵈오려면 다 뵈옵기 전에 부처님이 먼저 멸도하실 것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초저녁에 그들로 하여금 동시에 부처님을 뵈옵게 하리라.' 5백명 말라유 사람과 및 그 가족을 데리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로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섰다. 아난은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누구 누구의 모든 말라유들과 및 그 가족들은 세존의 기거가 어떠하신가 문안드리나이다."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너희들은 오느라고 수고했다. 나는 너희들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또 병도 고통도 없게 하리라."

 

아난은 곧 모든 말라유와 그 가족들을 데리고 가 부처님을 뵈옵게 하였다. 모든 말라유들은 머리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에 세존은 그들을 위하여 무상을 설법하여 가르치시어 이롭고 기쁘게 하셨다. 때에 모든 말라유들은 법을 듣고 기뻐하면서 곧 5백장의 흰 천을 세존께 바쳤다. 부처님은 그것을 받으셨다. 모든 말라유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이 때에 구리성 안에 한 바라문이 있었다. 이름을 수발이라고 했다. 나이 백 이십이나 되는 늙은 장로로서 지혜가 많았다. 부처님께서 오늘 밤에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신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 생각했다.

'나는 법에 있어서 의심이 있다. 다만 고오타마만이 내 뜻을 풀어 줄 것이다. 지금 마땅히 때를 놓치지 말고 스스로 힘써서 가리라.'

그는 곧 그 밤으로 구리성을 나가 쌍수사이로 가서 아난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인사를 마치고 한쪽에 서서 아난에게 말했다.

'나는 들었습니다. 오늘 밤에 고오타마께서 멸도하신다는 말을. 그래서 여기 왔습니다. 한번 뵈옵고자 합니다. 나는 법에 있어서 의심이 있습니다. 원컨대 고오타마를 뵈옵고 내 의심을 한번 풀고 싶습니다. 어떻게 뵈올 틈이 있겠습니까'

아난은 대답했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수발이여, 부처님은 병을 앓고 계신다. 번거로우시게 하지 말라.'

수발은 거듭 간청을 했다. '나는 들었습니다. 여래가 이 세상에 한번 나타나시는 것은 마치 우발라꽃이 가끔 한번씩 피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여기 와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의심을 풀고자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뵈올 틈이 있겠습니까.'

아난은 먼저와 같이 대답했다. '부처님은 병을 앓고 계신다. 번거로우시게 하지 말라.'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를 막지 말라. 들어오기를 허락하라. 의심을 풀려 하는 것이니 조금도 귀찮을 것 없다. 만일 내 법을 들으면 그는 반드시 깨달아 알 것이다."

아난은 곧 수발에게 '그대가 부처님을 뵈옵고 싶거든 마땅히 지금이 그 때인 줄 알라' 고 말했다. 수발은 곧 들어가 인사를 마치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법에 있어서 의심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 의심을 풀어 주실 틈이 있겠습니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대는 마음대로 물어라."

수발은 곧 여쭈었다.

"어떻습니까 고오타마시여, 여러 다른 무리들이 있어 스스로 스승이라 일컫습니다. 불란가섭·말가리교사리·아부타시사금파라·파부가전·살야비야리불·니건자들입니다. 이 모든 스승들에게는 각각 다른 법이 있습니다. 고오타마께서는 그것을 다 아십니까, 그것을 다 모르십니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그것을 논한다면. 나는 그것을 다 알고 있다. 이제 나는 그대를 위하여 깊고 묘한 법을 설명하리라.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이것을 생각하라."

수발은 가르침을 받았다. 부처님은 그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법 가운데서 팔성도가 없으면 곧 제일의 사문의 과·4의 사문의 과가 없으리라. 수발이여, 곧 모든 법 중에서 팔성도가 있기 때문에 제1의 사문과 제4의 사문과가 있다. 수발이여, 이제 내 법 중에는 8성도가 있다. 그러므로 제 일의 사문과 제4의 사문과가 있다. 외도의 무리들은 사문과가 없느니라."

그 때 세존은 수발을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나이 스물 아홉에

집을 떠나 착한 도를 구했다.

수발아, 나는 부처가 된지

이제 벌써 오십년이다.

 

계와 정과 지혜의 행

혼자 있으며 깊이 생각했나니

이제 법의 종요로움 말했노라.

이 밖에는 사문이 없다.'

 

부처님은 수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비구가 다 능히 자기를 잘 거두어 잡는다면, 곧 이 세간은 아라한이 비지 않을 것이다."

이 때 수발은 아난에게 말했다.

"사문 고오타마를 따라 이미 범행을 행했고 지금도 행하고 장차도 행하는 모든 사람들은 큰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아난이여, 당신은 여래를 모시고 범행을 닦아 또한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나도 한번 여래를 뵈옵고 의심되는 바를 물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한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지금은 여래께서 곧 제자의 기별로써 내게 수기해 주셨습니다."

그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이제 여래의 법 가운데서 집을 나와 비구가 되어 구족계를 받을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은 수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다른 종교의 바라문만이 내 법 가운데서 범행을 닦으려 하는 자는 4개월 동안 그 사람의 행과 그 뜻과 성질을 펴 보아야 한다. 모든 위의를 갖추어 빠지거나 실수가 없는 자라야 내 법에서 구족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수발아, 마땅히 알라. 그러나 오직 그 사람의 행에 있을 뿐이다."

수발은 다시 여쭈었다.

"외도 이학은 부처님 법 가운데서 4개월 동안 시험삼아 그 사람의 행과 그 뜻과 성질을 살펴보아서 모든 위의를 갖추어 빠지거나 실수가 없는 자라야 구족계를 받을 수 있다면 이제 저는 4년 동안 부처님의 바른 법 가운데서 심부름해서 모든 위의를 갖추어 빠지거나 실수하는 일이 없고서야 이에 구족계를 받고자 하나이다."

부처님은 수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아까 오직 사람의 행에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수발은 곧 그 밤으로 집을 나와 계를 받았다. 그래서 범행을 깨끗이 닦고 현재에서 자기 자신 스스로 지혜를 체험해 얻었다.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해야 할 일을 이미 해 마치고 실다운 지혜를 얻어 다시는 뒷 세상의 목숨을 받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밤이 아직 깊지 않아 아라한이 되었다. 그를 여래의 최후의 제자라 한다. 수발은 곧 먼저 멸도하고 부처님은 뒤가 되셨다.

 

이 때에 아난은 부처님 뒤에 서서 평상을 만지면서 슬피 울어 스스로 억제하지 못했다. 흐느끼면서 말하기를 '여래의 멸도하심은 어이 이리 빠르십니까. 세존의 멸도하심은 어이 이리 빠르십니까. 큰 법이 빠지고 흐림은 어이 이리 빠르십니까. 중생은 길이 쇠하고 세간에는 눈이 없어졌구나. 무슨 까닭인가. 나는 부처님의 은혜를 입어 이미 학지에는 있지마는 아직 공부를 이루지 못했는데 부처님은 그만 멸도하시는구나'고 하였다.

그 때에 세존은 그것을 아시고 일부러 물으셨다.

"아난 비구는 지금 어디 있는가."

여러 비구들은 여래에게 여쭈었다.

"아난 비구는 지금 부처님 뒤에 서서 평상을 어루만지면서 슬피 울어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흐느끼면서 말하기를 '여래의 멸도하심은 어이 이리 빠르십니까. 세존의 멸도하심은 어이 이리 빠르십니까. 큰 법이 빠지고 흐림은 어이 이리 빠르십니까. 중생은 길이 쇠하고 세간에는 눈이 없어졌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부처님의 은혜를 입어 이미 학지에는 있지마는 아직 공부를 이루지 못했는데 부처님은 그만 멸도하시는구나'고 합니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그쳐라, 그만 그쳐라. 걱정하지 말라. 슬피 울지 말라. 네가 나를 섬긴 뒤로부터 지금까지 몸의 행에는 사랑이 있어 둘도 없고 한량도 없었다. 말의 행에도 사랑이 있어 둘도 없고 한량도 없었다. 뜻의 행에도 사랑이 있어 둘도 없고 한량도 없었다. 아난아, 너는 내게 공양했다. 그 공덕은 매우 크다. 비록 모든 하늘이나 악마나 범천이나 사문이나 바라문들도 공양한 일이 있었지마는 아무도 너에게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너는 그저 정진하라. 멀지 않아 도를 이루리라."

그 때 세존은 또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의 시봉하는 제자들도 모두 아난과 같았고 미래의 모든 부처님을 시봉하는 제자들도 또한 아난과 같다. 그런데 과거의 부처님들의 시봉하는 제자는 말한 뒤에야 비로소 알았다. 지금 내 아난은 눈만 들면 곧 안다. '여래는 모름지기 이렇게 하시리라. 세존은 모름지기 이렇게 하시리라.' 이것은 이 아난만이 가진 과거에 일찍 없었던 법이다. 너희들은 이것을 가져야 한다. 전륜성왕에게는 사종의 기특한 미증유한 법이 있다. 어떤 것을 4라 하는가. 성왕이 행차할 때에는 온 나라 백성들이 모두 와서 맞이한다. 그들은 보고는 기뻐하고 가르침을 듣고 또 기뻐한다. 그들은 그 위엄스런 모습을 우러러보고는 싫증을 내는 일이 없다. 전륜성왕이 혹은 머무르고 혹은 앉고 혹은 누울 때 나라 안의 백성들은 모두 왕에게 와서 왕을 보고 기뻐하고 가르침을 듣고 또 기뻐한다. 위엄스러운 얼굴을 우러러보고는 싫증을 내는 일이 없다. 이것이 전륜성왕의 4종의 기특한 법이다. 지금 우리 아난에게도 4종의 기특한 법이 있다. 어떤 것을 4라고 하는가. 아난이 잠자코 비구 무리들에게로 들어가면 그들은 모두 기뻐하고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명하면 그것을 듣고 또 기뻐한다. 그리고 그 거동과 얼굴을 보거나 그 설법을 듣고는 싫증을 내지 않는다. 또 아난이 잠자코 비구니 무리·우바새 무리·우바이 무리 속으로 가면 그들은 모두 함께 기뻐하고 혹은 그들에게 설법해 주면 그 들은 그것을 듣고 또 기뻐한다. 그리고 그 거동과 얼굴을 보거나 그 설법을 듣고는 싫증을 내는 일이 없다. 이것이 아난의 사종의 미증유의 기특한 법이다."

그 때 아난은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현재 사방에 있는 사문으로서 나이 늙고 지혜도 많아 경과 율을 밝게 알고 덕이 맑고 행이 높은 자들이 와서 세존을 뵈오려 하므로 나는 친히 나가 만나고 예경하고 또 안부를 물었습니다.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는 그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므로 우러러 볼 데가 없을 것입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걱정하지 말라. 모든 족성의 자제들에게는 항상 4()이 있다. 어떤 것을 4라고 하는가. 1은 부처님의 나신 곳을 생각하고 기뻐하여 보고자 하며 기억해 잊지 않고 아쉬워하고 사모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2는 부처님이 처음으로 도를 얻은 곳을 생각하고 기뻐하여 보고자 하며 기억해 잊지 않고 아쉬워하고 사모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3은 부처님이 법바퀴를 굴리신 곳을 생각하고 기뻐하여 보고자 하며 기억해 잊지 않고 아쉬워하고 사모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4는 부처님이 반열반하신 곳을 생각하고 기뻐하여 보고자 하며 기억해 잊지 않고 아쉬워하고 사모하는 생각을 내는 것이다. 아난아, 내가 반열반에 든 뒤에 모든 족성의 남녀들은 '부처님의 나신 때의 공덕은 어떠하고 부처님의 도를 얻은 때의 신력은 어떠하며 부처님이 법바퀴를 굴린 때에 사람을 구제한 것은 어떠하고 멸도에 다달은 때에 남긴 법은 어떠하다'는 것을 생각하여 각각 그 곳으로 나가 돌아다니면서 모든 탑사를 예경하면 그들은 죽어 다 하늘에 태어날 것이다. 도를 얻는 자는 제외한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반열반한 뒤에 모든 석종들이 와서 수도하는 자가 되기를 구하는 자에게는 마땅히 집을 떠나기를 허락해 구족계를 주고 지체하고 시험을 하지 말라. 모든 이학 바라문들이 와서, 수도하는 자가 되기를 구하는 자에게도 또한 집을 떠나기를 허락하고 구족계를 주되 4개월을 시험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그들은 다른 주장을 가졌으므로 조금만 지체하면 곧 저의 주장이 나올 것이다."

그 때 아난은 길게 꿇어 앉아 손을 깍지끼고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천노 비구니는 노예 무리로서 처음부터 제 고집대로 부리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는 어떻게 하리이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멸도한 뒤에 만일 저 천노가 위의에 따르지 않고 교계를 받지 않거든 너희들은 마땅히 함께 범단벌을 행하라. 모든 비구들에게 명령하여 더불어 말하지 말고 서로 오고 가기와 가르치기와 일하기를 함께 하지 말라."

이 때 아난은 다시 부처님꼐 여쭈었다.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모든 여자로서 아직 가르침을 받지 못한 자는 어떻게 하리이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서로 보지 말라."

아난은 또 여쭈었다.

"만일 서로 본다면 어떻게 하리이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더불어 말하지 말라."

아난은 또 여쭈었다.

"만일 더불어 말한다면 어떻게 하리이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마땅히 스스로 마음을 걷어 잡아라. 아난아, 너는 여래가 멸도한 뒤에는 다시 보호할 이가 없어 닦아 오던 것을 잃으리라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은 하지 말라. 내가 깨달음을 얻은 뒤로 지금까지 말한 경과 계는 곧 너를 보호하고 네가 가져야 할 것이다. 아난아, 오늘부터 비로소 모든 비구들에게 '소소한 계는 버리고 위 아래는 서로 화해 마땅히 예도를 따르라'고 일러라. 이것이 집을 떠난 자의 공경하고 순종하는 법이다."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만일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대해서 의심이 있고 도에 대해서 의심이 있거든 마땅히 빨리 물으라. 이 때를 놓쳐 후일에 뉘우치지 말라. 내가 현재 살아 있는 동안에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모든 비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부처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만일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대해서 의심이 있고 도에 대해서 의심이 있거든 마땅히 빨리 물으라. 마땅히 이 때를 놓쳐 후일에 뉘우치지 말라. 내가 현재 살아 있는 동안에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모든 비구들은 또 잠자코 있었다. 부처님은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만일 스스로 부끄러워하여 감히 묻지 못하겠으면 마땅히 친한 벗을 통해 빨리 와서 물으라. 마땅히 이 때를 놓쳐 후일에 뉘우치지 말라."

때에 모든 비구는 또 잠자코 있었다.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믿습니다. 이 무리들은 모두 깨끗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비구도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의심하거나 도를 의심하는 자는 없습니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그런 줄 안다. 이 무리들 가운데 가장 어린 비구도 다 도의 자취를 보아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일곱 번을 오가고 나면 반드시 괴로움의 끝을 다할 것이다."

그 때 세존은 곧 천 이백의 제자들에게 그들이 얻을 바의 도의 과를 기별하셨다. 때에 세존은 울다라승을 헤치고 금빛 팔을 내어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생각하라. 여래가 때때로 세상에 나오는 것은 마치 우발라꽃이 가끔 한번씩 피는 것과 같다."

그 때 세존은 거듭 이 뜻을 관찰하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오른 팔은 자금의 빛깔

부처님의 나타나심 영서화와 같다.

오고가는 행은 항상됨 없나니

멸을 나타냄에 있어 방일이 없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방일하지 말라. 나는 방일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정각을 이루었다. 한량없는 온갖 착함도 또한 방일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되는 것이다. 일체 만물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이것이 여래의 최후의 말씀이다."

이에 세존은 곧 초선정에 들어갔다. 초선정에서 일어나 제2선에 들어가고 제2선에서 일어나 제3선에 들어가고 제3선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들어갔다. 4선에서 일어나 공처정에 들어가고 공처정에서 일어나 식처정에 들어가고 식처정에서 일어나 불용정에 들어갔다. 불용정에서 일어나 유상무상정에 들어가고 유상무상정에서 일어나 멸상정에 들어갔다.

이 때에 아난은 아나율에게 물었다.

"세존은 이미 반열반에 들으셨습니까."

아나율은 말했다.

"아직 들지 않았습니다. 아난이여, 세존은 지금 멸상정에 있습니다. 나는 옛날 부처님에게 직접 들었습니다. 4선에서 일어나 곧 반열반한다고."

세존은 <멸상정>에서 일어나 <유상무상정>에 들어가고 <유상무상정>에서 일어나 <불용정>에 들어가고 <불용정>에서 일어나 <식처정>에 들어가고 <식처정>에서 일어나 <공처정>에 들어가고 공처정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들어갔다. 4선에서 일어나 제3선에 들어가고 제3선에서 일어나 제2선에 들어가고 제2선에서 일어나 제1선에 들어갔다. 1선에서 일어나 제2선에 들어가고 제2선에서 일어나 제3선에 들어가고 제3선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들어갔다. 4선에서 일어나 부처님은 반열반하셨다.

마침 그 때에 땅은 크게 진동하여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은 다 놀랐다. 어둡고 그윽하여 해와 달이 비치지 않는 모든 곳도 다 큰 광명을 입어 각각 서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서로들 '저 사람은 여기서 태어났고 저 사람은 여기서 태어났구나'고 말했다. 그 광명은 두루 비치어 모든 하늘의 광명보다 더했다. 도리천은 허공 중에서 만타라꽃·우발라꽃·발두마꽃·구물두꽃·분타리꽃을 여래 위에 흩고, 또 여러 사람에게 흩었다. 또 하늘의 전단가루향을 부처님 위에 흩고 또 여러 대중들에게 흩었다. 그 때 부처님은 돌아가셨다.

 

때에 범천왕은 허공 중에서 게송으로 말했다.

 

'일체 중생의 무리들은

다 마땅히 모든 음을 버려라

부처님은 위없는 높은 어른이거니

이 세간에는 그를 짝할 이 없네.

 

여래는 큰 성웅이시라

두려움 없는 신통력 있네

세존은 응당히 오래 사실 걸

그런데 이제 멸도하시네.'

 

그 때 제석천은 또 게송으로 말했다.

 

'인연의 모인 행은 항상됨 없어

다만 흥하고 쇠하는 법일 뿐이다

한번 난 자는 죽지 않는 법 없나니

부처님의 멸도는 즐거운 것이다.'

 

비사문천왕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복나무의 큰 수풀

위없는 복의 사라

공양을 받는 좋은 밭이시여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셨네.'

 

아나율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부처님은 무위로서 머무르시고

나고 드는 숨길을 쓰지 않는다

본래 적멸에서 와

그 태양은 이제 여기서 빠지셨네.'

 

범마나 비구도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게으르고 교만한 마음이 없고

자기를 단속하여 높은 지혜 닦네

집착도 없고 물들음 없어

애욕을 떠난 위없는 높은 이네.'

 

아난 비구도 또 게송으로 말했다.

 

'하늘과 사람들 두려움 품어

그 때문에 몸의 털은 꼿꼿이 서네

일체를 모두 성취했나니

정각은 멸도를 취하셨도다.'

 

금비라신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세간은 모두 보호자 잃고

중생은 길이 눈멀었도다

정각으로서 사람 중의 영웅인

석가의 사자를 뵐 수 없구나.'

 

밀적역사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이 세상이나 또 뒷 세상에

범천 세계의 모든 하늘사람도

다시는 또 사람의 영웅인

석가의 사자를 뵈올 수 없네.'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부처님 룸비동산에서 나

그 도는 널리 흘러 퍼졌네.

돌아와 본래 난 곳에 이르러

무상한 몸을 길이 버렸네.'

 

쌍수의 나무신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어느 때에 또 다시 때 아닌

꽃으로 부처님께 흩으리

십력의 공덕을 두루 갖추신

여래는 멸도를 취하셨도다.'

 

그 때 사라 동산 수풀신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여기는 가장 묘하고 즐거운 땅

부처님은 여기서 생장하시고

곧 여기서 법바퀴 굴리시고

또 여기서 반열반 멸도하셨네.'

 

사천왕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여래는 위없는 지혜를 가지시어

언제나 무상을 말씀하시네

중생의 괴로움의 결박을 풀으시고

필경에는 적멸에 들으셨나니.'

 

도리천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여러 억천만겁 동안을

위없는 도를 구해 이루셨나니

중생들의 괴로움의 결박을 풀으시고

필경에는 적멸에 드시었도다.'

 

염천왕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이것은 부처님 최후의 옷

지금까지 여래의 몸 싸고 있었네

부처님은 이미 멸도했나니

이 옷은 장차 어디에 줄까.'

 

도솔천왕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이것은 이 최후의 몸

음과 계는 여기서 멸하였나니

걱정도 없고 기쁨도 없고

다시 늙고 죽음의 근심도 없느니라.'

 

화자재천왕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부처님은 오늘 한밤중 지나

오른쪽 옆구리를 깔고 누우시네

이 사라 동산에 있어

석가의 사자는 멸도하셨네.'

 

타화자재천왕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세간은 길이 쇠하고 어두워라.

큰 별과 달은 갑자기 떨어졌네.

무상이 덮치자

큰 지혜의 태양 길이 덮였네.'

 

모든 비구들도 또 게송을 지어 말했다.

 

'이 몸은 물거품 위태롭고 약하거니

또 누가 마땅히 이것을 즐겨하리.

부처님의 금강의 몸 이미 얻었었건만

그래도 무상으로 무너지시네.

 

모든 부처님의 금강의 몸도

모두 또한 무상으로 돌아가도다.

빨리 없어지기 작은 눈 같나니

그 나머지야 또 무엇이 다르랴!'

 

부처님께서 멸도하시고 나자 모든 비구들은 슬피 곡하고 기운을 잃어 몸을 땅에 던져 딩굴고 부르짖으면서 스스로 억제하지 못했다. 그래서 흐느끼면서 말했다.

'여래의 멸도하심은 어이 그리 빠르신가. 세존의 멸도하심은 어이 그리 빠르신가. 큰 법이 빠지고 가리워짐은 어이 그리 속하신가. 중생은 길이 쇠하고 세간에는 눈이 없어졌구나.'

그것은 마치 큰 나무가 뿌리가 뽑히매 가지들이 꺾인 것 같고, 또 끊어진 뱀이 뒹굴고 헤매면서 어쩔 바를 모르는 것처럼 모든 비구들도 역시 이와 같이 슬피 울고 기운이 막혀 몸을 땅에 던지고 뒹굴고 부르짖으면서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고 한숨 쉬면서 말했다. '여래의 멸도하심은 어이 그리 빠르신가. 세존의 멸도하심은 어이 그리 빠르신가. 큰 법이 빠지고 가리워짐은 어이 그리 속하신가. 중생들은 길이 쇠하고 세간에는 눈이 없어졌구나.'

그 때 아나율 장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다.

'그쳐라, 그쳐라. 슬퍼하지 말라. 모든 하늘은 위에 있어 혹 괴이히 여겨 꾸짖으리라.'

모든 비구는 아나율에게 물었다.

'위에는 얼마만한 하늘이 있습니까.'

'허공에 충만해 있다. 어떻게 다 계량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모두 공중에서 헤매고 떠들며 슬피 부르짖고 가슴을 치고 뛰며 눈물을 흘리면서 말한다. 여래의 멸도하심은 어이 그리 빠르신가. 세존의 멸도하심은 어이 그리 빠르신가. 큰 법이 빠지고 가리워짐은 어이 그리 속하신가. 중생은 길이 쇠하고 세간에는 눈이 없어졌구나'. 그것은 마치 큰 나무가 뿌리가 뽑히매 가지들이 꺾이는 것 같고, 또 끊어진 뱀이 뒹굴고 헤매면서 어쩔 바를 모르는 것 같이, 이 때에 모든 하늘은 또 공중에서 헤매고 떠들며 슬피 부르짖고 가슴을 치고 뛰며 눈물을 흘리면서 말한다. '여래의 멸도하심은 어이 그리 빠르신가. 세존의 멸도하심은 어이 그리 빠르신가. 큰 법이 빠지고 가리워짐은 어이 그리 속한가. 중생은 길이 쇠하고 세간에는 눈이 없어졌구나.'

때에 모든 비구들은 밤이 새도록 법어를 강하고 나서 아나율은 아난에게 말했다.

'그대는 성에 들어가 모든 말라유들에게 말하라. 부처님은 이미 멸도하셨다. 보시하고 공양하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이 때를 놓치지 말라고."

아난은 곧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 비구를 데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성으로 들어갔다.

멀리서 오백명의 말라유들이 무슨 일이 있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모든 말라유들도 아난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일어나 맞이하면서 그 발에 예배하고 서서 아난에게 말했다.

"어찌 이렇게 일찍 오십니까."

아난은 대답했다.

"나는 이제 그대들에게 큰 이익을 주고자 하여 이 새벽에 여기 온 것이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라. 여래는 어젯밤에 이미 멸도하셨다. 그대들은 보시하고 공양하고자 하거든 이 때를 놓치지 말라."

모든 말라유들은 이 말을 듣고 비통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눈물을 닦으면서 '부처님의 멸도는 어이 그리 빠르신가. 세간의 눈이 없어짐은 어이 그리 빠르신가!'고 외쳤다. 아난은 대답했다.

"그만 그쳐라. 그만 그쳐라. 슬피 울지 말라. 유위로 하여금 변역하지 않게 하고자 해도 그리 될 수 없는 것이다. 부처님도 일찍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나는 자에게는 죽음이 있고, 모임에는 떠남이 있다. 일체의 은혜와 사랑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모든 말라유들은 각각 서로 말했다.

'우리는 각각 돌아가서 모든 향과 꽃과 또 음악을 마련해 빨리 쌍수로 가서 사리를 공양하자. 그리고 하루가 지나거든 부처님의 몸을 평상 위에 놓고 말라유의 동자들로 하여금 평상의 네 귀를 들게 하고 깃발과 일산을 받들어 가지고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고 음악을 아뢰어 공양하자. 동쪽 성문으로 들어가 거리를 둘러 백성들로 하여금 공양하게 하고 거기서 서쪽 성문으로 나와 높고 드러난 장소에 가서 다비에 붙이자.' 때에 모든 말라유들은 이 말을 마치고 각각 자기 집으로 돌아가 향과 꽃과 음악을 마련해 쌍수로 나아가 사리를 공양했다.

하루가 지난 뒤 부처님 몸을 평상 위에 놓고 모든 말라유들이 와서 평상을 함께 들었다.

그러나 그것을 들려지지 않았다. 아나율은 모든 말라유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우선 그만 두라. 부질없이 애쓰지 말라. 지금 모든 하늘이 와서 그 평상을 들고자 한다."

모든 말라유들은 말했다.

"하늘은 무슨 뜻으로 이 평상을 들고자 하는가."

아나율은 말했다.

"그대들은 향과 꽃과 음악으로써 사리를 공양하고 하루를 지낸 뒤 부처님의 몸을 평상 위에 두고 말라유의 동자들을 시켜 평상의 네 귀를 들게 하고 깃발과 일산을 받들어 가지고 향을 사르고 꽃을 흩고 음악을 아뢰어 공양하고 그리고 동쪽 성문으로 들어가 모든 거리를 둘러 백성들로 하여금 모두 공양하게 하고 그 다음에는 서쪽 성문으로 나가 높고 드러난 곳에 사유에 붙이려고 했다. 그러나 모든 하늘의 생각에는 사리를 칠일 동안 받들어 두고 향과 꽃과 음악으로써 예경하고 공양한 다음에 부처님 몸을 평상 위에 두고 말라유의 동자들로 하여금 평상의 네 귀를 들게 하고 깃발과 일산을 받들어 가지고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뭇 음악으로써 사리를 공양하고 동쪽 성문으로 들어가 모든 거리를 둘러 백성들로 하여금 모두 공양하게 하고 그 다음에는 서쪽 성문으로 나가 니련선하를 건너 천관사에 가서 다비에 붙이고자 한다. 이것이 위의 하늘들의 뜻으로서 평상을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말라유들은

"유쾌하구나 그 말이여, 하늘의 뜻을 따르리라."

모든 말라유들은 서로 말했다. '우리들은 먼저 성으로 들어가 거리와 골목길을 닦고 물을 뿌려 쓸고 향을 사루자. 그리고 여기 돌아와 칠일 동안 사리를 공양하자.'

모든 말라유들은 곧 함께 성으로 들어가 거리와 골목길을 닦고 물을 뿌려 쓸고 향을 살랐다. 그리고 성을 나와 쌍수 사이에서 향과 꽃과 음악으로써 사리를 공양했다.

칠일을 마치자 해가 저물 때에 부처님 몸을 평상 위에 두고 말라유 동자들은 네귀를 받들어 들었다. 깃발과 일산을 받들어 가지고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고 뭇 음악을 잡히면서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라 편안하고 조용하게 행진했다. 때에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만다라꽃·우발라꽃·발두마꽃·구물두꽃·분타리꽃과 하늘의 전단가루향을 사리 위에 흩어 거리에 가득 찼다. 모든 하늘은 음악을 아뢰고 귀신들은 노래를 불렀다. 때에 모든 말라유들은 서로 이야기 했다. '우선 사람의 음악은 두고 하늘의 음악을 청해 사리를 공양하자.' 이에 말라유들은 평상을 받들고 차츰 나아갔다. 동쪽 성문으로 들어가 여러 거리와 골목에 멈추어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고 음악을 아뢰어 공양했다.

 

그 때 말라유의 대신 로이의 딸이 있었다. 그녀는 불도를 독실히 믿고 있었다. 손에 수레바퀴만한 황금꽃을 받들어 사리에 공양했다. 어떤 노파가 있어 소리를 높여 칭찬했다.

'이 모든 말라유들은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여래는 마지막에는 여기서 멸도하셨다. 온 나라의 선비와 백성들은 유쾌하게 공양하는구나.'

모든 말라유들은 공양을 베풀어 마치고 다시 북문으로 나가 니련선하를 건너 천관사에 이르렀다. 평상을 땅에 두고 아난에게 물었다.

"우리들은 마땅히 다시 무엇으로써 공양하리까."

아난은 대답했다.

"나는 직접 부처님에게 들었고 직접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사리를 장사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전륜성왕의 장례법과 같이 하라고."

모든 말라유들은 또 아난에게 물었다.

"전륜성왕의 장례법은 어떻습니까."

아난은 대답했다.

"부처님의 말씀에, 장례법은 먼저 향탕으로써 그 몸을 씻고 새 겁파의로써 두루 몸을 싸되 오백겹으로 차례대로 몸을 싼 뒤 황금관에 넣고 기름을 거기에 쏟는다. 다시 황금관을 들어 제2의 쇠곽 속에 두고 전단향 나무곽으로 그 겉을 겹싸고 온갖 기이한 향을 쌓아 그 위를 두터이 덮고 다비에 붙인다. 다시 사리를 주워 네 거리에 탑을 세워 거기에 넣고 겉에는 비단을 걸어 지나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 왕의 탑을 보고 그 바른 교화를 사모하여 많은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이다. 아난아, 네가 나를 장사하고자 하거든 먼저 향탕으로써 목욕시키고 새 겁파의로 두루 몸을 싸되 오백겹으로 차례대로 싸고 몸을 황금관 안에 넣고 깨기름을 쏟아라. 다시 황금관을 들어 제2의 쇠곽 속에 두고 전단향나무곽으로 겉을 겹싸고 온갖 기이한 향을 쌓아 그 위를 두터이 덮고 그리고 그것을 다비에 붙여라. 다시 사리를 주워 네 거리에 탑을 세워 그 안에 넣고 겉에는 비단을 걸어 모든 길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 그 불탑을 보고 여래법왕의 도의 교화를 사모하게 하여 살아서는 행복을 얻고 죽어서는 천상에 태어나게 하는 것이다. 도를 얻은 자는 제외한다고.'

 

때에 모든 말라유들은 서로 말했다.

'우리는 성으로 돌아가 장구·향화·겁파의···향유 및 흰 천을 마련하자.' 말라유들은 곧 함께 성으로 들어가 장구들을 마련했다.

천관사로 돌아와 깨끗한 향탕으로써 부처님 몸을 씻고 새 겁파의로 두루 몸을 감되 오백겹으로 차례대로 몸을 싸고 몸을 금관에 넣어 깨기름을 쏟았다.

다시 금관을 들어 제2의 큰 쇠곽 속에 두고 전단향나무곽으로 겉을 겹싸고 뭇 기이한 향을 그 위에 쌓았다. 때에 <로이>라는 말라유 대신이 있었다. 그는 큰 횃불로 불적을 태우려 했다. 그러나 불이 붙지 않았다. 다른 말라 대신이 잇달아 불을 붙였지마는 역시 불은 붙지 않았다.

아나율은 여러 말라유들에게 말했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여러분 그것은 당신들이 능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불이 자꾸 꺼지고 붙지 않는 것은 다 모든 하늘의 뜻입니다."

말라유들은 또 물었다.

"모든 하늘은 무슨 뜻으로 불을 붙지 못하게 합니까."

아나율은 말했다.

"큰 가섭이 그 제자 오백명을 거느리고 지금 파바국에서 오는 도중에 있다. 아직 다비에 붙이기 전에 부처님 몸을 뵈옵고자 하므로 하늘은 그 뜻을 알고 불을 붙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말라유는 또 말했다.

'원컨대 그 뜻을 이루도록 하리라.'

그 때 가섭은 오백명 제자를 데리고 파바국에서 오는 도중에 있었다. 길에서 한 니건타를 만났다. 그는 손에 만다라꽃을 쥐고 있었다. 큰 가섭은 멀리서 니건타를 보고 가까이 가 물었다.

"너는 어디서 오는가."

그는 대답했다.

"나는 구리성에서 옵니다."

가섭은 또 물었다.

"너는 우리 스승님을 아는가."

그는 답했다.

"압니다."

또 물었다.

"우리 스승님은 살아 계시는가."

그는 대답했다.

"멸도하신지 벌써 칠일이 지났습니다. 나는 거기서 오는데 이 하늘꽃을 얻었습니다."

가섭은 이 말을 듣고 슬퍼했다. 그 때 오백의 비구들도 부처님이 멸도하셨다는 말을을 듣고 모두 슬피 울면서 뒹굴고 부르짖어 스스로 억제하지 못했다. 그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여래의 멸도하심은 어이 그리 빠르신가. 세존의 멸도하심은 어이 그리 빠르십니까. 큰 법이 빠지고 가리워짐은 어이 그리 속하는가. 중생은 길이 쇠하고 세간에는 눈이 없어졌구나.'

마치 큰 나무가 뿌리채 뽑히매 가지들이 꺾인 것 같고, 또 끊어진 뱀이 뒹굴고 헤매어 나아가는 길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 대중 가운데 발난타라는 석가족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비구들을 만류하면서 말했다.

"너희들은 걱정하지 말라. 세존이 멸도하였으므로 우리는 이제 자유를 얻었다. 그 늙은이는 항상 말했다. '이것은 마땅히 행하라. 이것은 마땅히 행하지 말라'. 지금부터는 나는 내 마음대로 하리라."

가섭은 이 말을 듣고 슬픈 마음에 더욱 불쾌했다. 곧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다.

"빨리 옷과 바루를 단속하라. 곧 쌍수로 가서 아직 다비에 붙이기 전에 부처님을 뵈옵자."

그 때 모든 비구들은 큰 가섭의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가섭을 모시고 따랐다.

구리성으로 들어가 니련선하를 건너 천관사에 도착했다.

아난에게 가서 인사를 마치고 한쪽에 앉아 아난에게 말했다.

"우리들은 아직 다비에 붙이기 전에 사리를 뵈올 수 있겠습니까."

아난은 대답했다.

"아직 다비에는 붙이지 않았지마는 다시 뵈옵기는 어렵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부처님 몸은 벌써 향탕으로 목욕시키고 겁파의로 감되 오백겹으로 싸고 금관에 넣어 철곽에 두고 전단향나무곽으로 그 겉을 겹싸 덮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 몸을 다시 뵈옵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가섭은 세 번이나 청했지마는 아난의 대답은 처음과 같았다.

'그러므로 부처님 몸을 뵈옵기는 어렵습니다'.

때에 가섭은 마침 향더미로 향해 갔다. 때에 부처님은 겹곽 속에서 두 발을 나란히 내었다. 발에는 이상한 빛이 있었다. 가섭은 그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아난에게 물었다.

"부처님의 몸은 금빛인데 지금 발은 왜 이상합니까."

아난은 대답했다.

"아까 어떤 노파가 있어 못내 슬퍼하면서 앞으로 나아가 손으로 부처님 발을 어루만졌습니다. 그 때 눈물이 그 위에 떨어졌기 때문에 그 빛이 이상합니다."

가섭은 그 말을 듣고 매우 불쾌했다. 곧 향더미를 향해 부처님의 사리에 예배했다. 때에 사부중과 및 위의 모든 하늘도 동시에 예배했다. 이에 부처님의 발은 갑자기 사라졌다. 큰 가섭은 향더미를 세 번 돌고 게송을 지어 말했다.

 

'모든 부처님 짝할 데 없는 분의

거룩한 그 지혜는 이루 헬 수 없나니

짝할 데 없는 거룩한 지혜

나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옵네.

 

짝할 데 없는 높은 사문은

가장 높아서 더러움 없네.

모니는 사랑의 가지를 끊은

큰 신선으로서 천인에서 높은 이

사람 중에서 제일의 영웅

나는 이제 머리 조아려 예배하옵네.

 

고행에는 짝할 이 없고

집착을 떠나 사람을 가르치며

물듦도 없고 티끌도 때도 없는

위없는 어른에게 머리 조아립니다.

 

세 가지 때는 이미 다하여

공하고 고요한 행을 즐기며

둘도 없고 또 견줄 데 없는

십력의 어른에게 머리를 조아리네.

 

선서는 가장 위되는 어른

양족 중에 높은 이 그 중에 높은이

사제와 지식을 깨달은 사람

안온한 지혜에게 머리를 조아리네.

 

모든 사문 중에서 가장 위되어

사를 돌이켜 바름에 들게 하던

세존께서 적멸을 보여 주시니

고요한 그 자취에 머리를 조아리네.

 

더움도 없고 티도 틈도 없으매

그 마음은 항상 적정하여라

모든 티끌과 더러움을 없애어

때 없는 어른에게 머리를 조아리네.

 

지혜의 눈은 한량이 없고

단 이슬은 온갖 명칭을 멸하네

과거에 일찍 없고 사의하기 어려운

짝할 이 없는이께 머리를 조아리네.

 

외치는 소리는 사자가

숲에 있어서 두려움 없음 같고

악마를 항복받고 사성을 뛰어났네

그러므로 머리 조아려 경례하옵네.'

 

큰 가섭에게는 큰 위엄과 덕이 있고 네 가지 변재를 갖추어 게송으로 말했다.

때에 그 화장더미는 불을 붙이지 않아도 스스로 탔다.

모든 말라유들은 각각 서로 말했다.

'지금 불은 왕성하게 붙어 그칠 줄을 몰라 다비에 붙인 사리가 혹시 녹아 버릴 것이니 어디서 물을 구해 저 불을 끄겠는가'.

때에 화장더미 곁에 사라원 나무신이 있어 불도를 독실히 믿었다. 조금 후에 신력으로써 화장더미의 불을 껐다.

그 때 모든 말라유들은 또 서로 말했다. 이 구리성 좌우 20유순에 있는 모든 향과 꽃을 다 채취해다가 부처님의 사리에 공양하자고. 그래서 곧 성곁으로 나아가 모든 향과 꽃을 가져와 공양에 썼다. 때에 파바국에 있던 말라유 백성들은 부처님이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셨다는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 우리들은 가서 사리의 분배를 얻어 우리 본토에 탑을 세우고 그것을 공양하자.'

파바국의 모든 말라유들은 나라에 명령을 내려 사종의 군사 곧 코끼리 군사·말군사·수레군사·걷는 군사를 단속하여 구리성에가 사자를 보내어 말했다.

"부처님은 모든 도움을 받아 여기 와서 멸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또한 우리의 스승이십니다. 우리는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여기 와서 그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는 바 우리 본토에 탑을 세워 그것을 공양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구리왕은 대답했다.

"그렇다. 진실로 그 말이 옳다. 그러나 세존은 이 땅에 오셔서 여기서 멸도하셨다. 그러므로 이 국내의 선비나 백성들도 마땅히 스스로 공양해야 할 것이다. 그대들이 수고롭게도 멀리서 왔지마는 사리의 분배는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때에 차라파국의 모든 발리족의 민중과 나마가국의 구리 민중, 그리고 비이제국의 바라문들, 가비라국의 석가족의 민중, 비사리국의 리차 민중 및 마가타국의 아사세왕들도 여래가 구리성의 쌍수 사이에서 멸도하셨다는 말을 듣고 다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 우리도 마땅히 가서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자'. 때에 모든 국왕과 아사세왕은 곧 나라에 명령을 내려 사종의 군사 곧, 상병·마병·차병·보병을 단속해 나아가 항하수를 건너 곧 바라문 향성에게 명령했다.

"너는 우리 이름을 가지고 구리성에 들어가 모든 말라유들에게 문안하라. '기거가 경리하고 행보가 건강한가. 우리는 여러분들을 늘 존경하고 이웃에 있으면서 의리를 지키고 서로 화목해 아직 다툰 일이 없다. 우리는 여래가 그대들의 나라에서 멸도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오직 위없는 높은 어른은 우리가 하늘처럼 받드는 어른이다. 그러므로 멀리 와서 그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는 바 우리는 본토에 돌아가 탑을 세워 공양하고자 한다. 만일 그것을 우리에게 준다면 우리는 온 나라의 온갖 보배를 그대와 나누리라'."

향성 바라문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그 성으로 가서 모든 말라유들에게 말했다.

"마가타 대왕은 한량 없는 성의로 문안한다. '기거가 경리하고 행보가 건강한가. 나는 여러분들을 늘 존경하고 있다. 우리는 이웃에 살면서 의리를 지키고 서로 화목해 아직 다툰 일이 없다. 우리는 여래가 그대들 나라 안에서 멸도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오직 위없는 높은 어른은 진실로 우리가 하늘처럼 받드는 어른이시다. 그러므로 멀리와서 그 사리의 분배를 요구하는 바 우리는 본토에 들어가 탑을 세워 공양하고자 하는 것이다. 만일에 그것을 우리에게 준다면 우리 나라의 중한 보배를 그대와 나누리라'."

모든 말라유들은 향성에게 대답했다.

"그렇다 그렇다. 진실로 그대의 말이 옳다. 그러나 세존은 우리나라에 오셔서 여기서 멸도하셨다. 우리나라 선비와 백성들이 마땅히 스스로 공양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가 수고롭게도 멀리서 왔지마는 사리의 분배는 얻지 못할 것이다."

모든 국왕은 곧 여러 신하들을 모아 함께 의논하고 게송으로 말했다.

 

'우리들은 화의로써

멀리서 와서 머리 숙여 절하면서

겸손한 말로 분배를 청했는데

만일 주지 않는다면

사병이 여기 있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리라

만일 정의로써 얻지 못하면

마땅히 힘으로써 앗을 것이다.'

 

구리국에서도 곧 모든 신하를 모아 의논하고 게송으로 대답했다.

 

'그대들 수고로이 멀리서 와

욕되게도 머리 숙여 절하지만

여래의 남기신 이 사리는

감히 허여할 수 없노라.

 

너희들 만일 군사를 낸다면

우리도 여기 군사가 있다

목숨을 바쳐 항거하리니

두려울 것 없다 하노라.'

 

향성 바라문은 여러 사람에게 타일렀다.

"여러분, 여러분은 오랫동안 부처님의 교계를 받았다. 입으로 법의 말을 외우고 마음으로는 자비의 교화에 감복하며 모든 중생을 항상 안락하게 하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제 부처님의 사리를 다투어 서로 죽이랴. 여래의 끼치신 사리는 널리 이익되게 하고자 함이니 사리 있는 대로 마땅히 나누어 가져야 한다."

모두들 좋다고 칭찬했다. 이내 다시 의논했다.

'누가 이것을 잘 가를 수 있겠는가.'

모두 말했다.

'향성 바라문은 인자하고 지혜로워 그를 시켜 평등하게 나눌 것이다.'

모든 국왕은 곧 향성에게 명령했다.

"너는 우리를 위하여 부처님의 사리를 팔분으로 고르게 나누어라."

향성은 모든 왕의 말을 듣고 사리 있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로 절하고 천천히 나아가 부처님의 윗 어금니를 집어 따로 한쪽에 두었다. 그리고 사자를 시켜 부처님의 윗 어금니를 가지고 아사세왕에게 가게 했다.

사자에게 말했다.

"너는 내 이름으로 여쭈어라. '대왕이여 기거가 경리하고 행보는 건강하십니까. 사리가 아직 오지 않아 얼마나 많이 기다렸습니까. 이제 사자에게 여래의 윗 어금니를 부칩니다. 그것을 공양하시어 바라던 마음을 위로하소서. 샛별이 나타날 때에는 사리의 분배를 마치고 마땅히 스스로 받들어 보내겠습니다'."

그 때에 저 사자는 향성의 분부를 받고 곧 아사세왕에게 가서 사뢰었다. 향성 바라문은 수없이 문안 드립니다. 기거는 경리하고 행보는 건강하십니까. 사리가 아직 오지 않아 얼마나 많이 기다리셨습니까. 이제 사자에게 여래의 윗 어금니를 부칩니다. 그것을 공양하시어 바라던 마음을 위로하소서. 샛별이 나타날 때에는 사리의 분배를 마치고 마땅히 스스로 받들어 보내겠습니다."

그 때에 향성은 한 병에 사리를 한 섬쯤 받아 곧 고르게 8분으로 갈랐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다.

"원컨대 이 병을 여러분이 의논해서 내게 주면 집에서 탑을 세워 공양하오리라."

여러 사람들은 말했다.

'참으로 지혜롭구나. 그 때를 아는구나.' 곧 모두 주는 것을 승낙했다.

필발촌에 어떤 사람이 있어 여러 사람에게 말했다.

"땅에 있는 잿더미를 얻어 탑을 세워 공양하리라."

모두들 그것을 주자고 말했다.

구리성 사람들은 분배된 사리를 얻어 곧 그 땅에 탑을 세워 공양했다. 파바국 사람·차라국·라마가국·비이제국·가비라국·비사리국·마가타국의 아사세왕들도 다 사리의 분배를 얻어 각각 그 나라로 돌아가 탑을 세워 공양했다.

향성 바라문도 사리병을 가지고 돌아가 탑묘를 세웠다. 필반촌 사람은 잿더미를 가지고 돌아가 탑묘를 세웠다. 그래서 여래의 사리로 팔탑을 세우고 제9의 병탑·10의 잿탑·11의 생시의 털탑을 세웠다.

부처님은 어느 때 나시고, 어느 때 도를 이루시고, 어느 때 멸도 하셨는가. 비성이 날 때 나시고, 비성이 날 때 집을 나오시고, 비성이 날 때 도를 이루시고, 비성이 날 때 멸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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