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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아빠 나 무시하지마

내 걸 왜 따먹어?

<내 걸 왜 따먹어?>

기윤이가 아빠를 조르고 조른 끝에 바둑을 두었다.
기윤 : 내가 석 점을 놓지.
기윤이는 흑 석 점을 먼저 깔았다. 그것도 화점에 정확하게. 그러고서 약 50수 정도 두었을 때 아빠가 친 호구에 흑 석 점이 걸려들었다. 아빠는 냉정하게 그 석 점을 따먹었다.
기윤 : 아니, 내 걸 왜 따먹어?
아빠 : 호구쳤는데 네가 안막았잖아? 그런 때는 먹어도 되는 거야.
기윤 : (기가 막히다는 듯) 안돼, 먹지 마! 아빤 나보다 바둑을 더 잘 두잖아? 그러면 딸을 봐 줘야지 그렇다고 따먹으면 어떻게 해. 딴 데 놔.
아빠 : 안돼. 벌써 먹었어.
기윤 : 도로 놔.
아빠 : 안돼. 바둑은 이렇게 하는 거야. 네가 잘못했으니까 네 책임이지.
기윤 : (손으로 바둑알을 확 흐트리면서) 안둬.
아빠 : 좋아, 그만두자.
그러자 기윤이는 금세 놀라서 다시 두자고 했다.
이번에도 똑같은 사건이 벌어졌다. 결국 울고불고하다가 아빠의 고성벽력으로 마감했다. 기윤이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흐트러진 바둑알을 주워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