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 이재운 / 책이있는마을 / 304쪽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4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3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한자어 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편집중
은행이라는 어휘에 왜 은보다 더 비싼 금이 안들어가고, 더 싼 은이 들어갔을까?
먼저, 은행은 잘못된 발음이다. 원래 은항이라고 읽어야 맞다.
은행이란 어휘를 가장 먼저 쓴 중국에서는 yínháng으로 읽는다.
우리는 일본 통해 들여와 쓰다 보니, 공부 안한 개화파 몇 사람이 그만 '은행'으로 읽기 시작하여 그렇게 굳어진 것이다.
양행(洋行)이라는 어휘도 사실 잘못된 것이다. 洋은 서양에서 물 건너 왔다는 뜻이고, 行은 가게라는 뜻이다. 가게로 읽으려면 항이라고 해서 '양항'이라고 읽는 게 마땅하다.
족보를 보면 항렬이라는 게 있다. 이게 行列이다.
줄지어 간다는 뜻의 행렬과 한자는 같지만 뜻을 가릴 때는 발음이 달라져야 한다.
다만 오행 철학으로 그냥 행으로 불렀을 가능성은 있다.
오행 사상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사고파는 가게라는 뜻의 '항'보다 백성들이 서로 돕는 오행의 그 '행'처럼 두루 널리 쓰이라는 뜻으로 그랬을 가능성이 희미하게 있기는 있다. 그런 줄 알면 된다.
그러면 왜 비싼 금으로 하지 은을 내세웠을까?
철학으로 말한다. 너무 비싸면 도리어 못쓰는 법이다.
금은 너무 귀하기 때문에 주고받을 수가 없다. 한번 들어가면 은밀히 숨든지 몰래 건너가지 대낮에 여기저기서 함부로 고래할 수가 없다. 가치가 너무 높고, 양이 너무 적어서 백성들이 두루 쓰기에는 불편하다. 금본위제가 폐지된 이유다.
더 고대로 가면 조개껍질로 돈을 대신한 적이 있는데, 수렵채집 시대에 호수 근처에서는 가능했다. 우리말 돈은 동몽골 지역의 부이르 호수에서 잡은 조개껍질을 가리킨다. 당연히 희소 가치가 있다. 그러다가 동해안에서 조개가 많이 잡히는 고구려 등 삼국시대에는 돈 가치를 잃어버렸다. 갯벌에 '돈'이 너무 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두루 널리 쓰이려면 너무 고고해서는 안된다.
옆길로 새보자.
인간 사회의 중심은 1급수보다 2급수 정도가 제격이다. 내가 박OO 교수 살아계실 때, 정치하시려면 2급수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1급수에 최적화된 교수님은 2급수도 아닌, 잡놈과 양아치가 들끓는 3급수 물에 빠져 고생하시다가 그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3급수 물에 박모 씨가 있어 흙탕물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한 분은 하늘 가시고, 한 분은 감옥 가시니 인생 참 무상타는 걸 알겠다.
- 1899년 1월 30일, 고종 이재황이 대표 출연하여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은행 '대한천일은행'.
오늘의 우리은행이다. 조선인 외에는 대한천일은행의 주식을 사고팔 수 없었다. 물론 나라 망하기 전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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