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대웅전? 불상 밖에 없던데 무슨 웅이 있다는 거지?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8.29 - 24회 / 대웅전? 불상 밖에 없던데 무슨 웅이 있다는 거지?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 이재운 / 책이있는마을 / 304쪽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4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3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한자어 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편집중


- 경주 불국사 대웅전 현판. 숙종 이돈이 쓴 글씨다.


대웅전은 '큰 웅이 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웅이 뭘까?

좀 안다는 사람은 대뜸 '수컷'이라고 말할 것이다.

틀렸다.

이 웅은 그 뜻이 아니다.

웅이 수컷이고 자가 암컷이라면, 자웅이 겨룬다는 말은 할 수 없다.

대웅전에 계신 부처님을 가리켜 수컷이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바른 뜻은 여기에 있다.

내가 자주 가는 국제여래선원에 한대웅이라는 미얀마 청년이 있다. 대웅전의 그 대웅이다.

즉 웅은 낮이라는 뜻이다.

밤은 당연히 자가 된다. 

그래서 밤과 낮을 가리켜 자웅(雌雄)이라고 하며, 여기서 자웅을 겨룬다는 말이 나왔다.

밤과 낮은 지구가 생기면서부터 겨뤄왔는데 아직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누가 이기고 누가 질 수 없는 싸움이다.


이런 뜻으로 다시 대웅전을 새기면, 웅은 낮이라는 뜻을 넘어 '빛'이 되고, 자는 밤이라는 뜻을 넘어 '어둠'이라는 뜻이 된다.

대웅을 새기면 '큰 빛'이다.

고타마 싯다르타 즉 석가모니가 깨달은 것은 우주 보편적인 궁극의 진리다. 어디고 똑같이 두루 비추는 그런 빛이다. 절에도 빛이 들고, 교회에도 빛이 들고, 교도소에도 빛이 들고, 도둑놈 사기꾼의 집에도 빛이 든다. 

그냥 온 세상 만물을 먹여 살리는 큰 빛이다. 그래서 부처님을 대웅 즉 큰 빛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런 뜻에 비춰보면 고타마 싯다르타가 깨달은 진리는 진리 그 자체일 뿐 신앙이나 종교가 아니다.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 싯다르타는 믿으라고 말하지 않았다. 자신이 80평생 한 말을 등불 삼아 각자 자신의 길을 비춰라,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해라, 그렇게만 말씀하셨다. '큰 빛'에 敎라는 한자를 붙인 건 잘못이다. 그냥 '큰 빛'이다.


참고로 자웅을 암컷수컷으로 부를 때는 날짐승을 가리킨다. 길짐승일 경우 암컷 수컷을 빈모(牝牡)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책이있는마을>에서 이 <우리말 잡학사전>에 '알아 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이란, 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설명을 붙인 게 그럴 듯해 보인다. 즉 몰라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지만 막상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다.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2.21-40회 / 1404년 1월 11일부터 점심을 먹었다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2.19-39회 / 세계라는 말에 이렇게 깊은 뜻이?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2.4-38회 / 상(商)나라는 어쩌다 장사하는 상(商)이 됐을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1.1-37회 / 수덕사 불상 뱃속에서 뭐가 나왔다고?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28-36회 / 대충대충 설렁설렁 얼렁뚱땅, 이래 가지고는 안된다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17-35회 / 점심 먹으면서 정말 점심(點心)은 하는 거야?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13-34회 / 불고기가 일본말이라고?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10-33회 / 메리야스가 양말이라고?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3-32회 / 대체 왜 욱일기라고 불러주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3-31회 / 나라는 1945년 8월 15일에 해방되지만 법률은 1961년 1월 1일에 해방되었다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29 - 30회 / 가수 윤복희는 정말 미니스커트를 입고 비행기 트랩을 내려왔을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28 - 29회 / 500년 전 한자 읽는 방법을 알려준 최세진 선생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21 - 28회 / 도우미란 아름다운 어휘는 누가 만들었을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8 - 27회 / 척지지 말라? 뭘 지지 말라고?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5 - 26회 / 천출 김정은? 김씨 일가가 천민 출신인가?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5 - 25회 / 茶를 다로 읽을까, 차로 읽을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8.29 - 24회 / 대웅전? 불상 밖에 없던데 무슨 웅이 있다는 거지?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8.24 - 23회 / 오매불망? 2018년에도 이런 말 써야 하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8.23 - 22회 / 유명을 달리하다? 뭘 달리하는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9 - 21회 / 재야(在野)는 뭐하며 사는 사람인가?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9 - 20회 / 인민(人民)? 누가 인(人)이고 누가 민(民)인가?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9 - 19회 / 은행? 왜 금행이라고 부르지 않았을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9 - 18회 / 육개장의 개는 무슨 뜻일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6 - 17회 / 우위를 점하다? 뭘 어쨌다고?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4 - 16회 / 용빼는 재주? 용 한 마리 잡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30 - 15회 / 권력(權力)이란 어떤 힘을 가리키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7 - 14회 / 아직도 창씨개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7 - 13회 / 왜구가 아기발도(阿其拔都)로 불리게 된 이야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4 - 12회 / 애도하다? 뭐가 슬픈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3 - 11회 / 망하다? 망하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17 - 10회 / 조계종? 조계가 무슨 뜻인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15 - 9회 / 선거? 선은 무엇이고 거는 무엇인가?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14 - 8회 / 골백번은 대체 몇 번이란 말일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9 - 7회 / 골로 가다? 죽어서 골짜기로 가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8 - 6회 / 간발의 차이? 어느 정도 차인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6 - 5회 /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그게 뭔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6 - 4회 / 가냘프다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 - 3회 / 몇 살이나 돼야 생신이라고 부를 수 있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1 - 2회 / 효자(孝子)는 누구를 가리키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5.31 - 1회 / '질질 끌다'의 질질이 무슨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