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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茶를 다로 읽을까, 차로 읽을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5 - 25회 / 茶를 다로 읽을까, 차로 읽을까?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 이재운 / 책이있는마을 / 304쪽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4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3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한자어 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편집중


차 혹은 다라고 하면 고려왕조가 떠오른다. 그때부터 우리나라에 차 문화 또는 다 문화가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불교가 국교로 정해지고, 불교 승려들이 茶를 애용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도 茶를 차라고 하기도 하고, 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차인 다인, 차도 다도, 차례 다례, 다방 찻방, 차구 다구,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 

한창 배우는 학생들은 왜 한자 발음이 제멋대로냐고 의문을 가질 만하다. 눈 뜨면 거짓말하고, 먹이 찾아 들쑤시며 먹이 가진 놈에게 종질하는 포유류 인간들이야 말할 것 없지만 교양 있는 호모 사피엔스마저 사실 그 까닭을 잘 모른다.


고려어를 한자로 기록한 책이 남아 있어 지금까지 전해온다. <계림유사(鷄林類事)>

송나라 사람 손목(孫穆)이 사신을 따라 고려에 왔다가 보고들은 고려어를 고려 발음 그대로 적은 귀한 책이요, 고마운 책이다. 왜 남의 나라 사람은 고려어를 적어 기록으로 남기는데 정작 우리 조상들은 그러지 못했는지 참 아쉽다.

그때나 지금이나 글쓰고 읽는 이는 몇 안되고 나머지는 그저 되는대로 악쓰다가 죽기 때문일 것이다.


손목이 고려에 온 게 1103년이니 지금으로부터 900년 전, 책을 펼쳐보면 그때 우리 조상들이 쓰던 말이 생생하다. 한글이 없을 때라 한자와 반절 기법(발음 기호 적는 법으로, 자음은 앞자로 모음은 뒷자로 기록한다)으로 적어 아주 분명하게 읽히지는 않지만, 그나마 천만다행이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송나라 발음만 알면 거의 음가를 구해낼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 <계림유사>에 고려인들은 茶를 '타'라고  발음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茶가 한반도에 들어온 시기가 후기 신라라서 그렇다. 당시 중국에는 북쪽 북방 정권인 당나라가 있었기는데 이 시기에는 茶를 '타'로 발음하고, 그 발음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한자어 발음은 당나라 시기의 발음이다. 金의 경우 당나라 이전까지는 '금' '김'으로 불리지만 이후에 '진'으로 바뀌는 것과 같다.


특히 한자어 발음이 많이 변한 시기는 송나라 이후다. 거란족에 쫓기고, 여진족에 쫓기고, 몽골족에게 쫓기면서 중국의 한족 문화는 남방으로 밀려난다. 그러면서 중국어 속으로 남방 문화와 남방식 발음이 대량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茶가 cha로도 불리기 시작한 것은 송나라가 남쪽으로 밀려내려간 이후의 일이다. 茶를 cha로 읽는 광동성은 이때부터 남송의 영향을 받아 중국화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茶는, 북방에서는 茶의 주산지인 복건(푸젠)성을 따라  te 혹은 ta로 발음하고, 남방에서는 역시 의 산지인 광동(광둥)성을 따라 cha로 발음하였다. 17세기 초부터 네덜란드 상인들은 복건성 하문(廈門) 항구에서 te를 수입해갔다. 18세기부터는 영국이 독점하였다.


- 지도를 보면 복건(푸젠)성은 후난성, 장시성, 저장성과 붙어 있다. 여기까지는 장강 영향권으로 중국 고대 문명의 발자취가 뚜렷하다.

다만 광동(광둥)성은 중국화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송나가가 쫓겨내려간 이후 개발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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