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나파나 사티를 하는 국제여래선원(용인시 운학동 11 1899-3239)에는 시바리 존자 상이 서 계시다.
난 이 분을 통해 보시의 공덕이 어떤 기전(process)으로 작동하는지 이해했다.
시바리 존자의 법력을 보기 이전에는 국제여래선원장 덕산 스님으로부터 힌트를 얻어 보시공덕을 해석하고 있었다.
덕산 스님은 젊은 시절, 힘든 구도의 길에 지쳐 생을 작별할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돈 없이는 중 생활도 못해먹겠더라"
이 절 저 절 떠돌아봐야 마음 편하게 정진할 공간이나 시간은 없고, 주지 대신 예불 대신하고, 대신 목탁 쳐주고, 대신 기도하기 바빠 정작 공부할 시간을 제대로 얻지 못한 듯하다.
전에 존경하는 김재영 법사께서 재력의 힘에 대해 설명해주신 바가 있다. 종자가 아무리 좋아도, 거름이 필요하고 물이 필요하고 햇빛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덕산 스님은 거름이 없고 물이 없고 햇빛이 없는 곳에서 수행하자니 '노동'형 齋 祭 기도 등에 시달린 것이다.
하다 하다 지쳐 죽거나말거나 태백산 자락에 쓰러져 있던 그에게 지나가던 노스님이 발끝으로 툭 치면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란다.
"젊은 수좌가 산중에서 뒈지려고 널브러져 있나? 진짜 죽을 각오가 돼 있거들랑 이 산 내려가는대로 만나는 스님마다 보시해 봐라. 만원이든 천원이든 지갑이 허락하는대로 해봐라. 그렇게 한 3년 하다보면 너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공덕이 생길 것이다."
- 덕산은 자신의 공부 인연이 부족함을 깨닫고 부지런히 보시를 하면서,
한편으로 붓다가 수행한 네팔 히말라야로 들어가 하루 종일 노동하고 틈틈이 아나파나 사티를 했다.
이때부터 국제여래선원의 아나파나 사티 인연이 시작된 셈이다.
덕산은 노스님을 만난 지 3년 뒤부터 뭔가 인연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체험했단다.
그는 마주치는 스님마다 꾸준히 보시를 했다. 비구들이 꺼리는 비구니에게도 보시했다.
어떤 스님은 "스님이 스님한테 보시 받아보기는 처음"이라고 하는 분도 있었다.
* 미얀마에서는 스님이 스님에게 보시한다.
작년 단기 출가 중 한 비구니가 내게 삼배를 올리면서 미얀마 화폐 5000 짜리를 보시했다.
너무 놀라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덕산은 지금까지 보시행을 실천 중이다.
누구를 만나든 일단 가방을 뒤져 주섬주섬 뭔가 꺼내어 기념품으로 건넨다.
큰 행사를 해도 보시함을 갖다 놓는 걸 자주 잊는다. 아예 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기껏 봉투를 준비했다가도 보시함이 없어 보시를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다.
보시하기로 마음 먹는다면 보시 방법은 무수하니 덕산이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기가 보시하는 거지 굳이 보시하라고 권할 까닭이 없다고 한다.
작년에 미얀마 신도들이 힘을 모아 국제여래선원에 시바리 존자 백옥상을 깎아 보내왔다.
미얀마인들은 존자상을 모셔놓고 오랜 시간 기도 정성을 들인 다음에 선편으로 보내주었다.
코카콜라의 산타클로스? 불교에 포대화상과 시바리 존자가 계시다
시바리 존자는 국제여래선원 입구에 서 계시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다.
나는 아나파나를 하러 갈 때마다 이 분께 꼭 삼배를 올리면서 열심히 보시하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면서 한 가지 더, 황금탑이 어서 세워져 붓다의 수행법인 아나파나 사티로 사람들이 痴(계산오류에 따른 말과 행동)를 버리고 慧(정확히 계산하여 얻은 절대값)를 얻기를 소원한다고 말한다.
보시는 일부러 해야지 기회가 되면 하고, 여유가 되면 하고, 그런 건 없다.
보시의 종류가 워낙 많으니 때때로 언제나 할 수 있다. 바쁘면 생각만으로도 보시할 수 있다.
어쨌거나 시바리 존자 상이 서신 뒤로 미얀마에서 "한국에 황금탑을 세우자"는 운동이 널리 퍼지더니
몇 달 전 108미터 황금대탑의 모델하우스인 소탑이 미얀마에서 제작되어 무려 6개월간 기도를 받은 끝에 배달되었다.
오는 9월 16일이면 완공되고, 이 날 마침내 16.5미터 황금탑에 붓다의 진신사리가 봉안된다.
탑신이 올라가던 지난 월요일, 덕산 스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희유한 일이다. 시바리 존자께서 외로이 서계시기만 한 게 아니고 미얀마에서 황금탑을 불러오셨다.
스스로 공덕을 펴고 계시다."
- 시바리 존자 뒷모습
- 시바리 존자 상 바로 오른쪽 마당에 16.5미터 황급탑이 올라가고 있다.
- 9월 16일 준공을 앞두고 외벽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2층이 아나파나 사티 전용 공간이다.
늦어도 10월부터는 이곳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아나파나 사티를 한다.
이 황금탑이 섬으로써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붓다의 진신사리를 모신 황금탑에서 아나파나 사티를 하는 것이다.
쿠시나가라에서 출토한, 고고학적으로 가장 완벽하게 증명된 붓다의 진신사리와 함께 아나파나 사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아직 우리나라에 없다.
더러 묻는다.
백일 기도를 하고, 금강경을 만 번쯤 외우고, 절을 삼천 배 가량 해야 깨닫지 아나파나 사티해서 뭘 얻느냐고?
그러면 붓다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 난 아나파나 사티로 깨달았다. 난 기도하고 절하고 독경하지 않았다.
- 뭘 깨달았냐구? 와서 보라. 와서 들으라.
고타마 싯다르타가 90일 정진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붓다의 수행법 <아나파나 사티>,
2600년 전 그 방식 그대로 수행하고 싶다면 국제여래선원 황금탑으로 오시기 바란다.
우리는 아무것도 줄 수 없다.
오직 가져 갈 수 있을 뿐이다, 그게 무엇인지도 각자 정하는 것이다.
- 국제여래선원에 오신 미얀마 종정 쿠타라 큰스님, 인도 종정 가네쉬와르 큰스님. <관련 글 보기>
미얀마 승려는 60만 명이다. 미얀마인들의 존경심은 우리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그런 미얀마 종정께서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한국 종정은 면담을 거절하셨다.
하기야 붓다께 침 뱉은 사람도 있었고, 달라이라마를 폄하하는 한국 스님들도 많으니까.
그런 조계종이 분란에 휩싸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법 없는 곳에 무슨 질서가 있으랴.
- 9월 16일, 황금탑에 봉안될 복장물이다. 미얀마에서 준비한 것으로, 미얀마 스님들이 직접 모시고 온다.
사리, 팔리어 경전 등이다. 쿠시나가라 진신사리는 그 날 공개된다.
* 황금탑을 참배하러 용인에 가고 싶다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운학로 139(보문정사 부설 국제여래선원 2층)
위치와 주차 문의 / 031-332-0670 1899-3239 진여성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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