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한 작가의 칼럼을 잠시 읽었는데, 이런 글솜씨만으로도 작가란 직업을 가질 수 있다니 한숨이 나온다.
- 인내를 감당해야 한다(인내가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같다. 감당도 모를 거고)
- 코로나 때문에 요즘 심각하게 주택으로 이사를 고민 중(심각하게 주택으로 이사를?)
- 아이비와 함께 한 책상에서 여러 권의 단편과 장편을 썼다(여러 권의 단편? 단편은 한 편이라는 수사를 쓴다)
- 벤저민을 가지치기하고 가지 하나를 화병의 물속에 담은 적이 있다.(가지치기하고 가지 하나를, 이런 논법이 가능한가? 가지를 물에 담글 수는 있어도 담지는 않는다.)
- 별생각 없이 화병에 담았을 뿐인데, 정말 뿌리를 내리고 생명이 이어졌다(여기도 담갔을.)
- 그녀가 15년을 함께한 자동차를 중고로 판 적이 있었다(15년 쓴 차를 새 차로도 파나? '중고로'는 쓸데없이 잉크를 낭비하는 표현이다.)
아마 신문사 교열팀이 날이 덥다며 눈 감은 채 넘겼나 보다.
이런 세상에서 문법 따지고, 어휘 따지고, 어원 따지고, 논리 따지는... 에이, 더운데 그만하자.
* 아래 사진은 조선총독부가 일본어사전 번역하여 <조선어사전>이라며 발간한 최초의 우리말 사전. 아직도 일제의 '문화통치'를 받는 한국인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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