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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그래 가지고 언어독립이 되겠습니까

우리말 어휘 정리하다 보니 살짝 열이 나길래...

 

우리말로 쓴 논문은 국제학술계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박사논문을 여러 편 뒤져보았더니 과연 그럴만합니다. 제목부터 기가 막힙니다.

차례만 읽어봐도 얼마나 고루하고 비루한지 알 수 있습니다.

 

'비위 상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비위(脾胃)인데 우리말표준국어대사전에 '지라와 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나옵니다.

우리말 '비위(~상하다, ~맞추다)'의 비위는 사실 췌장과 위장을 가리키는 말인데 국어사전이 이렇게 거짓말합니다.

 

비위의 비를 가리키는 지라는 소화기관이 아니라 면역기관입니다. 소화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처럼 우리말 비위는 본디 췌장과 위장을 가리켰습니다.

일본어사전 베끼면서 이렇게 췌장과 지라가 뒤바뀌었습니다.

 

췌장과 위장은 소화기관입니다. 위장이 음식물을 부수고 깨고 녹이면서 탄수화물의 절반과 단백질 분해 기능을 한다면, 췌장은 하루 1리터나 되는 소화효소를 내보내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 amylase, lipase, Trypsin을 분비해줍니다. 그러니까 지방은 췌장이 아니면 소화가 안됩니다.

그래서 위장과 췌장이 나쁘면 소화가 안되고, 고기 등을 봐도 역겹게 , 혹은 느끼하게 보입니다. 역겹게는 토할 것같다는 말입니다.

 

우리말을 바로잡고, 어원을 찾고, 뜻을 바루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제가 제 돈 들여 열심히 할 테니 여러분은 일본 한자어 좀 웬만하면 줄여 쓰시기 바랍니다.

토착왜구 타령하는 사람들 언어를 살펴보면 주로 일본말에서 온, 그러니까 조선총독부 조선어사전 말을 많이 씁니다.

그래 가지고 언어독립이 되겠습니까. 죽창으로는 일본 못이깁니다.

삼성반도체처럼 실력으로 일본 이깁시다. 무엇보다 우리말로 일본 이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