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제세동기가 뭐냐?

심장마비나 심정지 환자에게 쓰는 <자동제세동기>라는 의료기기가 있다.
무슨 말인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으리라고 본다. 아마 의사들도 잘 모를 수 있다.
왜냐고?
그냥 일본어 갖다 쓴 거니까.
除細動器.
무슨 말인지 알겠나?
그래서 심장 충격기라고 쓰자는 말이 있다. 물리현상만 보면 이 말이 더 알아듣기 좋다.
다만 除細動器는 심장의 심방이나 심실에 나타나는 작은 잡음 비슷한 것들을 강한 전류로 눌러 전체 박동 리듬을 동기화한다는 뜻인데, 어쨌거나 설명이 어렵다. 그러니 일본어 쓰지 말고 심장충격기라고 하자. 전류 충격을 주는 건 맞으니까. 굳이 자동도 필요없다. 자동 아닌 게 드문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