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70%는 우뇌형이고 30%가 좌뇌형이란다.
그러니 7:3으로 좌뇌형이 크게 밀린다. 그래서 시끄럽고, 충동적이고, 끈기가 없다나-.
사실 우리 한국어의 문제점이 논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원칙이 부실하다보니 변형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그 가운데 비과학적인 언어 구조도 적지 않다. 오래 전부터 에이스침대라는 데서 이런 광고 카피를 쓰는 걸 보고 마땅치 않게 생각했는데, 이 집 말고도 이런 구조를 쓰는 광고가 많아 기어이 한 마디 하기로 했다.
침대는 과학적으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광고 카피는 비과학적으로 만들었다.
A가 아니라 B다.
이 논리는 매우 간단하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다음 중 가구가 아닌 것은?"이란 지문을 읽고 혼란을 겪게 된다. 저 광고 카피는 원래 'A일뿐만 아니라 B이기도 하다.'란 의미로 쓴 모양인데 결과적으로 엉뚱한 말이 되었다. 가구를 가구가 아니라고 부정한 것이다. 이건 거짓말이다. 요즘에도 이와 비슷한 거짓말 광고가 자주 나오덴데 그걸 쓴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어디가 틀리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 이 광고 카피를 써서 한국어를 오염시킨 사람은 새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조동원이란다.
이런 사람을 홍보기획본부장으로 영입한 박근혜 씨 뜻은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표만 많이 얻어달란 뜻 아닌가 모르겠다.
이렇게 고쳐 놓으면 알게 될 것이다.
- 침대는 가구일 뿐만 아니라 과학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렇게 고쳐놓아도 말이 안되기는 마찬가지지만 구조는 틀리지 않는다.
말이 안된다는 건 '침대는 과학이다' 이 말이 성립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침대=과학이라는 명제는 성립될 수 없다.
침대를 과학적으로 설계하여 만든다고 하면 되지만, 이렇게 대뜸 침대가 과학이라고 하면 안된다.
일반인들 대화에서도 이런 실수는 종종 일어난다.
누가 무슨 말을 하면 "그게 아니라 ~다"하고 대꾸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도 '아니라'는 부정어는 써서는 안된다. '뿐만 아니라'라고 해야 한다.
- 철수는 나쁜 놈이야.
- 나쁜 놈이 아니라 죽일 놈이지.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이때 "나쁜 놈일 뿐만 아니라 죽일 놈이지"하고 해야 어법이 맞는다.
요즘 광고 중에 "괴테의 파우스트는 문학이 아니라 문화 유산이다"라는 카피가 심심찮게 들린다. 이것도 틀렸다. 파우스트가 문학이지 왜 문학이 아닌가. '문학을 넘어 문화 유산이다' 이 정도로 써도 된다. 기본적으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말 잘한다고 자화자찬하는 노무현 씨도 이런 글을 남겼다.
-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는 다수결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이다.
이 글 역시 틀렸다. 민주주의의 원리는 다수결이 맞다. 다수결이 아니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이렇게 해서 군중을 호도하는 것이다. 다수결이 원칙이고, 대화와 타협은 뒤에 따라오는 것이다.
말이 발라야 생각이 발라진다. 비교적 우리말을 바르게 쓴다고 하는 방송 뉴스 언어조차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표현이 넘친다. 과장, 억지, 덧칠, 선동, 멋대로 기사문을 쓴다. 우리 한국어가 국제어가 되려면 멀고도 멀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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