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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사람들/만해 제자 춘성 일화

스승이 감옥 계시는데 어찌 더운방을 쓰랴

스승이 감옥 계시는데 어찌 더운방을 쓰랴

 

춘성은 스승 만해 한용운 스님이 기미년 독립선언서에 백용성 스님과 함께 불교계 대표로 서명, 33인 중의 한분으로 왜경에게 체포되어 서대문 형무소에 갇히자 지극정성으로 스승의 옥바라지를 했다.

 

춘성은 스승이 감옥생활을 하고 있는 동안 엄동설한에도 아궁이에 불을 피우지 않은 채 냉방에서 견뎠다.

 

이때 절에 찾아온 객승이 돌아보니 절에는 땔감도 많이 있었다, 그런데도 불을 때지 않은 채 냉방에서 자고 있으니 이상하게 생각해서 춘성에게 물었다.

 

“아니 저렇게 땔감이 많은데 어찌하여 아궁이에 불을 피우지 않고 냉방에서 덜덜 떨면서 자는 게요?”

 

“장작이야 넉넉히 있지요. 허나, 스승께서 독립운동을 하다 왜놈들한테 붙잡혀 지금 서대문 형무소 추운 감방에서 떨고 계실 것인데, 그 제자인 내가 감히 어찌 따뜻한 방에서 잠을 잘 수 있겠습니까? 스승께서 나오시기 전에는 결코 아궁이에 불을 넣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대답하면서 겨우내 아궁이에 불을 넣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