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동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
아마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더 많으리라고 본다.
아동, 지적장애인 등 방어능력이 취약한 계층에서 이런 사고는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 우리나라에서 성폭력 방지 운동하는 이들을 많이 아는 편인데, 그동안의 수고로 성폭력은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성폭력 방지보다 성희롱 문제를 정치적으로, 여성권익 투쟁의 소재로 지나치게 부각시킨 점에 대해서는 일부 마땅치 않게 보는 시각도 나는 갖고 있다.
그래서 성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보고 싶어 이 글을 쓴다.
수많은 전쟁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안타깝지만 여성은 일종의 전리품이었다. 2차대전에 이르기까지 그랬던 것같고, 내가 아는 한 육이오전쟁 때도 점령지 여성을 전리품으로 취급한 미군이나 중공군이 있었다는 증언을 직접 들었다.
이 성폭력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않으면 오늘날의 성폭력 문제도 완전하게 풀어낼 수가 없다고 본다.
왜 이 문제를 거론하느냐 하면, 예를 들어 자동차 주차 같은 공간 지각 능력에서 남성과 여성은 7:3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즉 남성의 70%는 별 문제없이 주차를 하고, 여성은 70%가 주차에 부담을 느낀다는 말이다.
원인은, 초기 인류의 생활방식에서 고정된 관습이라고 보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남성들은 취락지를 벗어나 수킬로미터 혹은 수십 킬로미터 인근 지역을 돌아다니며 수렵을 하거나 열매 채취 등을 했기 때문에 공간감각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고, 취락지 내에서 곡식을 가공하거나 보육을 하거나 살림을 맡은 여성들은 집단 내 인간관계에는 뛰어나지만 공간 지각 활동을 해볼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초기 인류의 경험 뿐만 아니라 불과 백년 전까지 지속된 봉건시대에 여성들은 집안에만 있어야 하고, 사회활동을 엄격하게 금지한 법과 제도로 더 고착화되어 오늘날 공간지각능력에서 남녀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 이 학설의 요지이다.
이처럼 우리 인류가 느끼는 다양한 생물학적 특성은 어느 한 시기에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닐 수 있다.
남성의 몸 속에는 지금도 여성을 '전리품'으로 보려는 시각이 남아 있다.
우스갯소리지만, 정직하고 착하고 성실한 내 친구 하나는 늘 말하기를 "난 여자 문제만 빼고는 다 정직합니다." 하고 농담한다. 그러면 이 말을 들은 남성들은 대개 와 하면서 맞장구를 쳐준다.
요즘 뉴스에 등장하는 성폭행 용의자들은 대개 '성을 억압당하는 계층'인 듯하다. 사회지도층은 잘 사고가 안난다. 중학생, 고등학생, 노인, 실업자 들이 성폭력 피의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는 안타까운 진화의 역사가 있는 듯하다.
조선시대에도 양반들은 여성을 독점, 첩실을 두 명, 세 명, 재력만큼 마음껏 두었다. 그러다보니 여성을 만날 기회조차 박탈당한 소외계층이 생긴다. 머슴, 노비 같은 천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양반 중에서도 가세가 기운 집 자제들은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남성이 남성에게 성을 제공하는 '비역질'이라는 해괴한 성문화가 발생하고, 사당패니 걸립패니 하는 떠돌이 집단에서 성을 파는 일이 그치지 않았다.
지난 199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사창가가 일제히 정비되어 지금은 집창촌이 거의 없는 듯하다. 성을 파는 사람들을 없애면 과연 성매매는 이루어지지 않는가? 성매매를 없애면 성범죄는 안생기는가에 대한 종합적이고 임상적인 연구가 없이 일단 정부는 성매매 근절책을 강행한 것이다. 그것도 포퓰리즘이었다고 본다.
인간 남성의 성 문화, 성 의식에 대한 연구없이 무조건 출구를 막아버리면 이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수천년 인류 역사에서 여성은 약탈의 대상, 착취의 대상, 일종의 전리품이나 성공 보수쯤으로 여겨온 이 고질적인 유전자는 어떻게 고칠 것인가.
물론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아마도 내가 추측컨대 사회지도층이나 부유층은 지금도 성을 성공과 부에 대한 부산물로 여기고 마음껏 누리고 있으리라고 짐작한다. 적어도 베트남, 캄보디아, 타이 등지에서 벌이고 있는 한국인 성인 남성들의 성매매 사례를 조사해본다면 깜짝 놀랄 결과가 나올 것이다. 원래 남성들이 전리품이나 성공보수로 챙기는 성은 약자의 소유거나 보호막이 없는 위기의 여성들이었다. 이런 면에서 동남아시아나 일부 소득이 낮은 국가의 여성들이 바로 이런 남성들의 성 착취 대상이 된다.
중국, 베트남 등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 중 상당수가 현지 처 내지 애인을 두고 있다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나라의 국력이 우리와 대등해지는 순간, 혹은 그 반대가 되는 순간 우리나라 여성들이 그들 국가 남성들의 성 착취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태평양전쟁이 끝난 직후의 일본인 여성들, 육이오전쟁 중의 우리 여성들,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시기의 우리 여성들은 거의 무방비로 성을 착취당해야만 했다. 정신대의 아픔이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잖은가.
오래 전 러시아에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단돈 10달러, 20달러에 성을 팔겠다고 흥정하는 여대생들을 보았다. 전쟁이 아니라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져도 이런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성 매매의 뒤에는 돈이 자리한다. 돈이 있는 남성만이 성을 살 수 있다. 집창촌이 사라지면서 값싸게 성을 살 기회를 잃은 성 소외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들이 오늘날 성폭행범으로 변한 것이다. 남성의 성욕은 개인 차가 있기는 하지만 욕구조절이 잘 안되는 특성을 보인다. 본질적으로 공격적이다. 폭력적이다.
따로 섹스에 대해 배우지 않은 남성들은 합법적인 관계에서도 매우 폭력적으로 성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그러한 경향은 미국산 포르노물에서에 그대로 드러난다.그래야만 여성들이 더 즐거워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남성들이 굉장히 많다.)
그러다보니 취약계층의 남성들은 대한민국의 일반 여성을 상대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 일반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는 이미 상당히 높고, 법률과 제도의 보호 속에 안전하게 자리잡고 있는 편이다. 그럼 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적어도 법에 호소할 능력이 없고, 자위력이 없는 어린 소녀들, 장애인, 외국인노동자들이 바로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그런데 여성 검사도 상급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한다니... 할 말이 없다)
오늘날 뉴스에 나오는 성범죄 유형은 늘 비슷하다. 가해자는 노인, 실직자, 청소년, 정신질환자 등이고, 피해자는 어린 소녀, 장애인, 홀로 사는 여성 등이다. 이른바 화이트칼라 가해자도 없고, 화이트칼라 피해자도 없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은 심각한 사안으로 다뤄야만 하는 것이다.
이들 성폭행 혐의자들은 외국에 나가 값싼 성을 살 처지도 못된다. 기껏 과자나 사탕을 사줄 여유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혹은 몰래 남의 집에 쳐들어가 잠자는 여성을 폭력적으로 다룰 줄이나 아는 어리석은, 지적 수준이 낮은 사람들일 뿐이다.
* 20년 전 내가 살던 마을에서 두 건의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하나는 60대 후반 노인이 지적장애를 가진 초등 3년생을 장기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그 늙은이는 이 아이가 하교할 때면 숲에서 기다렸다가 아이에게 사탕이나 과자를 주며 숲으로 끌고들어가 성폭행을 하곤 했다. 6개월쯤 지속되던 중 상처가 낫지 않아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를 진료하던 의사가 신고하여 알려졌는데, 그때는 성폭행 개념이 없을 때라 동네 부끄러운 일이라고 경찰과 마을 유지들이 합의하여 그냥 무마시켰다. 또다른 한 건은 부부 별거 뒤 남매를 데리고 살던 친아버지가 중학교 1학년생 딸을 정기적으로 성폭행한 것이다. 이 아버지는 딸을 성폭행할 때면 아들에게 낚시하라고 용돈 주어 내보내곤 했다. 결국 이 아들이 성폭행 사실을 제 어머니에게 알리고, 학교에서 용의검사를 하던 담임교사가 가방에서 피임약이 나온 걸 보고 경찰에 알렸다. 법적 제재는 안받고, 일가가 마을에서 떠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지금도 이처럼 불거지지 않은 채 은밀히 덮이는 사건이 수없이 많을지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남성들의 성 욕구를 완전 차단한 대가로 대신 동남아시아나 미개발국가들 여성이 그 피해를 보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정신질환자나 폭력전과자에게 베트남 신부를 소개해 죽게 만든 결혼정보회사도 있고 보면, 이는 국제결혼이 아니라 국제 성매매라고 봐야 한다.
골프여행으로 일주일씩 나가는 게 예사인 요즘 세상에 그들이 순수하게 운동만 하고 온다고는 믿기 어렵다.
또한 아울러 지적할 것은, 사회가 발달할수록 여성의 성매매도 동반 상승한다는 점이다. 여성이 권력을 가지면, 가장 강한 남성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 여성에게 일정한 부가 돌아가고, 일정한 권력이 돌아가면서 여성이 성을 선택하는 권리가 생기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남성은 다수의 여성을 노리지만, 여성은 가장 좋은 남성 한 명을 노리는 게 생물학적 특징이다.
'강한 남성'이란 성공한 사람, 돈이 많은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을 뜻한다. 피임약이 등장하면서 이런 도식도 많이 사라져간다는 보고가 있는데, 생물학적 본성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혼남성이 많이 생기고, 이혼여성들이 흔해지면서 성매매에 가까운 쉬운 관계가 많다는 말이 있다. 그런 창구로 이용되는 장소, 직업, 수단 등이 널리 알려진 편이다.
성폭력 방지 기관이나 단체에서 좀 더 진지하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더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내가 아는 한 성매매는 집창촌 철거 이전이나 이후나 달라진 것이 없다. 또 성폭력 피의자들이 대개 지적 수준이 낮거나 사회적 취약 계층인 것은 그들이 바로 성의 소외자요, 성의 약자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살펴야 한다. 그 반대로 화이트칼라가 깨끗해서가 아니라 들키지 않는 안전한 성매매를 하는 것에 불과한 건 아닌지 살피기 바란다. 또 우리나라에서 성매매가 줄어든 대신 그 많던 구매자 중 경제력이 되는 사람들이 이웃 나라에 가서 성을 사는 건 아닌지 살펴야 할 것이다.
세상 일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리고 성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문화의 문제이고, 장기간, 아주 오래도록 집중해야 할 과제다. 성폭력 피해자도 피해자고, 가해자도 피해자라는 인식을 가지면 좀더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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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성폭행범에 대해 '화학 요법에 의한 일시적 성욕 감퇴 시술' 논란이 있다.
젊은 시절에 군에 있을 때, 건빵 속에 들어 있는 별사탕에 성욕을 감퇴시키는 성분이 있다 하여 안먹은 기억이 있는데, 성욕을 감퇴시킬 수 있는 화학 요법이 있으면 써도 좋다고 본다. 다만 거세를 하는 건 다른 문제로 본다.
문제가 되는 건 과도한 성욕을 가진 사람들이다. 남녀불문이다. 여성의 경우에도 과도한 성욕을 가진 이들이 있어 종종 주변을 시끄럽게 하기도 한다. 이 세상 모든 불륜은 짝이 이뤄져야 발생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성폭행범이라고 하면 반드시 남자일 거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한 남성은, 자신은 성욕구가 과도하기 때문에 배우자로 역시 그러한 사람을 원한다고 말하는 걸 보았다. 그래야 궁합이 맞는 것이다.
성욕구는 사람마다 차이를 보인다. 나이를 먹으면 저절로 감퇴하는 게 순리인데, 70대가 되도록 줄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성욕구를 일시적으로 감퇴시킬 수 있는 화학요법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쓰는 게 좋겠다. 성욕구를 일시적으로 증강시킬 수 있는 비아그라도 있는데 왜 그 반대 약물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성폭행 문제에는 대단히 복잡한 생물학적인 이유, 사회문화적인 이유 등이 깔려 있다.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차분히 원인 분석하고, 대책을 숙의하여 좋은 결과를 내놓기 바란다. 연구, 연구,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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