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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양극성장애-우울증-정신질환

장애급우 조롱한 여고생 이야기

<장애급우 조롱 '부산 M고 패륜녀' 비난 잇따라>

 

제목이 너무 선동적이다. 여고생을 가리켜 굳이 '패륜녀'라는 유행어를 갖다붙일 필요가 있을까?

기자 자신부터 남 조롱하는 마음 좀 없애주기 바란다.

 

하여튼.

이 여고생이 잘못한 것은 맞고, 그에  따른 조치를 교장이 약속했으니 그것으로 됐다.

다만 장애인을 대하는 법을 잘 안가르친 교장이 더 나쁘다.

물론 이 교장만의 잘못도 아니다.

사회적으로 인식을 바꿔줘야 한다.

 

장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누구나 감기에 걸릴 수 있는 것처럼 아주 흔한 것이다.

엄마는 판사에 국회의원, 아빠도 판사, 이런 부모 밑에서도 장애아가 나온다.

그러니 이런 장애를 두고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것이다.

 

나 어렸을 때, 동네에 '미친년'이라고 불리던 장애인이나 상이군인들이 들어오면 멀리서 '미친년'이라고 소리 지르며 돌팔매질을 하고 놀려댄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후회스러운 짓이었다. 그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보면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싶다.

그런데 당시 어른들이 장애에 대해 아무것도 가르쳐 주질 않았다.

상이군인이 뭔지, '미친년'이란 대체 누군지 알지 못했다.

툭하면 '병신', 이게 흔한 욕이었다.

그냥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무작정 배척했다.

 

기사를 읽다보니 가슴이 아프다.

장애를 극복하기도 바쁜데 친구들이 야속하게 구니 그게 더 힘들 것이다.

그러지 말자.

우리도 어딘가에 비교하면 다 장애인이다.

개에 비하면 우린 청각장애를 가진 것이고,

독수리에 비하면 시각장애를 가진 것이다.

아인쉬타인에 비하면 우리는 지적장애를 가진 것이다.

 

잘났다고 믿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피자.

내가 사랑하는 우리집 강아지들은 신체 장애말고도 다른 장애가 있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시각장애(흑백밖에 못보므로), 언어장애(짖는 것밖에 못하므로), 지적장애(지적능력이 떨어지므로) 등 다중장애를 갖고 있다. 그래도 우린 애견을 사랑하잖는가.

 

하느님의 눈으로 보면 다 사랑스러운 생명이다.

연민할 것도 없다. 그냥 바라봐주면 된다.

장애인들도 건드리지만 않으면 나름대로 잘 살아갈 수 있다.

돕지 못하겠다면 차라리 외면하는 게 낫다.

관심갖는 척하면서 이렇게 사진 찍어대 인터넷에 올리고, 비난 댓글 달면 안된다.

이번 기회에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을 대하는 시각을 바로잡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