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파란태양/전원 이야기

배추 비싸도 대책이 없다

배추 값이 비싼데 왜 농부들은 배추를 기르지 않을까?

당연히 이런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붉은 고추나무가 따로 있고, 푸른 고추나무가 따로 있는 줄 아는 사람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올해는 봄부터 계속 배추값이 불안정한데 농부들도 무던히 노력했다.

하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배추가 녹아버린다.

비 많이 오면 상추, 배추 등은 그 빗물에 녹아 상품가치가 사라진다.

고추, 오이 등도 초토화되었다.

그렇다고 비닐하우스에 배추를 재배하자면 시설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온도가 너무 높아 잘 자라지 않는다. 배추는 적당한 일교차가 있어야 맛이 들고 잘 자라는데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기에는 적합치 않다.

 

우리 어머니도 8월 하순에 심어야 할 배추를 비 때문에 못심다가 9월 초순 비가 그친 다음에야 심었다.

이게 자라려면 11월초까지 날씨가 순조로워야 하는데, 9월 하순부터 갑자기 온도가 떨어져 생육이 잘 안된다. 이런 날씨로는 질 좋은 배추를 길러낼 수가 없다.

이래저래 배추가 자라기에 2010년은 좋은 해가 아니다.

<배추 1포기 1만 1600원, 배추 대란 / 연합뉴스>

 

한겨레신문에 배추 보도가 났는데, 결국 유통업체 욕하는 것으로 그친다.

지겨운 유통업체 비난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수십년째 그 소리만 한다.

소비가 있으면 공급이 일어나고, 공급이 떨어지면 가격이 올라가는 게 법칙이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시각으로 보면 유통업자들을 잡아들여 죄다 감옥에 쳐넣고 싶겠지만, 유통업자 나름의 노력이 있다. 장사꾼들이야말로 자본주의의 효소 같은 사람들이다. 툭하면 장사치니 장돌뱅이니 하면서 이 사람들만 욕을 하는데, 그러면 안된다. 불만이 있으면 법과 제도를 고칠 생각을 해야지 유통업자의 양심에 호소하는 이런 기사는 국가발전에 도움이 안된다.

<시장선 3포기 4만원 하는데...밭떼기 1평에 7천원/한겨레신문>

유통업자들의 농간 때문이라면 중국 배추 수입해 들이면 된다. 배추 수입이 자유인데 왜 안하는가.

이미 몇몇 김치회사에서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이 문제라면 아마 중국산 배추 수입으로 해결될 것이다. 수입배추 들여오기 전에 창고 물량을 풀 것이기 때문이다. 다 그런 거다.

시장은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더러 김치 비싸 못먹는 때도 있어야지 물과 공기처럼 늘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도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배추도 고맙고, 농민도 고맙고, 유통업자도 고맙다고 생각해야 한다. 백만원하는 스마트폰은 척척 사면서 겨우 만원 남짓하는 배추가지고 너무 호들갑이다. 배추 한 포기 사면 보름은 먹을 것 아닌가.

 

 <중국산 배추 100톤 긴급 수입...추가 수입 검토/연합>

이 뉴스만 보고도 배춧값이 떨어질 것이다. 사재기 물량이 일제히 나올 것이니 말이다. 게다가 대형마트까지 수입에 가세하면 이번에는 폭락했다고 이명박 대통령 욕 안할런지 모르겠다. 폭락해도 4대강 때문이라고 할 사람들, 반드시 있을 것이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지난 9월 27일 1만 3000원이던 게 29일에 8000원, 30일에 9900원이란다.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

이 블로그의 관련 글. <배추로 보는 한국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

 

'파란태양 > 전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감따는 날  (0) 2010.10.31
고추나무  (0) 2010.10.10
귀하디 귀하다는 꽃송이 버섯  (0) 2010.09.27
버섯 따려다 독초 사진만 찍었네  (0) 2010.09.25
모처럼 흉년 맞아 어머니 걱정하시네  (0) 2010.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