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한 대학생의 자살 뉴스가 온 언론에 떠오르고 있다.
그것도 반드시 '카이스트생 자살'이라는 제목으로.
이런 썩어빠진 언론들 때문에 '베르테르 효과'로 카이스트생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왜 수많은 다른 자살자는 뉴스거리도 안되는데, 유독 카이스트생이 자살하면 톱뉴스가 되는가.
이런 경박한 언론 태도에 환멸이 일 지경이다.
이번에 자살한 사람은 카이스트 휴학생이다. 그러니까 카이스트생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제목으로 기사를 뽑는 것은 부화뇌동 좋아하고 선전선동 좋아하는 우리나라 저질 기자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껏 덧붙이는 뉴스가 서울대생 자살자도 네 명이고, 서울대 교수도 자살했다는 정도다.
지방대 학생이나 교수야 자살하건 말건 뉴스거리도 안된다.
그건 그거고.
이번에 자살한 휴학생의 경우,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의심했는데 결국 우울증 환자다.
난 우울증에 관해서는 국민들이 좀 더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울증 진단이 나왔으면 학교에서도 그저 휴학만 시키면 되는 줄 착각하면 안된다.
우울증은 쉬면 낫는다는 법칙이 없다. '지금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아무 생각없이 휴학시켜 집으로 돌려보내면, 이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부모 입장에서 또 방치하게 된다.
이렇게 가정과 학교에서 관심이 없다보면 우울증은 더 깊어진다.
우울증의 원인이 서남표 총장의 학교 운영방식이라는 일부 경박한 언론들의 질타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
우울증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고, 확실한 질병이다.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이미 우울증에 걸린 상태에서 성적이 나빠 등록금을 더 내게 되면 이를 더 비관하고, 자살 결심에 이르기가 쉽다는 것이다. 2차, 3차 원인은 될 수는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등록금 때문에 자살자가 잇따른다는 말은 서남표 총장을 비판하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지 팩트는 아니다.
우울증이 깊어지면 사소한 일이라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결별, 가족의 사망 같은 일로도 자살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심지어 봄비 내리는 걸 보고도 자살 충동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문제의 초점은 우울증을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퇴치하느냐에 달려 있다.
훑어보니 이런 문제를 거론하는 언론 자체가 없다.
대단히 염려스럽다.
우울증은 무서운 질병이다. 마음의 감기라니, 그런 낭만적인 표현은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마음의 감기가 아니라 마음의 악성 급성 종양이다.
부디 이 카테고리에 들어오신 분들은 다른 글도 꼭 읽어보고 우울증에 잘 대처해주기 바란다.
스스로 자신을 지키고, 가족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
나는 나대로 우울증을 감소시키는 방법에 대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아 뭐 하나를 공부하려고 해도 너무 힘이 든다.
그러다보니 시원한 해결책을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소설가로 살아오다 보니 이런 능력이 부족하다. 죄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급한대로 쓰자면 우울증에 걸린 분은 종합영향제를 반드시 복용하고,
비타민 B복합제를 추가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씨도 자꾸 먹어야 한다.
그러면서 햇빛을 많이 쬐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병원에 가라는 것이다.
신경정신과에 가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다만 치료에 시간이 걸리는만큼 완치 이전의 심리변화를 관리할 가족이 필요하다.
가족들은 환자가 자살할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제발이지 노력들 하자.
중증 우울증 환자라면 특히 가족 중 한 명이 반드시 24시간 붙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들은 너무 방치돼 있다.
이런 기사 볼 때마다 치료 방법이 있음에도 젊은 학생들이 죽어나가는 걸 보면 너무나 안타깝고 슬프다.
그리고 언론이 증오스럽고,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정부가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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