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은 돌마늘이란 한자어인데, 상사화라고도 부른다.
경향신문에 당취(원작은 5권, 이후 소설 토정비결 2부 3-4권으로 편입)를 연재할 때 주인공 불두와 여진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이 꽃을 내보였다.
불두와 여진은 미친 듯이 사랑했지만 나는 끝내 이 두 사람의 사랑을 비참하게 뭉개버렸다.
불두가 불에 타 죽을 때, 여진이 일본에서 난리 중에 죽을 때 나도 눈물을 흘렸다.
가공의 인물인데, 픽션인데 눈물이 났다.
살다 보니 이 세상에 뜻대로 이루어지는 사랑이란 없는 듯하다.
같이 살아도 이루어지지 않는 게 사랑이다.
마주 보아도 사랑이 완성되지 않더라.
우리네 세상은 논픽션이라고 하지만 내게는 다 픽션같기만 하다.
시골집 마당에는 수십 년 전부터 석산이 피었다 졌다 한다.
아버지 청년 시절에 폐사지에서 옮겨다 심은 건데,
아버지 가신 지 10년이 된 올해 여름에도 분홍색 꽃이 수줍게 피어 있는 걸
무기력하게 바라보았다.
자식들이 어른이 되면 아버지는 하늘로 가신다.
우리가 하늘 갈 때쯤 또 아버지는 환생하실까.
그 지긋지긋한 일제, 육이오, 박정희 독재 시기를 또 살아가실까.
이 사진은 블로그 친구가 찍은 것이다.
지난 9월 17일에 찍은 사진들이란다.
혼자 보기 아까워 블로그 친구의 양해를 얻어 이리 옮기고, 내 블로그에도 올린다.
꽃빛은 아무리 나눠도 시들지 않으니까.
석산에 앞서 함양 상림의 자태를 먼저 보여드린다.
사랑한다, 모든 것을..........
- 함양은 산천도 곱다. 상림의 연꽃이 멀리 보인다. 우리네 세상은 어쩜 이리도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 이 아이처럼 이런 징검다리 수없이 건너보았는데 늘 제자리같다. 배워도 배워도 늘 제자리다.
얼마나 더 늙어야 세상 이치를 알런지 모르겠다. 이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면 우리는 질 것이다.
- 빅토리아 수련이란다. 한 뿌리에서 나와 방사형으로 잎이 피어났다. 참 짓궂기도 하시지, 그 진화의 세월님.
- 여기 앉아 쉬다보면 스트레스가 무슨 말인지 까마득히 잊어버리겠지.
- 상림을 따라 슬슬 석산이 나타난다.
- 숨막히게 아름다운 석산. 내 블로그 친구가 제 날짜에 제대로 가서 햇빛이 좋은 시각에 잘 찍어왔다.
- 물가에 핀 이 석산들, 웬만하면 다들 도를 깨우치고도 남겠다.
- 어쩜 빛이 때맞춰 이리도 잘 비쳐줄까.
- 아름답지 아니한가.
-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저려온다.
- 가까이 다가가 찍은 사진을 보니 석산, 넌 역시 정열적이구나. 그래도 사랑을 이루진 못할걸.
그래서 핏빛인 거니?
* 이 사진들은 제가 찍은 사진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 글 전체를 스크랩하는 용도 외에
개별 사진을 사용하는 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혹시 사진이 필요한 분들은 <여기로 가서 허락받으세요. 출처로 가기>
'파란태양 > 전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딸에게 잡힌 서울 남산 하늘 (0) | 2011.10.14 |
---|---|
진주수목원 - 가을, 그리고 길... (0) | 2011.10.12 |
우리 형제들이 사진찍는 법 (0) | 2011.09.21 |
2011 추석, 시골에서 찍어온 사진 몇 장 (0) | 2011.09.13 |
고향으로 단풍 구경갔더니 (0) | 2010.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