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nathan Mak Long 이란 디자이너가 지난 8월26일 만들어 올린 이미지
어제 여의도에서 무슨 회의를 하는 중에 잡스가 사망했다는 딸의 메시지를 받았다.
카카오톡이다.
슬픔이 밀려들었다.
스티브 잡스 덕분에 회의 중에도 그런 속보를 알 수가 있어 좌중에 이를 소개했다.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그가 갔다.
그는 세계최초로 진정한 PC의 시대를 열어젖힌 선구자다.
그가 만든 애플2를 1986년에 사용한 적이 있다. 내가 접한 최초의 PC다.
이후 그가 혁신적으로 만든 매킨토시를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걸 옆에서 구경했다.
이어 맥북, 아이팟, 아이튠즈,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현란한 작품들이 그의 손에서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난 애플2 외에 그의 작품을 쓰지 않았다.
사용환경이 너무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기 자신은 자유를 갈구하면서도 남은 독재하는 사람이다.
난 잡스만큼이나 독재를 싫어한다. 그래서 개방적인 IBM PC를 쓰고, 갤럭시 폰을 쓴다.
그의 애플2는 IBM이 PC설계도를 전격 공개하면서 단숨에 무너졌고, 그는 자기가 만든 애플에서 쫒겨난 적이 있다.
이처럼 난 스티브 잡스의 작품 자체는 사랑하지 않지만 그가 세상을 향해 던진 충격으로 발전해온 문명을 즐기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은 잡스의 아이폰이 아니었다면 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희에게는 그런 창의성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IBM PC를 쓰든 갤럭시를 쓰든 잡스의 영향권 내에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잡스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난 잡스를 개량한 제품을 쓰고 있으니까.
그에게서 배운다.
과감히 한 학기만에 대학을 그만둔 잡스의 용기, 난 갖지 못했다.
부모님이 허리가 휘도록 농사일하면서 보내온 등록금을 4년간 꼬박꼬박 받아가며 기어이 다녔다.
그런 나는 잡스만한 공을 세우지 못했다.
그만큼 치열하지도 못하다.
잡스는 말했다. 늘 굶주려라. 늘 어리석어라.
그건 지킨다. 나는 진리에 굶주려 있다. 지금도 새로운 진리를 찾기 위해 생각하고, 독서하고, 글을 쓴다.
늘 어리석다고 믿고 두리번거린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보기 위해, 내가 듣지 못한 것을 듣기 위해 귀를 세운다.
그러나 잡스는 천재고 나는 범재다.
그는 세계어인 영어를 쓰는 미국인이고, 나는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한국어 쓰는 분단국 국민일 뿐이다.
아, 그는 입양아던가. 췌장암으로 고생한 환자던가. 자기가 창업한 회사에서 쫒겨난 적이 있는 불운아던가.
그런데도 그를 따라잡지 못하다니.........
Stay Hungry! Stay Foo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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