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진주시는 인구 약 35만 명이지만 문화 인프라는 300만 대도시 못지 않게 풍부하다.
인구가 적고 큰 기업이 드물어 시세 수입이 크지 않을 텐데 그 많은 문화 컨텐츠를
오래도록 유지하고 있는 것만도 장하다고 생각한다.
LH 본사 이전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구만으로 진주의 3배쯤 되는 용인에 살면서 늘 허기지는 것이 문화인데,
진주 쪽에서 보자면 용인의 넘치는 세수가 부러울지는 모르겠으나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확실히 진주가 몇 배 낫다.
진주 남강 유등 축제는 임진대첩 때, 그리고 계사 순의 때 진주성에 고립된 병사들이 강 건너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띄운 편지등에서 유래된 것이다.
일본군 10만 대군에 둘러싸여 언제 죽을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가족들에게 남기는 글발을 적어 남강에 흘려보냈을 것이다.
임진왜란 시절 호남으로 진입하는 일본군을 막기 위해 목숨 바친 진주의 조상들,
그리고 진주성에 모인 저 충청도, 전라도 병사들까지 나라 지킨 국혼을 기리는 이 행사가
처음에는 단순히 기념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는데 웬걸, 지금은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승격되었다.
막상 남강에 유등이 띄워지니 그 아름다움이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사람 마음이 다 같은지 해마다 규모가 늘어나더니 마침내 국가 대표축제가 되어 외지인들, 외국인들이 대거 찾는 명품 축제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남강은 그 자체가 무대가 될만큼 강폭과 수심이 적당하다. 진주성을 중심으로 무대를 꾸미면
대규모 뮤지컬이 가능할 것같다. 기획자들이 좀더 아이디어를 모아 세계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큰 축제로 발전시켜 주기를 바란다. 곳곳에서 돈 적게 들인 표가 난다. 문화관광부에서도 신경 좀 더 쓰고, 관광공사는 더 깊숙이 참여하여 이 유등축제의 품격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만 하겠다.
- 진주 남강 유등축제는 헌다례로 시작된다. 이곳은 진주성 내 임진대첩계사순의비가 있는 성소다. 명칭이 이렇게 길어진 것은 임진년에는 호남으로 들어가려는 일본군을 패퇴시켜 대첩을 거두었지만 계사년에는 항전하던 모든 군과 의병, 관리, 백성들이 전원 전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첩을 거두고 순의한 분들을 기리는 곳으로, 진주의 '국립묘지' 혹은 '독립기념관' 같은 곳이다. 진주 정신도 여기서 나온다. 2008년 4월, 최구식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선되자마자 개표가 이루어진 그 한밤중에 이곳을 찾아 참배했다.
- 대첩순의단. 대첩비와 순의비가 동시에 서있는 전적지는 이곳 뿐일 것이다. 이때 진주성민들이 일본군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호남을 잃었을 것이고, 호남을 잃었더라면 왜적을 몰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 헌다례가 끝나고 어르신들이 퇴장한 다음 제례에 쓰인 차를 한 잔 마셨다. 앉은자세로 사진을 찍어 제대로 안나왔다. 오른쪽 웃고 있는 분이 나와 함께 유등축제를 구경한 최구식 의원의 부인이다.
- 진주성을 지키는 군졸 인형들이 밝게 빛난다.
- 진주성을 지키던 백성들이 유등을 띄우게 된 이야기를 뮤지컬로 꾸몄다. 무대 규모를 키우고, 좀 더 많은 공연 장비를 이용한다면 더 큰 감동을 줄 것같다.
- 뮤지컬이 끝나자마자 유등 점등식이 이루어졌다. 봉황 두 마리가 하늘을 날았다.
진주에 상서로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 LH 이전했으니 KTX도 연결되기를....
- 불꽃놀이. 용인에서는 밤 10시면 에버랜드에서 매일마다 이런 불꽃놀이가 펼쳐져 내겐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진주 남강 하늘에 터지는 불꽃은 훨씬 더 아름다웠다. 돈을 조금만 더 쓰면 더 화려할 텐데 진주 역시 예산을 아껴야 할 형편이라고 한다.
- 남강 위에 떠 있는 유등.
- 남강의 유등들. 아래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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