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이유없이 자꾸 전화를 걸어와 무작정 시골에 다녀왔다.
전화를 걸어와 아무 얘기나 하는 건 주말이니 한번 다녀가라는 압박이다.
오전만 있다가 오느라 제대로 구경을 못했다.
그새 꾸지뽕나무 열매를 수확하고, 고구마 캐고, 차조기 베어 털고,
가을걷이가 그렇게 끝난 모양이다.
이 날은 어머니와 형제들, 조카와 마늘을 심었다.
난 밭 고르고, 거름 내고 비닐 씌우는 것까지만 하고 올라왔다.
그 사이 어머니 텃밭을 둘러보며 사진 몇 컷을 찍었다.
제목을 어머니의 가을이라고 붙여 보았다. 부리나케 다녀오느라 스토리가 약하다.
어머니는 올해 82세이며, 시골집에 혼자 사신다.
- 이웃에 사는 어머니 친구 배추밭. 하도 예쁘게 농사를 지었길래 담아보았다. 아래 세 컷 같음.
- 작년에는 주렁주렁 열렸던 감이 올해는 이 모양이다.
- 분꽃.
- 노랗게 물든 은행 단풍. 곱진 않지만 올해 이 나무에서 제법 은행을 수확한 모양이다.
- 밭둑에서 따온 구기자. 귀찮다고 신문지도 안깔고 그냥 늘어놓으셨다.
- 팥. 농사가 대체 어떻게 되었길래 이 모양인지. 이걸 어쩌겠다고 말리시는 건지 모르겠다.
- 애들 소꿉놀이처럼 늘어놓은 무청 몇 줄기, 구기자 한 줌.
- 아마 고추 끝물을 따신 모양이다.
- 이건 누가 버린 수박씨가 난 건데, 우리 동네에서 찍은 게 아니다. 그냥 스마트폰에 담겨 있길래.
- 우리집 마당의 주목 열매.
- 마늘 심는다고 나오신 어머니. 마음은 청춘, 주저하지 않고 밭으로 달려나오신다.
- 마늘밭 고르는 풍경.
'파란태양 > 전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美港 통영의 가을 (0) | 2011.11.14 |
---|---|
어머니, 비 안 온다더니 거짓말하셨네 (0) | 2011.11.07 |
바쁘다고 안갔더니 동생이 사진 찍어 보낸 요즘 시골 풍경 (0) | 2011.10.19 |
내 딸에게 잡힌 서울 남산 하늘 (0) | 2011.10.14 |
진주수목원 - 가을, 그리고 길... (0) | 2011.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