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을 통합하는 전자 혁명
- 글 / 허신행 박사(전 농림수산부장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전자 또는 전기를 이용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전깃불이 꺼지고, 자동차·전동차·기차·선박·비행기 등 모든 교통수단이 멈출 것이다. 전자 계산기·텔레비전·전기 냉장고·전기 다리미·전기난로·전기밥솥·전기 오븐·전기 면도기·전기 세탁기·전기 청소기·전자시계·전기 스탠드·전자 악기·전자 오르간 등 집안의 모든 전자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전기가 없어지면 전화기를 비롯한 통신수단이 대부분 멈추고,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등 정보망이 모두 무너질 것이다. 라디오·TV방송은 물론 신문까지도 중단되고, 상·하수도와 엘리베이터·공장의 모터·로봇·병원의 각종 최신 첨단장비 등 편리한 문명의 이기利器들이 대부분 쓸모 없게 될 것이 뻔하다.
전기를 못 쓰면, 아마도 인간은 원시사회나 초기 농경사회로 돌아가야 할지 모른다. 우마차·지게·쟁기·활·창 등으로 생활하게 될 것이다. 전기가 없어지면, 새로운 전기제품의 생산이 중단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까지 사용해오던 문명의 이기利器까지 대부분 못 쓰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깨달음의 시대로 불리는 21세기의 꿈 같은 세계는 한갓 몽상夢想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을 대신할 만한 컴퓨터가 어디 있으며, 세계를 하나로 묶는 인터넷은 또 무엇인가. 세계시장을 하나로 엮는 WTO(세계무역기구)는 무슨 소용이겠는가. 다국적 기업이나 전자전쟁 및 핵전쟁 그리고 산업사회도 모두 사라질 것이다. 그 결과, 세계는 원시 공동사회처럼 평온하고 조용해질 것이다.
결국 이 세상을 이처럼 시끄럽게 만든 근본은 인간에게 있고, 그 원인은 전자의 활용이었다. 만일 우리 인간이 전자를 직접 이용할 수 없었다면, 오늘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오염 문제나 인간성을 파괴시키는 물질만능주의 및 배금拜金사상이 이토록 만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쟁에 의한 집단살상도 흉측스럽게 자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우리 인간은 전자 또는 전기의 활용을 중단할 수는 없다. 전자란 음전하陰電荷를 가진 아주 작은 소립자이다. 물질을 이루는 원자 안에는 전자가 있다. 전자는 원자핵 주위를 돈다. 이 전자는 마이너스의 전기량을 갖고 양성자는 플러스의 전기량을 갖는데, 두 전기량은 서로 같다.
유리나 도자기와 같은 절연체 속에서는 원자핵 주위의 전자가 떨어져 나가지 않는 데 반하여, 구리나 철 같은 금속 안에서는 전자가 원자핵을 이탈하여 자유스럽게 움직인다. 이같은 전자를 ‘자유 전자’라고 부르며 금속 내의 이 흐름을 ‘전류’라고 말한다. 바로 이 전자의 광범위한 활용 때문에, 세상이 온통 변하고 또 변한 것이다.
탈레스가 광물의 일종인 호박琥珀을 마찰시켜 전기를 최초로 발견한 때가 자그마치 BC 600년 경이었다. 그러나 톰슨Joseph J. Thomson(1856∼1940)이 소립자인 전자를 발견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백여 년 전인 1897년이었다. 1천 종 이상의 발명특허를 획득한 발명왕 에디슨Thomas A. Edison(1847∼1931)이 탄소선 전구를 발명한 때가 1879년이고, 쿨리지William D. Coolidge(1873∼1975)가 텅스텐 전구를 발명한 시기가 1910년이었다.
그런데 라디오 방송 개시가 1920년, 텔레비전의 실용화는 1925년, 전자 현미경의 발명이 1934년, 전자 계산기의 발명은 1940년, 레이더의 실용화가 1941년 그리고 PC의 대중화는 1990년대에 이루어졌다. 전자제품 분야의 발전속도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하다.
질풍疾風처럼 내달리는 전자공학 분야의 발전에 의해 세계는 지금 3대 혁명을 맞고 있다. 첫째 통신혁명, 둘째 교통혁명, 셋째 컴퓨터 혁명이다.
옛날 봉홧불로 통신수단을 삼던 시대에 비하면, 오늘날의 통신개발은 놀라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한성전보총국의 개설로 전화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해는 1885년이다. 그런데 21세기에는 ‘1인 1전화’ 시대가 실현된다.
유선전화의 기능이 다각도로 발전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무선전화의 개발속도는 눈부시다. 특히, 개인 휴대통신(PCS)이 디지털 기술을 무기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그 기능이 엄청나게 다양해지면서 고성능화됨에도 값은 바닥 없이 추락한다.
이동 전화기가 처음 나왔을 때, 4백만 원대를 호가하던 값이 1만 원 내지 1천 원대를 지나 결국, 지금은 무료로 공급되고 있지 않은가.
삐삐·단말기·시티폰·인터넷·멀티미디어 통신에 광케이블 및 광통신망과 정보 고속도로 그리고 ‘자바’라고 불리는 만국 공용어까지 함께 어우러지면, 통신혁명은 종국에 빛과 생각의 속도로 움직이는 초시세계超時世界로 이어질 것이다. 진실의 세계는 무시無時이므로 전자에 의한 통신혁명 내지 진화는 끝없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통혁명은 어떤가? 인류의 초기 교통수단은 보행과 인력人力 그리고 축력畜力이었다. 고대사회에서 수레와 배가 발명되었다. 중세에 들어와 마차馬車와 대형 범선이 건조되었다.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1451∼1506)가 대형 범선으로 신대륙에 도착한 것이 1492년이었다.
산업혁명에 의한 기계의 발달로 1772년 와트James Watt(1736∼1819)에 의해서 증기기관이 발명되었다. 이어서 1807년 증기선이 그리고 1825년 증기 기관차가 개발됨으로써, 제1차 교통혁명이 일어났다.
내연기관의 발명에 힘입은 자동차(1886년)와 프로펠러 수송기(1903년)의 개발로 제2차 교통혁명을 맞는다. 이어 제트 엔진의 개발로 제3차 교통혁명이 일어난다. 1952년 제트 수송기가 개발되고, 1976년에는 초음속기마저 탄생하게 되었다.
21세기 제4차 교통혁명은 눈부신 시대를 연다. 지상에서는 시속 300킬로미터 이상으로 달리는 자기부상열차磁氣浮上列車가 등장하고, 시속 600킬로미터의 진공(탄환) 열차와 원자력 자동차도 출현할 것이다.
지하에서는 리니어나 대심도大深度 지하철과 초고속 터널 튜브로 수송이 이루어진다.
해상에서는 고신뢰도 지능화선船, 제트포일 초전도선船 그리고 시속 100킬로미터의 테크노 슈퍼 라이너 선船이 나타난다.
공중에서는 음속의 2.5배로 비행하는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가 머지 않아 선보이게 될 것이다. 이륙 즉시 대기권으로 진입, 성층권을 시속 3천 킬로미터 이상 난다. 시간이 지나면 이보다 더 빠른 여객기가 속속 개발될 것이다.
그리하여 지구촌은 2∼3시간대의 일일 생활권으로 바뀌고, 지구촌의 한 장터화가 실현될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제5차·제6차…… 이어지는 교통혁명이 일어나서 종국에 빛의 속도로 나는 초공세계超空世界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컴퓨터 혁명은 더욱 놀라운 변화의 연속이다. 컴퓨터의 출현은 인간의 개별생활뿐만이 아니라 인류의 진화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현대적 의미의 그 역사는 매우 짧다. 오늘날 컴퓨터의 영역은 인간 두뇌영역의 확장으로서 ‘더욱 많이, 더욱 정확하게, 더욱 빠르게, 더욱 편리하게’ 계산하고자 노력한 결과, 진전된 컴퓨터의 발전사는 눈부시게 이어지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인간생활에서 수數나 양量을 표시하고 또 기억을 되살리고자 하는 노력은 일찍부터 있어왔다. 원시사회에서는 땅이나 나무 등에 무엇인가를 표시하였고, 작은 돌이나 곡식알 등으로 동물들의 수를 헤아리는 등 계산하거나 기억하려 한 흔적들이 남아 있다. 그러다가 기원 전 500년 경에는 구슬과 철사로 만들어진 셈하는 기기가 이집트에서 나타났고, 서기 200년 쯤에는 중국의 수학자들이 주판Saunpan이라는 계산기기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서기 524년 로마의 철학자 보이티우스Anicius M. S. Boethius(480∼524)는 유럽형 주판을 더욱 자세히 계산할 수 있는 기기로 개량하였다. 서기 1000년에는 교황 실베스터 2세SylvesterⅡ(945∼1003)가 역시 주판을 한차원 더 효율적으로 개선시켰다. 1430년 유럽에서 원을 4등분하여 눈금이 매겨진 도구로 시야를 조준하거나 거리를 측정하였다. 1606년에는 갈릴레이를 포함한 몇몇 발명가들이 총의 탄도를 계산해내는 ‘섹터’라고 불리는 도구를 고안해내기도 하였다.
1617년 스코틀랜드의 수학자 네이피어John Napier(1550∼1617)가 ‘네이피어 봉棒’이라는 곱셈용 계산도구를 만들었다. 1622년에는 영국의 수학자 오트리드William Oughtred(1574∼1660)가 ‘부분적인 원’이라고 불리는 계산척을 개발하였다. 발명가이자 화가인 다빈치Leonardo da Vinci(1452∼1519)가 기계적인 덧셈기에 대한 착상을 그림으로 나타낸 지 약 150년 후, 제대로 계산기능을 감당할 수 있는 최초의 기계가 등장하였다.
1642년에는 수학과 과학 그리고 철학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프랑스의 파스칼Blaise Pascal(1623∼1662)이 세금계산 작업의 지루함을 덜어주고자, 여러 개의 톱니와 연동바퀴 그리고 축으로 구성된 세계 최초의 가감산加減算 계산기를 발명하여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1673년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Gottfried W. Leibniz(1646∼1716)는 덧셈과 뺄셈뿐만이 아니라 곱셈과 나눗셈까지 가능케 한 기계적 계산기를 발명하였다. 1833년 영국의 수학자였던 바베지Charles Babbage(1791∼1871)는 세계 최초의 자동 계산기인 해석기관(Analytical Engine)을 설계·제작함으로써 현대 컴퓨터 개발에 큰 공적을 남겼다.
1855년 스톡홀름의 슈츠 부자父子(George & Edward Schutz)는 세계 최초의 실용적이고 기계적인 컴퓨터를 만들었다. 이들의 설계는 바베지의 작업을 기초로 하여 이루어졌다.
1890년, 미국에서는 매 10년마다 인구조사를 실시하는데, 계산작업이 7년 이상 걸리므로 이를 단축시키기 위해 통계처리 방식을 공모하였는 바, 이때 홀러리스Herman Hollerith(1860∼1929)의 센서스 머신Census Machine이 당첨되었다. 이 기계를 사용하여 그 지루하던 작업이 6주 안에 끝났고, 그후 수많은 통계자료가 쇄도하자 홀러리스는 ‘Tabulating Machine’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였다. 그 후 회사가 성장을 거듭하여 오늘날 유명한 IBM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1925년 미국의 MIT에서 부시Vannevar Bush(1890∼1974)와 그 동료들이 차동差動으로 움직이는 대규모의 아날로그Analog 형 계산기를 만들었다.
1939년에는 미국 아이오아 주립대학의 아타나소프John. V. Atanasoff(1903∼1995) 교수가 그의 조수 베리Clifford Berry와 함께 최초의 전자식 디지털 컴퓨터를 설계 제작하고, 그들의 이름을 따서 아타나소프베리컴퓨터의 약자인 ‘ABC’라고 이름지었다.
1941년에는 주제Konrad Zuse(1910∼1995)가 전자식 릴레이를 이용하여 Z3 컴퓨터를 만들었는데, 이는 세계 최초의 자동제어 계산기로 평가되고 있다.
1944년 하버드 대학의 에이큰Howard H. Aiken(1900∼1973) 교수가 IBM회사와 합작으로 MARK-I라고 불리는 세계 최초의 거대한 자동 계산기를 제작하였다. 길이 17m, 높이 2.4m로 제작기간만 5년이 걸렸다고 하니까, 상상하기 어려운 계산기였던 모양이다.
1946년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머클리John W. Mauchly(1907∼1980) 교수는 미국 육군용 탄두彈頭의 궤도를 계산하기 위하여 에커트John Presper Eckert(1919∼1995)와의 공동연구 끝에 10진법 체계의 대형 진공관 컴퓨터(ENIAC)를 개발해냈다. 이 컴퓨터는 이제까지의 전기 기계식 컴퓨터보다 1,000배나 빠른 최초의 전자식 범용 디지털 컴퓨터로 인정받게 되었다. 같은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헝가리 태생의 수학자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1903∼1957)은 오늘날의 컴퓨터와 같이 기억장치에 컴퓨터의 명령과 수치를 함께 기억시키는 이른바 내장內藏방식을 제안하여 컴퓨터 발전의 거보巨步를 내딛게 하였다.
이처럼 진공관을 기억소자素子로 하는 이들 컴퓨터가 소위 제1세대 컴퓨터(1951∼1957)의 출발인 셈이다. 진공관이 정보처리의 고속화를 가능하게 해주었다면, 프로그램 내장방식은 컴퓨터의 지능화 내지 범용성을 가능하게 해준 셈이다.
제2세대 컴퓨터(1958∼1963)는 진공관 대신 트랜지스터를 채택한 컴퓨터 그룹을 말한다. 트랜지스터 컴퓨터는 진공관 컴퓨터의 외형보다 100분의 1도 안되는 소형으로서 에너지 소모가 훨씬 적고, 동작속도가 빠르면서 정확성이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컴퓨터는 IBM1401, 7070, UNIVAC-Ⅲ 등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로 FORTRAN, COBOL, ALGOL 등이 개발되고, 주 기억장치는 호출시간이 짧은 자심 기억장치로 채택되었다.
제3세대 컴퓨터(1964∼1970)는 트랜지스터·다이오드·콘텐서 등을 0.5cm2 정도의 작은 실리콘 조각에 짜 넣은 집적회로(IC: Integrated Circuit) 채용으로 중앙처리장치가 아주 소형화된 컴퓨터 그룹을 지칭한다. 다수의 이용자가 통신망을 통해 1대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시분할 시스템(TSS: Time Sharing System)이 실현되었다. 제어·관리 프로그램·각종 언어 프로그램·응용 프로그램 등의 소프트웨어 체계가 확립되었다. 영상표시장치(CRT: Cathod Ray Tube)와 문자판독장치 등이 실용화되기 시작하였다. 대표적인 컴퓨터는 IBM 360이다.
제4세대 컴퓨터(1971∼1989)는 고밀도 집적회로(LSI: Large Scale Integrated Circuit)를 사용한 미니 컴퓨터 내지 개인용 컴퓨터(PC)를 지칭한다. 대량의 정보를 취급하기 위해 반도체를 이용한 주 기억 장치로 롬(ROM: Read Only Memory)과 램(RAM: Random Access Memory) 등이 채용되었다. 대표적인 컴퓨터는 IBM 370, VAX-11/780, IBM PC 등이다.
제5세대 컴퓨터(1990∼ )는 기억소자가 더욱 집적되어 분자나 원자 크기의 지능을 갖는 소자의 개발로, 인간의 지적인 보조자 내지 인간기능의 일부를 대신하는 인공지능의 컴퓨터 그룹을 칭한다.
컴퓨터 개발에는 종착역이 없어 보인다. 제5세대 컴퓨터는 광회로(또는 신경망 회로)를 개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열리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인공지능이나 다름이 없다.
제5세대 컴퓨터가 실용화되면 인간의 오감五感을 거의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눈·귀·입, 즉 보고 듣고 말하는 기능 이상을 갖는다. 지금까지 숫자·문자·논리·기억을 맡아왔던 컴퓨터가 앞으로는 생각하는 기능도 곧 갖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떠맡게 될 슈퍼 컴퓨터가 제6세대·제7세대…… 로 연속 개발되면, 인간의 오감五感뿐만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교육·스포츠·오락·군사 등 모든 분야가 컴퓨터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환상의 세계, 즉 초시공超時空 세계가 펼쳐지게 될 것이다.
이처럼 통신혁명·교통혁명·컴퓨터 혁명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전개되면, 지구촌의 인간사회는 하나로 통합될 수밖에 없다. 동양사상에 만물일체萬物一體라 했다. 신토불이身土不二요, 우주가 하나의 유기체와 같다고 했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전 인류가 한몸[一體]으로 통합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요, 새삼스러운 것이 못된다. 이것은 오히려 한몸, 즉 대아大我로의 회복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인체人體에 비유하면 통신은 신경과 같은 것이다. 교통은 혈관, 컴퓨터는 뇌와 같다. 그런데 전자혁명에 의해 이들 세 기능이 활성화되고 빠르게 순환한다면, 마치 식물인간이 의식을 회복하고 깨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지구가 46억 년 동안 식물인간처럼 있다가, 20세기 말 전자의 직접이용에 의한 3대 혁명의 전개에 따라 의식을 회복하며 일어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인류는 지구촌이 한몸이라는 자각현상을 맞이하게 된다. 놀라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식물인간처럼 지내왔던 지구촌의 인간사회가 언제 첫 신음소리를 내며 깨어날 수 있게 되었던가? 흥미롭게도 신경·혈관·뇌와 같은 3대 혁명에 의해 첫 신음소리를 낸 때는 1985년이었다.
1985년 미국의 세계적인 흑인가수들이 아프리카의 기아飢餓문제 해결을 일부나마 돕기 위해 뉴욕에서 자선공연을 할 때, 만들어 부른 노래가 바로 잠자는 지구촌 인간 사회의 지각을 깨뜨린 울림이었다. 그 노래는 ‘We are the world’였다.
세계가 모두 함께 하나로 될 때
우리는 세계다. 우리는 어린이들이다.
우리는 모두가 하나님의 위대한 대가족의 일부다.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도울 때가 왔다.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다.
(이하 생략)
예술인들의 직관은 이론 이전의 선험적이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세계가 하나로 통합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지진이 올 때, 지질학자보다 쥐나 다른 유연한 동물들이 훨씬 먼저 알고 피하는 이치와 같다. 쥐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공부도 하지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그런 변화를 감지한다. 예술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이 노래는 세계적으로 히트되었으며, 바로 이어서 1986년 지구촌의 세계경제를 통합하는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시작되었다. 그후 세계적인 지성인들이 지구촌화 내지 세계화를 부르짖기 시작하였다. 세계는 식물인간이 회복되듯이 점진적으로 깨어나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한몸사회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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