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뉴스에 재미난 게 올라왔다.
깨묵이 기억력에 좋단다. 일단 뉴스부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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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가 치매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식품연구원은 6일 하태열 박사팀의 연구결과 참깨에서 기름을 짜고 난 나머지 물질인 ‘참깨박’이 기억력 손상 예방과 개선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 박사 연구팀은 “뇌신경 세포와 동물 실험을 통해 볶은 참깨박에 함유된 세사미놀 배당체(SG)가 치매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베타를 주입한 실험쥐의 기억력 손상을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또 노화로 기억력이 감소한 쥐에서는 뇌신경 세포의 사멸과 관련된 신호전달 체계를 조절함으로써 기억력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세사미놀 배당체는 부작용이 없으며, 소재의 특성상 열에 안정하고 추출 수율이 높은 장점이 있는 동시에 원료 수급이 쉽고 가격이 저렴해 경제성과 산업화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의 기술상용화를 위해 2건의 특허 등록을 했으며, 업체에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SCI(과학논문 인용색인) 저널 등에 6편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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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묵이라면 내게 두 가지 기억이 있다.
하나는 일제 시대인 1940여년 경 10대 후반이던 아버지가 깨묵 먹다 지쳐 가출한 이야기다. 그땐 실제 깨묵도 있었겠지만 주로 옥수수 기름 짜고 난 옥수수깨묵과 콩깨묵이었다고 한다. 이걸 일제가 쌀을 빼앗는 대신 배급한 것이다.
원래 깨묵이라는 말은 깨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껍질을 단단하게 뭉친 것을 말하는데, 옥수수까지 그렇게 해먹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오죽 먹기 힘들었으랴. 그 깔깔하고 맛없음을 말로는 설명 못한다.
깨묵으로 끼니를 잇기에는 배가 너무 고파 힘들던 <어린 아버지>는 밥이라도 실컷 먹고 살아야겠다고 무작정 집을 나갔다. 고향 청양을 떠나 강원도 원통까지 올라갔는데, 하룻밤 유숙할 때마다 민가에서 옥수수나 감자를 쬐금 내놓는 걸 보고는 결국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그 집 뿐만이 아니라 우리 <어린 아버지>가 가는 집마다 먹고 사는 형편이 다 그렇고 그랬던 모양이다.
결국 세상을 한탄하면서 집으로 돌아와 하는 말이 <어머니, 깨묵이라도 줘요. 깨묵이라도 실컷 먹어야겠어요> 이러시더란다.
이후로도 우리 자식들은 깨묵을 먹고 살았다. 물론 옥수수 깨묵과 콩 깨묵은 해방 이후 사라졌다.
기름집에 가면 우리가 짜고 남은 깨묵 말고도 더 구할 수 있었는데, 부잣집들은 깨묵을 먹지 않기 때문에 우리 같이 가난한 집에서 얻어오는 수가 있었다.
깨묵은 맷돌처럼 둥글게 생겼는데, 이걸 형제들이 돌아가며 뜯어먹었다.
그래도 진짜 깨묵은 참기름 냄새가 나서 먹을만했다. 지금은 깨묵 보기 힘들고, 먹어보지 않아 맛이 어떤지 모르는데, 어려서는 꽤 괜찮은 간식이었다.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이 깨묵을 간식으로 먹었던 것같다.
고구마 먹고, 콩 삶아 먹는 가난한 살림살이에서도 우리 형제들은 그런대로 공부를 하고, 머리 나쁜 집안이라는 말은 듣지 않았다.
아마 이런 현상에 깨묵이 일조를 했는가 보다 생각하니 헛웃음이 나온다.
- 인터넷 검색하니 깨묵이 하나 걸린다. 이 블로그에서는 깨묵과 한약 찌꺼기로
퇴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다.<가서 깨묵 이야기 보기>
전에 고시 수석해 검사 하다 나온 국회의원 한 분이 가난한 어린 시절 얘기하다 배 고프면 바다에 나가 물고기 한 양동이 건져다가 된장 넣고 삶아 먹었다고 하더니(해산물 많이 먹으면 머리는 무조건 좋아진다) 우리 형제가 그 비슷한 모양이다.
인터넷 검색하니 내 고향 청양 지역에서 촌로들을 대상으로 구술을 모은 자료가 있다. <쳥양의 간식과 술>이란 제목인데 내가 어린 시절에 먹고 자란 먹을거리가 다 들어 있어 감회가 새롭다. 이 목록에 나오는 것 중에서는 우리 가족이 감히 먹어보지 못한 게 수두룩하다. 이 중에 제일 구하기 쉬운 것만 내 형제들이 먹고자랐다고 보면 딱 맞다. 내가 먹어본 건 밑줄친다. ( ) 내용은 내가 수정한 것.
• 간식으로는 진달래꽃, 머루, 으름, 산딸기, 떡 등이다. 으름은 7월(양력 9월에 난다)에 나는데, 바나나같이 생겨 매우 달다. 6월에는 산딸기를 따 먹으며, 명절 때에는 떡을 해 먹는다.
술로는 탁주를 담가 먹었다. 쌀을 시루에 쪄서 누룩(밀껍대기)을 끓여 식혀서 물을 붓고 1주일 동안 땅이나 방에서 삭힌다. (남양면 매곡리, 김점배)
• 어릴 적에 진달래꽃을 따 먹고, 삐비라는 풀을 뽑아서 까맣고 하얀 풀이 나오면 그것을 먹었다. 또한 찔레의 줄기를 뚝 꺾어서 살 속을 까서 먹었다. 제보자는 집안 사람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이런 것을 별로 먹지 않았다.
겨울에는 고구마를 먹고, 여름에는 하지감자를 삶아 먹었다. 하지감자는 하지 때에 캐는 감자를 말하며, 주로 여름에 먹는 감자을 말한다. 그리고 옥수수도 먹었다. (운곡면 위라리, 윤빈귀)
• 구황식으로 청국밀이란 것이 있다. 그것을 메에 득득 갈아서 물을 끓여서 소금을 타서 먹었다. 왜정 때에는 콩깨묵밥을 먹었다. 일본사람들이 쌀은 다 뺏어가고, 콩깨묵 배급을 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짐승도 콩깨묵을 먹지 않는다. (청양읍 군량리, 조명호)
• 평상시 간식으로 개떡을 먹었다. (장평면 낙지리)
• 뽕잎은 먹지 않았고, 여름별식으로 누에가 집을 지으면 실을 뽑고 난 후의 번데기를 삶아서 먹는다. 또 여름에 별식으로 냉면이나 콩국수 등을 사다가 먹는데, 예전에는 맷돌에 종콩(장 담는 콩)을 갈아서 건더기는 소를 주고 즙에 소금을 넣고 콩국수를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 콩은 전년도 콩을 따두었다가 먹는데, 그냥 둬도 썩거나 하지는 않았다. (목면 본의리, 유병연)
• 간식으로 사탕이라고 미국에서 나온 사탕이 있었고, 조밥과자라고 해서 밀가루로 ‘귀’같이 만든 과자가 있다. 집에서 약과와 산자(한과)를 만들어 명절 때 먹었다. 누룩을 이용해서 집에서 술을 담궈 먹는데, 막걸리나 동동주를 담궈 먹었다. 또 집에서 별미로 찐빵을 해먹었는데, 밀가루에 강낭콩이나 팥을 넣고 쪄먹고는 했다. 떡은 주로 팥 넣고 케떡(시루떡)을 해먹었다. 집에서 직접 팥을 빻아서 해 먹었다. (청양읍 장승1리)
• 예전에는 간식으로 쑥을 뜯어다 솥에 삶아서 동그란 모양의 개떡을 해먹었다. 밀가루(부잣집은 쌀가루로)로 소다 넣고 막걸리 조금 넣어 빵을 해서 먹기도 했다. 5일장이 설 때 가면 과자가 있긴 했는데, 잘 사서 먹지는 못했다.
술은 쌀을 씻어 불려서 술밥을 쪄서 식도록 널어두었다가 누룩과 삭혀서 술단지에 물과 넣어두면 일주일 후면 먹을 수 있다. 용수를 이용해 맑은 물을 걸러먹는 것을 “청주”라고 했다. 이때 거른 후 남은 것은 짐승을 준다. 술은 대개 명절 때 많이 담궈 먹었다. (정산면 천장리, 김간배)
• 집에서 꿀을 재배해서 간식으로 꿀물을 먹었다. 간식으로는 메밀가루와 쑥으로 쑥개떡을 해먹었다. (화성면 매산리, 성백영)
• 간식으로는 하지감자, 옥수수, 호박 등을 쪄서 마당에 멍석깔고 식구들이 둘러앉아서 먹었다. 또 절구통에 넣고 찧어서 쪄서 떡을 해 먹기도 했다. 감자개떡이라고 감자를 항아리에 담아서 한 두달 정도 썩혀서 물렁해질 때, 꺼내서 체로 걸러 말려서 감자송편이나 감자개떡을 해 먹는다. 과일은 제대로 먹지 못했다.
섣달 그믐날 엿을 고는데, 쌀 이외에 수수나 조 등으로 고기도 했다. 그 엿으로 떡을 찍어 먹거나 단단하게 고아서 어른들이 간식으로 먹거나 했다. 소나무 줄기가 가을에 물이 오르면 대를 얇게 썰어서 엿을 고은 데다 넣고 끓이면 엿물이 배어서 그것을 벗겨서 먹었다. 또, 콩을 볶아서 엿물에 굴려서 먹거나 했다. 명절을 일주일쯤 전에 두고 엿기름에 물과 쌀만 솥에 넣고 계속 불을 떼서 엿을 고았다.
인절미 등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데, 찹쌀이 있으면 절구에 찧어서 만드는데, 팥고물은 삶아서 절구통에 빻아서 만들고 콩고물은 겨울에 메주콩을 삶아서 장독에 내놓아서 얼으면 그것을 절구에 빻아 체에 치면 콩고물이 된다. 어른들이 떡을 해먹자고 하거나 할 때나 먹을 수 있었다. 섣달 그믐에는 가래떡을 하는데, 쌀을 담궜다가 시루에 찌고 그것을 절구에 빻아서 반죽해서 손으로 민다. 그것을 쪄서 간식으로 먹거나 설날 떡국을 해서 먹었다. (청남면 청소리, 김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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