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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가던 길 멈추고 2013-4

내년 겨울 못볼 것같다 - 어머니 말씀

 

지난 일요일, 기윤이가 설에 근무가 잡혀 못간다고 할머니 보고 싶다 하여 미리 시골에 내려갔다.

상한 음식을 먹었는지 배 아프다고 말씀하시래 1주 전 생일 때 만들어 놓은 음식 몇 가지를 버렸다.

상을 보니 아무리 봐도 영양부족이다.

보일러를 안켜놓은 상태였다. 말이 어눌해졌다고 하소연한다. 보일러를 돌려 방을 따뜻하게 하니 그제야 말이 제대로 나온다.

 

그러면서 동규 보고 싶고 명원이 보고 싶은데 가고 싶다는 말도 못하는 신세라며 우울해 한다. 동규 명원이는 무릎에 앉혀보지도 못했다면서 옛날 지선이와 수진이가 서로 할머니 무릎을 다투던 얘기를 하신다.

 

"내가 아무래도 내년 겨울은 못볼 것같다."

영양 실조로 기력이 몹시 쇠해졌다.

큰일이다. 나중에 발 구르며 미쳐 날뛴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 1월 1일 만 82세 생일 기념 케익을 받고 촛불을 끄고 계시다. 음력으로는 1930년 11월 21일생, 양력으로는 1931년 1월 9일 생이다. 우리나라 나이로 쳐서 양력으로는 83세, 음력으로는 84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