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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얼마나 커야 강이 되고, 얼마나 작아야 내가 될까?

강과 내를 구별하는 공식적인 기준이 있을까?

 

국어사전에는 강의 뜻풀이가 '육지를 가로질러 넓고 길게 흐르는 큰 물줄기. 내보다 큼'이라고 되어 있다.

내는 '시내보다는 크고 강보다는 작은, 평지를 흐르는 물줄기', 시내는 '골짜기나 평지에서 흐르는 자그마한 내'라고 돼 있다. 시내<내<강이라는 점만 설명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1890년 정부 간행물에 나오는 지명의 철자를 표준화하기 위해, 정부 부처간 협의체 성격을 지닌 미국 지명국(The United States Board on Geographic Names: BGN)을 출범시켰다.

이 기관에 따르자면 '한 줄로 이어져 육지 위를 지나가며 흐르는 물'을 가리키는 용어는 154 종류에 이른다. 154종류나 되는 이름을 제쳐두고 강인지 내인지만을 놓고 갑론을박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그런 많은 용어들 가운데 일부는 그 범위가 비교적 분명하다.


예컨대 본류에서 갈라져 나와 흐르다가 다시 본류로 돌아가 합쳐지는 지류를 애너브랜치(anabranch)라고 한다.

 

하지만 무척 애매한 경우도 많다. 예컨대 보그(bogue)라는 말은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는 늪을 가리키고 다른 지역에서는 내를 가리킨다. 쿨리(coulee)라는 말은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강이나 내를 가리키지만 몬태나 주에서는 말라버린 강 혹은 강바닥을 가리킨다.


결론적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강이나 내의 공식적인 기준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 지명국이 내놓은 해결책은 이렇다.

 '한 줄로 이어져 육지 위를 지나가며 흐르는 물'을 통틀어 그냥 스트림(stream: 흐름, 내, 시내, 개울, 강 등)이라고 할 뿐이다.


 

(더 정확한 뜻을 알게 되는대로 수정할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