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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복날의 유래, 음양오행설이 가져온 옛날 풍속

복날은 해마다 달라진다. 양력과 음력이 뒤섞여서 그렇다.

복날을 계산하는 기준점은 하지다. 하지는 양력으로 6월 21일이나 22일쯤이다. 하루 낮길이가 가장 긴 날인데, 천문학적으로 계산하다보니 이 날이 고정되지는 않는다.

 

여기서 초복은 하지로부터 3번째 오는 庚날이다. 경은 천간의 7번째 날인데,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10개의 천간이 반복된다. 따라서 하지로부터 30일 이내에 초복이 온다. 빠르면 21만에 올 수도 있다. 날짜에 간지를 따지는 방식은 음력으로 볼 수 있는데, 특별히 달과 상관이 있는 게 아니라 음력과 함께 기록용으로 쓰였기 때문에 그렇게 보는 것이다. 천간이 오는 법칙은 10천간이 차례로 온다는 것 말고 고정된 것은 전혀 없다. 매년 1월 1일이라도 천간이 갑이 아니라 무조건 순서대로 돌아가며, 그것도 1년은 365일이니 반드시 전년도 천간과 다른 천간이 배속된다.

 

중복은 하지로부터 4번째 경날이고, 말복은 입추 뒤 첫번째 경날이다.

 

왜 경날을 복날로 잡아 기렸을까.

음양오행설이라는 미신 때문이다. 음양오행설에 따르면, 하지는 여름의 정점이므로 일단 火로 본다. 그런데 이 뜨거운 화를 끄려면 水가 필요하지만, 음양오행설에서는 火가 성하면 金이 너무 약해지므로, 이 날은 金기운이 너무 약하다 하여 엎드릴 伏자를 쓰는 것이다.

 

물론 하지에 가장 더운 게 아니고, 이때부터 대지가 데워져 실은 8월 중순까지 온도가 높아진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지만 복 기간에 영양 보충을 하는 풍속은 제대로 맞은 셈이다.

 

올해는 초복이 7월 13일, 중복이 7월 23일, 말복이 8월 12일이다. 굳이 알 것도 없다. 텔레비전에서 아침부터 떠들고, 식당마다 복날이라고 선전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