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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정도전, 그가 꿈꾸던 나라

독후감 4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같은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같은 제목..
태양인 이제마의 작가 이재운의 역사물
일명 "정도전 암살 미스터리"
 
충분히 개연성있는 이야기이다.
주원장은 단연코 정도전의 목을 원했었다.
 
당시 불명확했던 명의 對고려/조선, 조선의 對명정책들은 중국이나 한반도의 왕조교체기의 두 신흥왕조의 고단수의 정책이라고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불완전한 소통과 숱한 오해로 인한 우왕좌왕의 산물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사실 위화도 회군을 불러 온 요동정벌자체도 명의 감정적 정책에 대한 고려의 감정적 대응이랄 수 밖에 없고, 더군다나 당시 명과 한반도사이의 소통의 경로였던 요동은 친원 고려잔존세력과 퇴각하는 원의 세력이 일시적으로 지배하는 형국이었으니 이런 혼란한 공간을 사이에 둔 신흥 명과 조선의 소통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을 터이다.
 
명의 발원지 및 주요무대는 장강(양자강)과 난징이었으며, 지금의 북경이나 요동쪽으로는 직접적인 지배가 확실치 않은 상태였을 것이다. 일부 몰락한 원에의해 요동에 봉해진 고려의 잔존세력들이 명을 거들먹거리거나 또한 명에게 어수선한 신흥 조선을 대리한다고 하지 않았을까?
 
정확한 상대의 입장을 알지도 못한 채 우왕좌왕하면서, 요동정벌을 일으켰고 또한 대국을 치지 못한다는 명분하에 위화도 회군을 단행, 왕조를 세운 조선은 명의 입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었다. 명의 영토할양 요구와 곧 이어 흐지부지되고, 협박과 우호사이에서 조선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원장의 분명하고 단호한 요구는 정도전의 목이었다.
이는 정도전이 분명하게 명에게 도전적인 태도를 취했고,
주원장으로서는 본보기를 보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리라.
 
이재운은 여기에서 역사적으로 알려진 이방원의 정도전 척살은 권력싸움의 결과가 아니었으며, 줄곧 이방원과 정도전은 같은 입장에 있었고 주원장이 직접 친위대를 보내 정도전을 살해했으며 이방원은 여기에 마지못해 동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개연성은 충분하니 소설이 될 수 있으나, 이방원의 존재를 지나치게 좁게 설정한 감이 없지 않다.
이방원은 왕조설립자의 아들로서 나댄 철부지가 아니라, 아버지를 내세운 실질적인 왕조설립자이랄 수도 있다. 마치 이세민처럼..

허나, 정도전의 역할 또한 결코 무시해서는 안되리라.
과연 그에게 무슨 소명의식이 있었던 것일까?
아님, 단순한 권력 추구였을까? 李斯처럼..
그리고 그는 과연 그의 권세가 혈육인 이방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여겼던 것일까? 

출처 http://blog.hani.co.kr/tumbler/36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