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나 신문 뉴스를 보면 외국에 나가 사는 동포들을 여러 가지로 부른다는 걸 알 수 있다.
중국에 살면 조선족, 러시아연방이나 구소련 지역에 살면 카레이스키(고려인의 러시아말), 일본에 살면 재일동포, 미국에 살면 한인이라고 한다.
세상에 이토록 줏대없는 말이 있는가.
앞서도 적었지만 육이오전쟁을 한국전쟁이라고 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우리말 '육이오전쟁'을 버리고 미국말 '한국전쟁'을 갖다쓰는 정신이나 중국말 '조선족' 등을 쓰는 정신이나 같다는 것이다. 즉 민족 주체성도 없고, 국가 자존심도 없는 말이다.
조선족이란 중국공산당이 우리 동포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고려인(까레이스키)이란 소련공산당이 우리 동포들을 가리키던 말이다.
재일동포가 바른 말인데, 재미동포를 가리켜 한인이라고 하는 건 어디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다. 아마 스스로 한인타운이니 한인사회니 하면서 부르다보니 뭐가뭔지도 모르고 그냥 부르게 된 것같다. 우리 민족을 가리키는 말로 한인이라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럼 한족이라고 해서 중국 한족하고 되게 헷갈려 보는 건 어떨까.
언어는 항상 우리 입장에서 써야 한다. 여기 이곳이 우주의 중심이고, 세계의 중심이다. 그러므로 우린 우리 눈으로 사물을 보고 우리 눈에 비친 그대로 표현해야 한다. 한눈은 소련인이 되어 고려인이라 하고, 한눈은 중국인이 되어 조선족이라 해서는 안된다.
어느 나라에 가 살든 우리 동포다. 따라서 중국에 살면 재중동포 혹은 (재)중국동포가 되고, 러시아에 살면 재러동포 (재)러시아동포라고 하면 된다. (재)는 뜻만 알고 빼도 괜찮다는 뜻이다. 재미동포, 재일동포라고 이미 쓰고 있잖은가.
앞으로 무슨 말을 쓰든, 무슨 말을 새로 짓든 우리가 짓거나 고쳐 쓰도록 해야 한다. 사실 한류라는 말도 중국에서 쓴 말이지 우리식 말이 아니다. 남이 나를 규정하도록 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정체성을 밝혀야 한다. 우리가 누구인지 제대로 밝히지 않으면 중국인들은 우릴 코리방즈라고 부르고, 일본은 우릴 조센징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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