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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메르스 관련, 더 이상 코멘트 안한다

검찰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고소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하여, 수사에 나섰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중앙일보 기사 참조>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를 소홀히 관리하여 무려 72명이라는 대량의 감염 환자를 발생시킨 치욕의 병원이다. 

 

메르스 숙주병원이 돼버린 삼성서울병원은 당초 35번 환자로 확진된 이 병원 의사가 14번 환자를 접촉한 이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인 곳에 다녀왔다. 이 시점에 35번 환자가 바이러스를 보균 중인 것은 확실하며, 메르스 비슷한 증상을 보였으나 본인은 비염 증상이라고 주장하며 멋대로 다녔고, 박 시장 측에서는 비염 증상을 메르스 증상이라고 해석(이 부분을 놓고 허위사실 운운하는 자들이 있다)했던 것이다. 이때 35번 환자는 거의 모든 종편에 목소리 인터뷰에 응해 박 시장을 격렬히 비난하였다. 오히려 그것이 명예훼손이고 허위사실이 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흥분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이 왜 35번 환자의 이런 무차별 언론 인터뷰를 막지 않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삼성이 언론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아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의심할만한 대목이다.

삼성병원은 결국 지금까지 72명이라는 엄청난 메르스 환자를 발생시켜 오늘에서야 부분폐쇄에 들어갔다.

 

그런데 검찰이 관리 소홀로 메르스 환자를 대량 발생시킨 삼성서울병원을 수사하는 대신 접촉자들을 자가격리 시킨 박원순 서울시장을 수사하겠다니,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육이오전쟁 초기 10만 명에서 120만 명에 이르는 보도연맹 관련 학살이나 서울시민을 적 치하에 버려두고 한강대교 폭파시킨 이승만이 나중에 시민들을 도강파와 잔류파로 구분하여 잔류파 중 다수를 부역혐의자로 지목하여 처형시킨 사실이 연상될 뿐이다. 정부가 하는 일은 왜 이리도 국민의 정서와 다르게 가는지 모르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가격리 조치는, 말하자면 전쟁이나 재난을 앞두고 시민을 소개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당연한 예방조치를 법으로 따져보자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 무능 관리를 덮으려는 수작이 아닌가 의심스럽고, 또 박 시장 지지여론이 너무 뜨거워지자 이에 찬물을 끼얹어보려는 여권의 얕은 꾀로 읽혀진다.

 

검찰은 일제 치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아래서 무슨 짓을 했었는지 더 처절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가장 질 나쁜 유언비어와 허위사실은 3차 감염없다, 2미터 이내 비말로 감염된다는 주장 등이다.

또 메르스 환자들이 다녀간 병원을 숨겨서 사태를 더 키운 건 분명한 사실이다. 삼성병원조차 숨겨주는 바람에 72명이나 되는 확진자가 나왔다. 조금 모자란 시민들이 더러 말이 안되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기도 했지만, 그보다 정부의 거짓말과 진실은폐가 메르스 사태 확산에 더 크게 기여했다. 그렇다면 누구를 수사해야 하는가.

 

만약 검찰이 굳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수사하겠다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무능했던 선조 이균이 도망간 관군 대신 직접 일본군을 물리친 의병장을 잡아다 죽인 사건을 꼭 읽어나 보고 하기 바란다. 뻔하지만 그럴수록 박 시장의 인기는 더 치솟을 것이다.

 

이처럼 메르스는 못잡으면서 국민이나 때려잡으려는 박 정권에서 비판 기사를 쓴다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나도 눈치를 챘다. 메르스에 대한 코멘트는 이제 더 하지 않으련다. 징그럽다. 더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