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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사도세자, 나는 그들의 비밀을

국민일보/소설 사도세자, 영화 사도와 180도 다른 접근 화제

소설 ‘사도세자', 영화 ‘사도'와 180도 다른 접근 화제




이재운 작가의 장편소설 ‘사도세자’(책이 있는 마을)가 기존 시각과 180도 다른 접근의 내용으로 화제다.

송강호 유아인 주연의 영화 ‘사도’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소설 ‘사도세자’는 논문 수준으로 진실을 파고들어 사도세자라는 인물을 재해석한다.

이재운 작가는 “영화는 짧은 시간에 많은 주제를 담아낼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소설 ‘사도세자’는 전대미문 참극의 원인을 추적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런 과정에서 궁중욕망의 뿌리가 수십년에 걸쳐 자랐다는 걸 알았고, 그것을 나이테를 들여다보듯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미분하여, 소설로 적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작가는 “사도세자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가장 풀리지 않았던 부분이 아버지가 아들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끔찍한 동기였다”며 “진실을 복원하는데 중점을 두다 보니 재미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해 역설적 해설로 종래 작품들과 확실한 선을 그었다.

그는 “진실만큼 재미난 역사소설은 없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거짓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운 작가는 사도세자가 수도 없이 많은 영화, 드라마로 나와 뻔히 아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사람들을 애태우고 가슴 아프게 하는 매력에 대해 ‘역사는 속임수이기 때문’이라는 충격 논리를 전개한다.

“일제는 자신들의 왕을 미화하기 위해 우리 고대사를 조작하고, 중국 역시 한족의 위엄을 높이기 위해 우리 고대사를 말살합니다. ‘사씨남정기’ ‘인현왕후전’ ‘한중록’같은 책이 실은 정적을 폄하하고 자신들을 비호하기 위해 쓰여진 고도의 정치서적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지금 이순간도 역사 조작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속는 사람은 여전히 속고, 속지 않으려는 사람은 사료더미에서 진실 한 개라도 찾기 위해 애를 쓰지요. 특히 사도세자의 경우, 정치집단간의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했기 때문에 해석 또한 180도 다르게 평가되어 왔습니다. 당연히 매력적인 이야기일 수밖에 없지요.”

이 작가는 사도세자라는 인물에 대해 인간적인 연민과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

“권력은 기본적으로 빼앗는 것, 다투는 것이라는 사실을 사도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땅이나 집을 물려주듯이 그냥 받는 것 인줄 착각한 것입니다. 개혁가 조광조가 어리석은 중종 이역을 믿고 나섰다가 죽임을 당한다든가, 실학자들이 정조 이산을 믿고 앞서가다가 문체반정을 당한다거나, 대원군 이하응을 믿고 거사한 전봉준이 끝내 처형되고 마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사도세자 이선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이재운 작가는 충남 청양 출생으로 중앙대 문예창작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순신’ ‘정도전’ ‘구암 허준’ ‘소설 열하일기’ ‘칭기즈칸’ ‘거꾸로 보는 삼국지’ 등 한국인의 역사의 문화에 대한 다양한 저작물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