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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사람을 처벌하는 여러 가지 형

요즘 사전 편찬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내가 만드는 사전은 주로 우리말 관련인데, 이번에도 관련되는 사전류다.

사전에 두 가지 뜻이 있는데 나는 辭가 아니고 事를 다루는 사전을 만든다.

그동안 만든 게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이란 이름으로 <우리말 1000가지> <어원 500가지> <숙어 1000가지> <한자어 500가지> 등을 만들어 발간했고, 이번에 3권 정도를 더 낸다.


그런 중에 형벌이란 어휘를 설명하는 글을 쓰다가 刑의 종류를 일일이 찾아보았는데, 적다 보니 하도 끔찍하여 몸소리가 쳐진다. 무지한 봉건시대에만 이런 형이 있었다고 볼 수가 없다. 지금은 형이 아닌 개인 원한의 형태로 형태로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중국에는 이런 범죄가 종종 벌어진다는 뉴스가 뜬다. 인간의 내면에는 이처럼 잔인한 속성이 숨어 있는 것같다. 우리 인류가 얼마나 잔인한 동물인지 되새기는 계기로 삼자.

한편 형이란 신체에 가하는 처벌이고, 벌은 유배 위리안치 징역 금고 벌금 등 생명과 관계없는 처벌이다. 

책이 발간되기 전이라 출판사에 미안하지만 블로그 친구들을 위해 옮겨본다.


* ()의 종류

 

거열(車裂) : 몸을 수레 두 대에 4지와 목을 묶어 찢어죽인다. 수레를 말 다섯 마리가 끌면 오마분시(五馬分屍), 소 다섯 마리가 끌면 오우분시(五牛分屍)가 된다. 몸은


괵형(馘刑) : 목을 자르는 괵형이 효수형으로 바뀐 뒤에는 주로 귀를 자르는 형으로 변했다.


궁형(宮刑) : 생식기에 강해지는 형이다. 남자에게 행해지는 이 형은 고환을 절개해 꺼내고, 사정관을 없애 남자 구실을 못하도록 만들었다. 대개 음경은 소변 배설을 위해 그대로 둔다. ()에서 내시 환관들에게 행해지던 것으로, 상처가 아물 때 썩은 내가 난다 하여 부형(腐刑)이라고도 한다. () 무제 때 사람 사마천이 이 형을 받았다.


능지(凌遲) : 무수히 칼질을 하되 바로 죽지는 않도록 며칠을 두고 고통을 주는 잔인한 형이다. 최대 6000번까지 칼을 찔렀다는 기록이 있으며, 최하 500회 이상 찔러야 한다. 능지처사(凌遲處死), 능지처참(凌遲處斬)이라고도 한다. 능지 중 살점을 회를 뜨듯 떠내어 죽이는 형이 과형(剮刑)이다. 평균 3600회 정도 살을 발라내어 죽인다고 한다.


단설(斷舌) : 혀를 뽑아내는 형이다.


단수(斷手) : 손목을 자르는 형이다. 시기질투가 심한 궁녀에게 주로 행해졌다.


단지(斷指) : 손가락을 자르는 형이다.


단향형(檀香刑) : 참기름으로 삶은 박달나무를 항분에 넣어 목구멍으로 나오게 하여 며칠을 두고 천천히 죽게 하는 형이다.


박피(剝皮) : 사람의 피부 즉 가죽을 벗겨내어 죽이는 형이다. 이렇게 만든 사람 가죽으로 북을 만들거나, 혹은 사람 가죽 안에 짚을 넣은 인형을 만들어 거리에 세워두기도 했다. 박피형을 받은 사람은 가죽이 벗겨진 뒤에도 이틀 정도 고통스럽게 숨이 붙어 있다가 죽었다고 한다.


알안(穵眼) : 눈을 도려낸다는 뜻인데 실제로는 눈알을 칼로 도려내는 형이다. 눈알을 뽑는다는 의미로 알안(揠眼)이라고도 한다. 주로 왕이나 황제의 명에 의해 집행된다. 사가에 간통한 여성들에게 알안형을 집행하기도 했다.


요참(腰斬) : 허리를 끊어 죽이는 형이다.


월형(刖刑) : 발꿈치를 도끼로 찍어 잘라내는 형이다. 주로 도둑들에게 쓰였는데, 다시는 걷지 못하고 기어서 다녀야 한다. 전국시대 방연이 손빈에게 내린 형으로 유명하다.


유탕(油湯) : 산 사람을 기름을 끓는 솥에 넣어 튀겨 죽이는 형이다.


유폐(幽閉) : 여성에게 행해지는 형으로 질 입구를 꿰매는 것이다. 그밖에도 자궁을 꺼낸다든가, 여성의 성기능을 없애려는 비밀스런 방법이 있었다고는 하나 잘 알려지지 않는다.


의형(劓刑) : 코를 베어내는 형이다. 간음한 사람에게 주로 쓰였다.


찰지(拶指) : 손가락 사이사이에 대나무조각을 넣어 비트는 것으로, 손가락뼈가 부서지거나 잘려나간다. 이때 쓰는 대나무 조각은 고대에 종이삼아 글을 적던 죽간(竹簡)이다.


참수(斬首) : 도끼나 칼로 목을 자른다. 초기에는 도끼로 목을 잘랐고, 후에 칼이 발달하면서 언월도가 쓰였다. 참수 전 목 주변에 석회가루를 뿌리고, 귀에 화살을 꽂았다. 목이 한 번에 잘려지지 않으면 톱으로 써는 경우도 있었다. 목을 한 번에 자르기가 어려워 가족들이 죄수를 단칼에 베어달라고 솜씨 좋은 망나니에게 뇌물을 쓰며 부탁하기도 했다.


침수(沈水) : 산 사람을 포대에 넣어 물에 빠뜨려 죽이는 형이다.


팽자(烹炙) : 팽형(烹刑)이라고도 한다. 가마솥에 물을 끓인 다음 사람을 산 채로 넣어 죽이는 형이다. 형 집행 뒤에 인육을 먹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런 이유로 육장(肉漿)이라고도 불린다.


포락(炮烙) : 뜨겁게 데운 철판 위를 걷게 한다든가, 역시 뜨겁게 달군 철기둥을 밝고 건너게 하는 형이다. 발바닥이 달군 쇠에 늘어붙는데, 설사 건넌다 해도 칼로 쳐서 죽였다.


() : 사람을 죽인 뒤 고기를 발라내어 젓갈로 담그는 형이다. 공자가 이 해를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 나라 개국공신 팽월(彭越)이 이 형을 받았다.


효수(梟首) : 원래 도끼로 머리를 잘라내어 장대에 꿰어 내걸던 괵형(馘刑)이 있었는데, 이 형의 명칭이 효수로 바뀌었다. 이렇게 잘린 머리를 내거는 걸 효시(梟示)라고 했다. ()는 올빼미를 가리키는데, 죽은 자의 머리가 마치 까만 올빼미같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