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백세인생>이란 노래가 유행하면서 가사 중"~전해라." 화법이 온갖 곳에 응용되고 있다.
게다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로고송으로 쓰려면 수억원을 내야 한다는 뉴스까지 들린다.
그렇다면 이 노래의 저작권은 어디까지 용인될까.
우선 <백세인생>의 가사.
이건 이미 오래 전에 유머방에 올라와 있던 내용이다. 저작자 미상이다. 다만 <백세인생>은 나이를 60세, 70세, 80세로 단순화시켰다. 또 "여쭈어라."를 "전해라"로 살짝 바꿨다. 그래봐야 그게 그거다.
아래 유머를 보면 <백세인생>의 뿌리가 어디인지 알 수 있다.
상식(유머) / 저승 사자가 부르면
* 회갑(回甲) (61) : 지금 안계시다고 여쭈어라.
* 고희(古稀) (70) : 아직 이르다고 여쭈어라.
* 희수(喜壽) (77) : 지금부터 노락(老樂)을 즐긴다고 여쭈어라.
* 산수(傘壽) (80) : 아직 쓸모가 있다고 여쭈어라.
* 미수(米壽) (88) : 쌀밥을 더 먹고 가겠다고 여쭈어라.
* 졸수(卒壽) (90) : 서둘지 않아도 된다고 여쭈어라.
* 백수(白壽) (99) : 때를 보아 스스로 가겠다고 여쭈어라.
아래는 이애란이 부르는 <백세인생> 가사다.
앞서의 유머를 깔금하게 다듬은 것으로 보인다.
육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칠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 일이 아직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
팔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구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테니 재촉말라 전해라
백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고개로 또 넘어 간다
팔십 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자존심 상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구십 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텐데 또 왔냐고 전해라
백 세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극락왕생 할 날을 찾고 있다 전해라
백오십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나는 이미 극락세계 와있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살아가요
그 다음 <백세인생>의 곡.
명백한 아리랑 곡이다.
그렇다면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선거로고송으로 쓰려면 5억원을 내라고 했다는데, 과연 그래야 할까?
선거 로고송은 기본적으로 가사를 바꿔 곡만 쓴다. 가사의 경우 일부를 넣기도 한다.
그런데 이 노래 <백세인생>의 경우 가사는 "전해라."는 어휘 외에는 특별한 창작성이 없다. 법원에 가서 판단을 받아봐야 알지만 위 일반 유머를 가져다가 약간 손질한 정도다. 그러므로 창의성이 완벽하게 인정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이 <백세인생>의 곡 아리랑은 자유저작권이다. 우리 민족이 공유하는 곡이다. 따라서 이 아리랑 곡에 어떤 가사를 올리든 그건 자유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백세인생>을 선거로고송으로 사용하는 문제는 법적으로 한번 다퉈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아마도 선거로고송으로 쓸 때는 "전해라." 이 어휘만 주로 쓰일 것같은데, 기존 유머에서 "여쭈어라."와 다르기 때문에 이 단어는 곡과 어울려 저작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 정도 상식을 갖고 저작권료 협약이 이뤄지면 된다. 물론 단어 하나에 불과하더라도 그 가치는 5억이 될 수도 있고, 백만원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런 줄 알고나 협상하란 얘기다.
마지막으로 <백세인생>의 들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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