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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어머니 아버지, 우리 함께 수미산 구경가요

아버지 가신 지는 어언 15년, 어머니가 그 뒤를 따르려 하신다.

그저께 의식이 없어 중환자실로 갔다가 가까스로 회복이 되셨다.

이번에도 급히 가방을 챙겨 떠날 준비를 했는데,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의식이 돌아왔다 하여 한숨을 돌렸다.

어머니는 몇 년째 생사의 경계에 서계신데, 자식들 놀리듯이 이쪽을 밟았다 저쪽을 밟았다 애를 태우신다. 늘 기적적으로 회생하시곤 한다. 응급 상황만 몇번째인지 모르겠다. 아버지가 더 있다 오라고 떠미시는 것같다.

언제 가시더라도 각오가 돼 있는 마음이 벌써 몇년째인데 어머니는 꿋꿋하게 버티신다. 자식들 힘내라고 강인한 생명력을 부여잡고 계신가보다.

어머니께 보여드리려고 불모의 정성이 가득 담긴 그림을, 전시회가 끝나는대로 얻어왔다. 이 그림 들고 지난 일요일에 어머니 병실을 다녀온 효험이 있는가보다. 어머니께 보여드리진 못하고 병실 앞에서 형제들끼리 이 그림을 돌려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제고 우리 오형제가 어머니 아버지 등에 업고 수미산을 함께 구경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어머니 아버지, 우리 함께 수미산 구경가요>

한지에 천연단청안료, 36Cm X 28Cm


- 수미산은 불교에서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상상의 산으로 산스크리트어로는 '아슈타마다'다.

현실세계에서는 티벳고원에 있는 카일라스 산을 수미산으로 여긴다. 링구아(남근숭배사상)로 여겨지며 힌두교, 자이나교가 모두 이 산을 숭배한다. 유명한 성자 밀라레빠가 등정했다는 전설이 있다. 해발 5630미터로, 아직 공식 등정한 사람이 없는 미지의 산이다.

그림속 수미산은 바로 이 카일라스산을 형상화한 것이다. 


카일라스를 그린 티벳 탱화.


이 그림은 2016년 12월 4일에 썼다. 이 그림 그릴 때만 해도 오늘내일하시던 어머니가 6개월이나 더 버텨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