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영한 <임진왜란 1592> 2편 중간을 보았다. 시작 부분은 놓치고 끝부분도 사정이 있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잘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동안 kBS는 말은 정통사극이라고 선전하면서 사실은 두루뭉수리 사극을 만들었다. 뻔한 이야기에 앞뒤 고증이 안된 거짓말을 많이 늘어놓았다.
임진왜란은 내가 <소설 토정비결 2부>인 <당취>, 그리고 <징비록> <이순신> 등에서 충분히 다룬 소재다. 그래서 영화 명량이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등에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그때마다 진실은 이렇다는 식으로 설명을 달아주는 것으로 덮어주었다. 특히 임란 전 일본의 상황, 조선의 상황이 생략되고, 조선 조정의 무능은 강조된 반면 권율, 이순신 등 소수의 영웅담에 빠져 정작 나라를 구한 민초들의 이야기는 생략되고 말았다. 무능할 뿐만 아니라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 선조 이균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고, 의병과 승병 이야기가 지나치게 소홀했다.
나는 권율 휘하 절반에 해당하던 처영의 승군, 이순신 휘하 절반에 해당하던 승수군 이야기, 전쟁 전 들어온 일본군 간첩들 이야기, 봉수꾼 이야기,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야기, 대마도주 이야기 등 임란에 관련된 주인공들을 많이 다루었는데, 내 소설 외에 이런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아직 보지 못했다. 그런데 <임진왜란 1592>에 그게 나오고 있다. 내가 다루었던 원숭이, 바늘장수 같은 말도 나온다. 이 점에서 대단히 기쁘다.
우리가 모화사대주의 빠져 이발기발 헛소리나 늘어놓고, 운 맞춰 시만 쓰면 태평성대가 오는 줄 착각하던 시대에 일본은 조선과 유구, 대만, 중국을 정복하는 꿈을 꾸었다.
연출, 대본 모두 잘 되었는데, 일단 끝까지 보고 내 의견을 종합하겠다.
- 이번에 특히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이 사실에 가깝게 잘 묘사되었다. 대본을 아주 잘 썼고, 이 배우도 참 좋은 연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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