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6 (수) 23:25
올해는 오이를 넉넉하게 먹어보겠다고 열다섯 포기쯤 심었는데, 결과적으로 다 망쳤다.
열리자마자 꼬부라지고, 그러고도 누렇고 익어간다. 그러니 죄다 늙은 오이다.
어머니한테 여쭈니, 날씨 때문에 그렇단다.
오이는 장마철에 물을 넉넉히 마셔야 잘 열리는데, 너무 가물어 과육이 잘 발달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아, 그제야 내 실수를 깨달았다.
옛날 장마철에 오이가 잘 열리던 기억을 까먹은 것이다.
난 거름을 많이주고 비닐을 씌운 다음 거기에 오이를 심었었다. 그러면 더 잘 열릴 줄 알았다.
하지만 수분 섭취량이 높은 오이 같은 경우 비닐을 씌워 놓으면 목이 타는 모양이다. 겉으로 물을 준다고 뿌려본들 그게 비닐 속으로 들어갈 리가 없다. 감자 같은 경우는 비닐 속 흙이 건조해도 구근이 잘 맺히는데, 오이 같은 경우는 그게 안된다.
그래서 어머니는 오이씨를 새로 내주며 맨바닥에 다시 심으라고 해서 받아왔다. 지금 심으면 8월 말경에 따먹을 수 있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이번에는 비닐 씌우지 말고 물 자주 주면서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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