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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엔돌핀이 필요할 때는

여자가 싸움을 걸고 남자가 말려드는 법칙

여자 「(휴대전화로) 자동차 시동이 안 걸려…」

남자 「(회사에서 일하다 말고) 그래? 배터리 나간거 아냐? 라이트는 켜져?」

 

여자 「어제까지는 제대로 됐는데. 왜 갑자기 시동이 안 걸리지?」

남자 「엔진 고장이라면 곤란한데. 전자장치가 많아 전화로 설명하기에는 복잡하거든. 일단 배터리 문제인가부터 확인해 보자구. 라이트는 들어와?」

 

여자 「아이 참, 나 오늘 수원까지 가야되는데! 차 없으면 안 되는데...」

남자 「그거 큰일이네. 어때? 라이트는 켜져?」

 

여자 「아 분명히 어제 탔을 때는 괜찮았는데, 에잉. 이 고물차! 이럴 줄 알았으면 차 안 바꾸는 건데!」

남자 「아무튼…라이트는 켜져? 안 켜져?」

 

여자 「짜증난다니까. 일곱 시에 약속이니까 아직 시간은 있지만, 전철로 가기에는 넘 귀찮고 멀어~」

남자 「그래그래. 그런데 라이트는 어때? 켜져?」

 

여자 「응? 미안, 잘 안 들렸어. 다른 전화가 들어와서 잘 못들었어.」

남자 「아, 뭐, 라이트는 켜지냐구?」

 

여자 「왜 그게 궁금한데?」

남자 「아, 시동 안 걸리는 거 아니야? 배터리 나가서 그러는 걸 수도 있으니까」

 

여자 「무슨 말이야? 시동 안걸린다고 말했잖아?」

남자 「응?」

 

여자 「뭘 듣고 있는 거야? 시동 안결린다구. 왜들 빵빵거리는 거야. 차 고장난 거 처음봤나.」

남자 「그러니까 말이야. 그 원인이 뭐냐, 자동차 배터리 나갔을 수도 있으니까, 그거 확인부터 해보자는 거야. 그러니까 라이트부터 켜 봐」

 

여자 「그게 왜? 배터리 방전됐으면 라이트 안 켜지잖아?」

남자 「아니, 그러니까. 그런지 안그런지 알아보려는 거니까 일단 라이트 좀 켜 보라구. 그래야 방전됐는지 안됐는지 알지. 그걸 알아야 다음 조치를 하지, 아이 참.」

 

여자 「혹시... 자기 지금 화내고 있는 거야?」

남자 「아니 왜 화가 나? 지금 차 시동 안걸린다면서 자꾸 딴 얘기하니까...

 

여자 「거봐 화내고 있잖아. 왜 화 내?

남자 「화내는 게 아니라, 차가 고장났으면 차를 고치자. 이 말이지. 지금 라이트켜는 일로 여태 통화중이잖아. 내가 몇 번이나 말했는데? 왜 그렇게 말을 안들어?」

 

여자 「내가 뭘 잘못했다구 소릴 질러? 자동차 좀 안다고 날 아주 무시하네? 시동 안걸린다니까 내가 바본 줄 아나 라이트를 켜라고 시키고.」

남자 「자기야, 내 말 좀 잘 들어봐. 나 화난 게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뭐냐? 지금 자기 차가 시동이 안걸리니까, 왜 시동이 안걸리는지 원인을 알아야 보험회사에 전활하든지, 간단히 퓨즈만 교환하면 되는지 알아보자는 거지. 화난 거 아니니까 신경쓰지 마.」

 

여자 「나더러 신경쓰지 말라고? 지금 미치고 팔짝 뛰겠는데 뭘 신경쓰지마?」

남자 「휴~ 아냐 배터리 말이야. 지금 배터리 얘기하는 거잖아?」

 

여자 「지금 차 이야기하는 거야? 자긴 감정도 없어?」

남자 「아 그래, 차 이야기. 자기 차 시동 안걸린다면서?」

 

여자 「뭐, 시동 안걸린다면서?」

남자 「시동 안걸린다고 전화한 거잖아? 차 얘기나 하라구.」

 

여자 「이 상황에서 지금 차가 중요해?」

(본격적으로~%$^*&*%$##@%&^ 이 남자 아주 제대로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