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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애견일기4 - 별군

새끼고양이, 눈을 뜨다

우리 별군이가 발견한 '어미가 버린 새끼 고양이'가 어제 눈을 떴다.

7월 14일 오전 6시에 발견하고, 어미가 데려가기를 기다리다 오전 10시쯤 병원에 데려갔다.

7월 16일 저녁에 처음으로 대변을 보았다. 굶주렸다는 뜻이다. 이 날부터 매일매일 대변을 많이 보고 있다.

새끼고양이가 분유병 젖꼭지를 힘차게 빠는 걸 보면 생명의 존엄성이 물씬 느껴진다. 배가 고프면 분유병을 갖다 입에 물려줄 때까지 빽빽 소리지른다. 분유가 목에 넘어가는 소리가 얼마나 아름답게 들리는 모르겠다. 세상 모든 생명들이 이처럼 힘차게 살았으면 좋겠다.

7월 17일에 왼쪽눈을 뜨더니 18일에 오른쪽눈까지 떴다. 아직 시신경이 살아나지는 않은 것같다. 생후 14일이 됐다는 뜻이다. 거꾸로 계산하면 이 고양이는 7월 4일생으로 추정된다.

7월 18일부터 종이박스에서 기어나오기 시작하여 주로 거실을 기어다닌다. 그러다 내 품을 찾는다. 잠 잘 때만 박스로 들어간다. 별군이는 본능적으로 새끼 고양이 배변을 돕는다.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면서 보살핀다. 때때로 내가 고양이를 안고 있으면 신경질을 내면서 무릎으로 뛰어든다.


내가 이 새끼 고양이를 돌보는 목표기간은 최대 두 달이다. 별군이 하나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지만 이 녀석이야 운명이려니 참고 있다. 고양이는 여기저기 분양을 알아보고, 그러다 안되면 자유 고양이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