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 가지 성불이야기
깨달음을 위한 실천과 증득(行證)
제바달다품은 악인 제바달다와 불과 8세인 용녀가 성불하는 두 가지 성불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제바달다는 오역죄를 저지른 악인에 속하지만 《묘법연화경》을 편 공덕으로 장차 천왕여래로 성불하게 된다고 하고, 가장 성불이 어려운 축생계 8세의 용녀가 이 경을 실천하여 순식간에 성불한 이야기이다. 이는 악행을 저지르고 법기(法器)가 되지 못하는 두 가지 세상에서 가장 성불하기 어려운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이 경을 실천하여 불도를 이루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이다.
《법화경》에서 이 품의 역할은 옛날에 《묘법연화경》을 펴서 교화시킨 이익이 불가사의함을 들어 지금 가르침을 펴서 교화하는 일의 효험이 무량함을 밝히며, 이를 지금의 사람들에게 권함으로써 이 경을 유통시키려 함이다.
이 품의 앞에서 삼주설법(三周說法:법설주, 비설주, 인연설주)으로 부처님의 지혜를 여는 단계(開佛知見)로서 이승들이 비록 참마음을 믿기는 했으나, 경계의 오묘함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칠보탑을 드러내 곧 바로 실상 법계의 오묘함을 보여준(示佛知見) 것이었다. 이제 비록 자기 마음이 부처임을 믿기는 했어도 여전히 오랜 겁 동안 익혀 온 무명의 소견과 습기가 다하지 않아서 부처님의 도에 드는 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지난날 고행하여 도를 구한 일을 들어 법신의 청정함을 되살려 부처님 지혜를 깨닫게(悟佛知見) 하신 것이다. 따라서 앞의 품들이 깨달음을 위한 믿음과 이해였다면(信解) 이 품은 깨달음을 위한 실천과 증득(行證)에 해당한다.
원래 이 품은 범본과 《정법화경》 그리고 후대의 《첨품법화경》에서 모두 <견보탑품>에 속해 있는데, 오직 이 본(라집본)에서 만이 독립된 품으로 되어 있다. 이 품은 구마라집 법사께서 28품으로 번역하신 것을 장안의 궁인이 이 <제바달다품>만을 빌어가는 바람에 강동에는 이 품이 빠진 27품으로 유통되었다고 한다. 그 후 남악혜사(南岳慧思) 스님께서 이를 바로잡아 <견보탑품> 뒤에 두었다는 사연이 있다.(《法華文句》)
2. 제바달다와 같은 악인도 성불할 수 있을까
부처님 대자비의 극치와 경전의 위신력 드러내
이 품은 《묘법연화경》의 가르침으로 인하여 제바달다의 악인 성불과 용녀의 여인성불이라는 두 가지 성불을 보여 경의 유통을 권하는 것이다.
제바달다는 곧 조달(調達)이다. 천수(天授), 천열(天熱)이라고 번역한다. 그 뜻은 제바달다가 태어날 때 인천(人天)이 모두 초조하게 열뇌에 사로잡혔기 때문이고, 또한 그가 태어난 후에도 불법을 파괴하였기 때문에 역시 마음이 초조하여 열뇌를 받았으므로 천열이라 한다. 이와 같이 제바달다의 행적을 보고 해석하는 것은 소승 적문의 해석이다. 그런데 이를 대승의 본지를 밝히는 측면에서 보면 제바달다는 전생에 석가의 스승으로 이 분의 도움이 있었기에 정각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제바달다는 석가모니부처님 당시 인물로 빈바사라왕(瀕婆沙羅)의 아들 아사세(阿淞世) 태자와 함께 갖가지 악행을 저지른 인물로 오역죄(혹은 삼역죄)를 지어 마침내 산채로 지옥에 떨어졌다고 한다. 그 후 《본생경》을 시작으로 그의 비행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제바달다도 《증일아함경》제47에서 제바달다가 지옥에 떨어진 후 부처님께서 목련을 보내 교화하여 벽지불의 수기를 주셨는데, 이제 본 경에서는 옛날 아사세선인으로 《법화경》을 편 공덕으로 천왕여래(天王如來)의 수기를 받는다.
제바달다가 옛날 아사선인(阿私仙人)이었고 부처님께서 왕이었을 때, 왕은 《묘법연화경》의 가르침을 얻기 위해 정성껏 시봉하였고, 아사선인은 왕에게 이 경으로 교화를 펴서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루셨고, 제바달다는 미래에 천왕여래(天王如來)로 성불하신다는 수기를 받았다. 특히 오역죄를 저지른 악인 제바달다도 부처님의 대자비로 제도되어 성문 제자로 등장하고 다시 《묘법연화경》에서 옛 인연을 듣고 일불승도를 깨달아 수기 받는 것은 부처님 대자비의 극치이고 이 경의 위신력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3. 법기(法器)가 아닌 8세 용녀가 성불하다
일체중생 다 제도하는 무량한 공덕 나타내
법기란 불법(佛法)을 감당할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사리불을 비롯한 당시의 불교계에서는 여자들은 성불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오장삼종(오장(五障三從)이라 한다. 곧 여인의 몸으로는 범천왕이 되지 못하고, 제석천이 되지 못하며, 마왕이 되지 못하고, 전륜성왕이 되지 못하며, 부처의 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여인은 어려서는 부모를 따르고, 출가해서는 남편을, 늙어서는 자식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악도의 하나인 축생계 용녀가 부처님의 비밀법장을 잘 받아 지녀 마침내 불도를 이루었다는 이야기다. 용녀는 잠깐 사이에 홀연히 남자로 변하였다가 보살도를 갖추고 등정각을 이루어 묘법을 설하게 된다.
문수보살은 용궁에서 《묘법연화경》을 펴서 무량한 중생을 교화시켰는데 그 예로 8세의 용녀가 부처님께 보배 구슬을 바치는 순간보다 빨리 변성(變姓)하여 보살도를 갖추고 정각을 이루었으니, 악인 제바달다 성불에 이어 일체 중생을 다 제도하는 이 경의 무량한 공덕을 나타낸 것이다.
이기운/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
- 붓다의 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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