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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인간 의식은 언어로 길을 삼아 나아간다 / 반나절

친구들에게 부탁합니다.
언어라는 게 여러 사람이 쓰면 그대로 굳어지는 거지만, 그래도 도량형에 관한 어휘는 절대로 틀리면 안됩니다. 그래서 적습니다.

시간은 量을 재는 어휘이고, 시각은 度를 재는 어휘입니다. 이런 건 틀려서는 안됩니다.

예1) 지금 시간은 오후 2시다
-> 지금 시각은 오후 2시다.
예2) 약속 시간을 정해주세요
-> 약속 시각을 정해주세요

- 반나절의 정체!

하루는 두 나절입니다. 즉 해가 떠 있는 오전과 오후를 말합니다.
한 나절이라고 하면 두 나절 중의 하나를 말합니다.
따라서 반나절이란 한 나절의 절반을 가리킵니다. 사전에도 한 나절의 절반이라고 나옵니다. 그러면 시간으로 계산하여 약 2시간쯤 됩니다. 이런 개념은 사실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해가 떠 있는 오전과 오후의 시간은 계절마다 달라져서 겨울에는 짧고 여름에는 깁니다. 두세 시간 차이가 날 정도입니다.

그런데 언론, 방송 등에서 기자 혹은 아나운서들이 쓰는 반나절이란 어휘는 <한 나절 >의 시간이라고 잘못 가리킵니다. 즉 반나절이란 어휘로 오전 혹은 오후를 가리킵니다. 이러면 안됩니다.

예1) 반 나절이면 부산에 다녀올 수 있다.
-> 한 나절이면 부산에 다녀올 수 있다.
-> 4시간이면 부산에 다녀올 수 있다.
예2) 반 나절 휴가를 냈다.
-> 오전 혹은 오후 휴가를 냈다.

-> 점심 먹고나서 한 나절 휴가를 냈다.


- 별공장 수퍼노바. 우주 질서에는 단 한 치의 오류도 있어서는 안된다.

수퍼노바만큼이나 복잡한 인간 의식은 언어로 길을 삼아 나아간다. 

그 언어가 오류를 일으키면 의식도 오류를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