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 이재운 / 책이있는마을 / 304쪽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4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3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한자어 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편집중
- 헌종이 될 왕세손의 작명단자. 석 자를 제시하자 할아버지인 순조가 '빛날 환' 위에 낙점하였다.
저 낙점은 순조가 직접 한 흔적이다.
동아일보 / “획수 따져 이름 짓는 건 일본식… 우리 조상들은 뜻 중시했다”
“대법원 인명용 한자 가운데 옛날 같으면 이름에 쓰지 않았을 기상천외한 한자가 가득하다. 지금까지 내 눈을 거쳐 간 조선시대 사람 이름이 수만 개가 넘을 텐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글자가 한둘이 아니다.”
장유승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전통 작명(作名)에 관한 연구 컬로퀴엄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자를 상용하는 일본의 인명용 한자는 2999자, 중국은 따로 제한이 없으나 대개 ‘통용규범한자표’에 수록된 8105자를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8142자로 오히려 더 많다.
원인은 여전히 성행하는 ‘작명법’ 탓이다. 이름에 쓰일 한자의 획수와 오행(五行)으로 운명의 길흉을 따지는데 당사자의 사주(四柱)까지 더하면 그 복잡함 탓에 막상 쓸 수 있는 글자가 몇 자 안 된다. 여러 작명법을 다 적용하면 아예 쓸 수 있는 글자가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장 연구원은 “20세기 이전 우리나라에서는 획수를 따져 이름을 짓는 일이 없었고, 이름이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관념도 희박했다”며 “사주와 오행도 전통 작명 방식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조선시대 국왕의 작명 과정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 기록돼 있다. 왕자가 태어나면 신하들이 이름 후보 세 가지를 담아 정명단자(定名單子)라는 것을 올리고 왕이 낙점했다. 중국 황제나 선대 임금의 이름과 겹치지 않는지, 역사 속 악인과 겹치지 않는지, 음과 뜻이 좋은지 등을 고려했다. 일례로 헌종의 정명단자에는 후보로 환(s), 희(熙), 광(炚) 등 3글자가 올라왔는데, 음과 더불어 ‘밝게 비추다’(明照) 등의 뜻만 쓰여 있다.
장 연구원은 “사대부 가문 역시 의미 있는 이름을 선호했다”며 “이름을 돌아보며 그 의미를 생각하는 고명사의(顧名思義)야말로 전통 작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전통 작명’이라며 철학관과 작명소가 성행한다. 자녀 수가 적은 요즘, 부모들은 작명을 ‘전문가’로 불리는 이에게 맡겨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기도 한다. 작명법을 소개한 책들은 이런 심리를 이용해 특정 이름을 두고 “양(陽)으로 치우쳐 균형을 잃었고, 오행에서 물과 불이 싸우고 있다. 일하다가 뇌출혈로 사망한 사람의 이름”이라는 식으로 마치 이름을 잘못 지으면 비명횡사할 것처럼 겁을 준다.
현대에 많이 사용하는 작명법은 일제강점기 창씨개명 시기 작명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본에서 유행하던 구마사키 겐오(熊崎健翁·1881∼1961)의 작명법이 도입된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그 영향은 작명법에 그대로 남아있다. 작명법에서는 “성의 획수에 태극수 1을 더해 삼재(三才) 중 천재(天才)가 구해진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1을 더하는 것’이 바로 일본식 작명법의 잔재다.
구마사키는 보통 한자로 4글자인 일본식 이름 가운데 잇단 두 자의 획수를 더하거나 네 글자 모두의 획수를 더한 수를 5격(格)이라며 따지는 방법을 창안했다. 일본의 성 두 글자의 획수를 더한 게 ‘천격(天格)’이다. 이 작명법은 창씨개명으로 일본식 4글자 이름을 짓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광복 후 한국식으로 3글자의 이름을 짓게 되자 천격을 구하는 데 성이 한 글자 모자랐다. 그러자 작명가들이 성의 획수에 1을 더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장 연구원은 “획수를 계산하는 작명은 모두 구마사키 이론의 아류에 불과하다”며 “이름은 뜻이 좋고 부르기 쉬우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2.21-40회 / 1404년 1월 11일부터 점심을 먹었다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2.19-39회 / 세계라는 말에 이렇게 깊은 뜻이?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2.4-38회 / 상(商)나라는 어쩌다 장사하는 상(商)이 됐을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1.1-37회 / 수덕사 불상 뱃속에서 뭐가 나왔다고?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28-36회 / 대충대충 설렁설렁 얼렁뚱땅, 이래 가지고는 안된다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17-35회 / 점심 먹으면서 정말 점심(點心)은 하는 거야?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13-34회 / 불고기가 일본말이라고?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10-33회 / 메리야스가 양말이라고?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3-32회 / 대체 왜 욱일기라고 불러주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10.3-31회 / 나라는 1945년 8월 15일에 해방되지만 법률은 1961년 1월 1일에 해방되었다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29 - 30회 / 가수 윤복희는 정말 미니스커트를 입고 비행기 트랩을 내려왔을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28 - 29회 / 500년 전 한자 읽는 방법을 알려준 최세진 선생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21 - 28회 / 도우미란 아름다운 어휘는 누가 만들었을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8 - 27회 / 척지지 말라? 뭘 지지 말라고?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5 - 26회 / 천출 김정은? 김씨 일가가 천민 출신인가?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9.5 - 25회 / 茶를 다로 읽을까, 차로 읽을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8.29 - 24회 / 대웅전? 불상 밖에 없던데 무슨 웅이 있다는 거지?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8.24 - 23회 / 오매불망? 2018년에도 이런 말 써야 하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8.23 - 22회 / 유명을 달리하다? 뭘 달리하는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9 - 21회 / 재야(在野)는 뭐하며 사는 사람인가?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9 - 20회 / 인민(人民)? 누가 인(人)이고 누가 민(民)인가?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9 - 19회 / 은행? 왜 금행이라고 부르지 않았을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9 - 18회 / 육개장의 개는 무슨 뜻일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6 - 17회 / 우위를 점하다? 뭘 어쨌다고?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7.4 - 16회 / 용빼는 재주? 용 한 마리 잡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30 - 15회 / 권력(權力)이란 어떤 힘을 가리키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7 - 14회 / 아직도 창씨개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7 - 13회 / 왜구가 아기발도(阿其拔都)로 불리게 된 이야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4 - 12회 / 애도하다? 뭐가 슬픈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3 - 11회 / 망하다? 망하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17 - 10회 / 조계종? 조계가 무슨 뜻인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15 - 9회 / 선거? 선은 무엇이고 거는 무엇인가?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14 - 8회 / 골백번은 대체 몇 번이란 말일까?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9 - 7회 / 골로 가다? 죽어서 골짜기로 가나?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8 - 6회 / 간발의 차이? 어느 정도 차인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6 - 5회 /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그게 뭔데?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6 - 4회 / 가냘프다
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 - 3회 / 몇 살이나 돼야 생신이라고 부를 수 있나?
'이재운 작품 > 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권력(權力)이란 어떤 힘을 가리키나? (0) | 2018.07.02 |
---|---|
왜구가 아기발도(阿其拔都)로 불리게 된 이야기 (0) | 2018.06.27 |
우리말 사전 로고와 심벌 (0) | 2018.06.25 |
애도하다? 뭐가 슬픈데? (0) | 2018.06.24 |
망하다? 망하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0) | 2018.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