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8.6.23 - 11회 / 망하다? 망하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 이재운 / 책이있는마을 / 304쪽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4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3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한자어 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편집중
경기가 나빠지면서 망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망했다, 망해라, 망한다는 말이 자주 들려온다.
과연 망한다는 건 뭐가 어떻게 되는 것을 가리킬까?
뜻도 모르고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망하다는 어휘가 너무 많이 쓰이는 것같아 진짜 뜻을 적어본다.
망하다는 말을 잘 쓰려면 먼저 사망(死亡)이 무슨 뜻인지 알아야 한다.
사(死)는 죽은 직후부터 장례를 치르기 전까지 상태를 가리킨다. 이때는 죽은 이를 사자(死者)라고 한다. 그래서 티베트의 책 <바르도쉐돌>은 <사자의 서>로 번역하지 <망자의 서>로 번역하지 않는다. 사자 상태는 법률적으로 완성되지 않아서 사망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고, 옛사람들은 아직 영혼이 집안에 머물고 있다고 상상했다.
그렇다면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에 나오는 망자는 무엇인가?
그렇다. 망(亡)은 장례를 치러 영혼이 하늘로 떠나간, 이 세상에서 그 존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가리킨다. 그러니 장례를 치른 이후의 존재를 망자(亡者)라고 한다.
그렇다면 망하다는 말은, 바로 아무 자취도 없이 없어진 것을 가리킨다.
회사가 망하는 것은, 법인이 해체되고, 사업자등록이 취소되고, 재산이 모두 처분된 것을 가리킨다. 뭐라도 남아 있으면 아직 망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망하다는 말을 일상에서 너무 자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주 쓰기에는 너무 극단적인 표현이다.
실패했다더라, 안됐다더라, 힘들다더라, 접었다더라, 업종을 바꾸었다더라, 이런 여러 가지 다른 표현을 쓰는 게 좋다.
특히 남을 가리켜 망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 내 부겐빌레아. 조카 명원이가 태어나던 날, 단국대 병원 앞에서 기념으로 입양해 기르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명원이를 사랑하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부겐베리아가 죽자마자 미안한 마음에 얼른 새 부겐빌레아를 입양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나도록 꽃을 피우지 못하고 이파리가 약해 걱정하다가 올봄에 새로운 처방을 내렸다.
낮에는 마당에 내놓고 밤에는 거실로 들여오는데, 지난 5월부터 밤에도 비닐을 덮어 밖에 둔다. 그랬더니 이파리가 이처럼 무성하고 잘 자란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식물이든, 이처럼 그 조건에 가장 알맞은 처방을 해주면 본성을 마음껏 드러내며 자랄 수 있다. 우리 명원이를 잘 기르고 싶은 마음으로 부겐빌레아를 보살피는데, 이제야 제대로 꽃을 피울 것같다.(7월 1일에 꽃 세 송이를 피우고, 다른 가지에서도 꽃이 나오고 있다.)
- 미얀마에서 부겐베리아 꽃이 만발한 가운데 황금탑 사원 설명 안내판을 읽고 있는 나의 스승 아라한 삐냐저따 스님.
이때 곱게 핀 저 부겐베리아를 보고,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내 부겐베리아를 생각하였다. 그래서 남방이 고향인 내 부겐베리아에게 풍부한 햇빛과 따뜻한 기온을 주기로 결심했다. 내 조카 명원이도 이제 부겐베리아처럼 아름답게 꽃피어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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