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이자, 어서 와요!"
그저께,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덕산 스님이 전화를 걸어오셨다.
오라실 때는 그 이유가 있으므로 <~우리말 어원 사전> 교정으로 바쁘지만 즉각 내달렸다.
"2500년 전, 가필라국이 망할 때 살아남은 석가족이 미얀마 북부로 숨어 들었어요.
이 석가족들은 종족의 성인인 붓다의 가르침을 따라 집단수행하며 대대로 아라한을 배출했는데, 어느 때인가 석가족 1500명이 한 날 한 시에 열반했답니다.
그 집단 열반지에서 최근 우연히 사리가 발굴됐어요. 포클레인을 들이대야 할만큼 엄청난 사리 무덤이 나타났다는데 마침 야착 스님께서 일부를 품고 계시다가 우리 황금대탑에 모시라고 보내왔어요."
가필라국이 망하고 석가족이 멀리 피난했다는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다.
그들이 결국 미얀마 북부까지 도망쳐 와 살다가 아라한이 되어 집단 열반했다는 것이다.
합장삼배하고 친견하였다.
- 석가족 사리는 2천 5백 년 이상 돌과 흙에 섞여 있었다.
* 석가족 사리 이해를 위한 더 긴 이야기
석가족의 나라 가필라국이 망했다.
사위국에게 처절하게 망했다.
가필라국을 멸망시킨 사위국 왕의 어머니는 사실 고타마 싯다르타의 배다른 누이동생이다.
머지 않아 죄악을 저지른 사위국도 처참하게 멸망했다.
이 과정을 고타마 싯다르타 즉 '늙은 붓다'가 다 지켜보았다.
이 이야기를 담은 경전이 육도집경(六度集經)이다.
이 책에 두 가지 귀한 말씀이 나온다.
1. 한번 지은 지는 반드시 과보를 받아야 풀린다
가필라국과 사위국 사이의 전쟁으로 석가족이 무수히 죽어나갈 때 참상을 지켜보던 목련 존자가 붓다에게 말씀을 올린다.
"부처님, 제가 가필라성 밖에 40리 넓이로 하늘그물을 치겠습니다. 그러면 사위국 군대도 석가족을 어쩌지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목련 존자여, 무슨 짓을 해도 이미 지은 죄는 소멸되지 않아요."
목련 존자는 붓다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이다.
"부처님, 형상이 있는 것이라면 제가 신통력으로 어떻게든 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형상이 없는 죄는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만."
"목련 존자여, 한 번 죄를 지으면 반드시 그 과보를 받아야 합니다.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시험 삼아 석가족 아이 하나를 바루에 숨겨 둬 보구려. 그럼 내 뜻을 알리다."
나중에 기어이 가필라성이 무너지고 석가족들이 처참하게 죽으면서 가까스로 전쟁이 끝나자 목련 존자가 바루를 열어보았다.
신통으로 작게 만들어 숨긴 아이는 살아 있으려니 여겨 본래대로 되돌려 놓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아이는 이미 죽어 있었다. 바루 속에 숨겨 놔도 그 '업보가 이를 때가 되니' 어쩔 수없이 죽은 것이다.
붓다는, 과보란 숨어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이렇게 목련 존자에게 보여주셨다.
2. 머리 잘린 물고기를 보고 맛있다고 말한 그 한 번의 실언으로 끔찍한 두통에 시달리다
가필라국과 사위국 사이에 전쟁이 한창일 때 붓다는 두통이 나서 크게 고생했다.
천신들이 몰려와 위로를 해도 어쩔 수가 없었다. 폭풍처럼 밀려드는 두통으로 붓다는 괴로워했다.
시자 아난이 놀라 발을 동동 구르자 붓다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우야, 내가 3계의 스승이라는 붓다가 되었지만 지난 날 무심히 저지른 나의 업보 하나로, 석가족들이 무참히 죽는 동안 나는 두통을 피할 수가 없었단다.
붓다인 나도 이러한데 어찌 보통 사람들이 죄를 짓고 그 업보를 면할 수 있겠느냐. 남을 죽이면 자신을 죽이는 것이요, 남을 살리면 나를 살리는 것이니, 선을 베풀면 복이 따르고, 악을 행하면 화가 따라붙는다. 소리가 나면 메아리가 따르고, 빛이 나면 그림자가 따르듯이."
아난은 붓다의 사촌동생이다.
- 사리를 지키는 바라나시왕. 천신이다.
황금탑 2층 아나파나 명상센터 출입문을 바라보고 계시다.
- 고고학으로 증명된 붓다의 쿠시나가라 진신사리를 모신 국내 유일의 미얀마식 황금탑.
석가족 사리 역시 이 황금탑에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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