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붓다의 사람들/황금탑

황금탑 지킬 백옥 산신상이 미얀마에서 오시다

한 덩어리의 희고 커다란 옥돌로 조각한 산신상이 드디어 수송용 궤짝에서 나와 자리를 잡으셨다.

활짝 웃으신다.


황금탑 낙성식 이전에 부산항으로 들어오셨지만 잔치 때문에 포장을 뜯지 않고 따로 보존되다가 이제야 운송용 궤짝 등을 걷어내고 온전한 형상을 드러내셨다. 기중기가 들어와서야 마침내 자리를 잡으셨는데, 산신각은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일단 유리로 만든 방에 모셨다. 황금탑 짓느라고 돈을 너무 많이 들여(황금탑 본체는 미얀미인들이 양곤에서 조성하여 보시했지만 기단과 1층은 덕산 스님과 보문정사 신도들이 지었다), 산신각은 돈이 부족해 당장 지어드리지 못하니 아마도 산신께서 직접 지으셔야 할 것같다. 덕산 스님께서 산신께 그렇게 보고를 드렸다.




이 산신은 문수산을 주재하는 산신을 넘어 한반도의 백두대간을 모두 거느리는 산신들의 산신이다.


지난 해에 미얀마의 스승 삐냐저따 큰스님이 오실 때 따라온 보살 중 한 분이 접신되어 보문정사 산신 말고 세계평화 남북통일을 이끌어 주실 큰 산신을 그려 따로 모셔달라는 요청을 했다. 당시 '산신들의 산신'의 육성이라고 하는 이 보살의 말과 동작을 동영상으로 녹취해 불화장 신진환 불모에게 전하고, 신 불모가 이 형상을 그림으로 스케치했다.

당시 수염이 너무 짧다며 발끝까지 쓸어내리던 영상을 나도 보았다. 그래서 수염이 발끝까지 내려와 있다. 산신들의 산인인만큼 나이가 꽤 많으신 것같다.


그뒤 삐냐저따 스님이 옥돌 값과 산신 조각 비용을 다 대시기로 하자 마타지인 탄탄 보살이 절반 금액을 보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여 허락이 되었다. 자금이 마련되자 이 산신을 조각할만한 옥돌을 수소문하고, 그러다가 미얀마 만달레이에 큰 백옥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삐냐저따 큰스님께서 이 옥을 소유하고 있는 석공에게 이 그림대로 '산신들의 산신상'을 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 진짜 천불천탑의 도시 바간의 한 황금탑 앞에서 삐냐저따 스님과 함께 우리가 기도하고 있다. 좌대에 앉으신 분이 삐냐저따 큰스님, 그 옆 장삼 입은 스님이 덕산 스님,

맨앞이 나 태이자, 그 뒤에 속살 드러낸 분이 아사라 김상국, 저 끝의 비구가 쿠타라 진철문.

이 사진에는 비구니나 보살들이 보이지 않는다. 미얀마 전통에 따르면, 여성은 여기까지 올라올 수가 없다.


- 위 사진에 보이는 황금탑에서 비구들과 남성 신도들이 기도하고 있는 가운데 그 아래에서 기도하는 보살들.

앞에 앉아 합장하고 있는 이가 옥산신상을 보시한 탄탄이다.

삐냐저따 스님께서 외국에 나가거나 멀리 여행하실 때면 거의 수행하는 보살이다. 이런 분들을 마타지라고 한다.


마침내 조각이 끝나고, 기도가 끝난 뒤 미얀마를 떠나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신 것이다.

보문정사 산신(문수산)은 그 자리에 그대로 계시고 이 <산신들의 산신>은 국제여래선원에 모셔졌다.

지팡이가 아직 꽂히지 않았는데, 미얀마 정서로 만들지 말고 한국에서 만들어 드리라 하여 역시 신진환 불모가 직접 깎아 맞추었다.


사진에 보이는 옥신상은 맨아래 기단이 한 덩어리고, 진철문 박사가 손질하고 있는 좌대부터 산신상까지 또 한 덩어리다. 무게 2톤이다.

매우 무겁다보니 기중기로 내리던 중 좌대 모서리에 금이 가서, 석굴암 모형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진철문 박사가 직접 손질하고 있다.

산신은 호랑이신 등에 앉아 반가사유상처럼 왼쪽 다리를 접은 형산이다. 왼손은 지팡이를 짚고, 오른손은 수염을 잡고 있다. 미소를 가득 머금고 있는데, 이도 신탁으로 표현한 얼굴이다. 

호랑이신은 거구이기도 하지만 특히 불알이 매우 크다. 이 역시 신탁으로 받은 형상이다.


앞으로 이 옥신상은 국제여래선원 산기슭에 앉아 황금탑을 지키고, 또 다른 108미터 황금대탑 불사가 끝날 때까지 응원하고 후원하실 거라고 한다. 삐냐저따 스님의 간절한 꿈이 실현될 때까지 애써주신단다.  


- 석굴암을 정교하게 재현 복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진철문 박사가 옥신상 좌대 모서리를 수리하고 있다.


- 지난 9월 16일에 낙성식을 가진 황금탑. 108미터 황금대탑을 부르기 위한 선도탑이다. 이곳 2층이 아나파나 명상센터다.

이 탑에는 쿠시나가라에서 출토한 '고고학적으로 가장 확실하게 증명된 석가모니 사리'가 봉안되어 있다.

- 호랑이신을 타고 앉은 신상. 좌대부터 단 한 개의 옥으로 이뤄져 있다. 무게는 기단까지 합쳐 2톤이다.

아마도 이렇게 거대한 옥으로 조성된 산신상은 국제여래선원의 이 작품이 유일할 것같다.

지팡이는 아직 꽂지 못했다.


- 호랑이신상의 불알. 신탁에 따라 이렇게 크게 조각되었다. 

'살살 만져주세요'라고 써놔야 할 것같다. 점안식 이후에는 만질 수 없을 테니... 알아서들...

이 사진을 여러 장  찍었는데 모두 무지개 빛이 스며들었다.